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아이폰이 드디어 국내에 출시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발표 초기부터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며 출시된 제품이다. 2007년 6월, 애플의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넓은 풀터치 스크린, 직관적 UI, 시원한 터치감, 멀티터치 기능 등을 탑재해 터치폰이 생소하던 그 당시 아이폰은 출시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2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적으로 80여개 이상의 나라에서 2600만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하고 아직도 그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미 해외 첫 출시부터 국내 출시를 기다려온 마니아들과 각종 언론의 관련 기사들로 하여금 올 한해 최고의 이슈이자 아이템이었던 아이폰의 출시는, 아이폰 자체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모바일 패러다임도 함께 형성했다. 아이폰이 주목받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앱스토어’인 것.

앱스토어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산재한 온라인 장터이다.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고, 판매자도 될 수 있으며, 구매해서 즐기는 소비자도 될 수 있다. 소비자 개인 한사람이 개발자, 판매자, 소비자의 1인 3역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라는 점에서 더욱 더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마켓이 된 것.

애플은 08년 7월 5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애플 앱스토어를 시작했고, 애플 앱스토어는 지난 9월 28일을 기준으로 서비스 시작 14개월 만에 약 855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고, 총 20억회의 다운로드가 발생이 하는 등의 비약적인 성과를 올리며 초고속 성장을 했다.

지난 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최초의 앱스토어인 ‘한당고(handango)’가 총 15만여개에 육박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는 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총 1억회 가량에 그치는 다운로드는 애플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더욱이 애플은 자체 맥OS(MAC OS X)의 플랫폼 만을 지원하는데 반해 윈도 모바일, 심비안, 안드로이드 등의 모바일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는 한당고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지난 1년 동안 만들어낸 다운로드 회수는 한당고의 150배에 달한다.

애플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서는 애플 앱스토어가 서비스 시작 1년만에 65000개의 애플리케이션과 15억건의 다운로드 성과를 올렸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는 일평균 약 178개의 신규 애플리케이션이 업로드 되며, 다운로드는 앱스토어의 사용이 가능한 아이폰, 아이팟의 판매량을 고려 해볼 때, 제품구매자 모두가 1년간 꾸준히 매달 3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야 이룰 수 있는 수준이다.

애플앱스토어, 무엇이 다른가

애플앱스토어 초고속 성장은 디바이스인 아이폰, 맥 OS X 플랫폼, 온라인 스토어 모두 애플의 통일된 환경 하에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이폰이라는 디바이스가 사용자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역시 아이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애플을 개발하고 판매하려면 앱스토어밖에 이용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팟 터치도 이용가능하다.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은 아이폰 3G, 3GS, 아이팟 터치 1, 2세대의 총 5개 모델인데 주목할 점은 이들 모두 통일된 OS와 해상도, UI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5개 모델 모두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에 단일제품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물론 세계적으로 휴대폰 판매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노키아, 삼성 등의 휴대폰은 더 많이 판매 되고 있지만, 제품별로 다른 환경을 가진 경우가 많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뒤에도 제품별 수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만을 생각하면 애플의 통일된 플랫폼과 맥OS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만을 제공하는 애플 앱스토어의 만남은 찰떡궁합일 수밖에 없는 것.

이와함께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제공하고, 애플리케이션의 무단 사용을 막아 불법 복제 등으로부터 개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DRM 제공,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마케팅과 간편한 결제시스템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앱스토어를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최근 모바일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아이폰 도입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인 앱스토어의 등장, 와이브로와 무선랜(와이파이) 소비 수요의 확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 활성화의 가시화 등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탕으로 비싼 가격, 어려운 UI 등으로 외면 받아오던 스마트폰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의 이용자가 많아지고, 제조업체들도 더 쉽고 편한 UI를 탑재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을 출시하고 있는데다가,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단말기 보조금으로 인해 저렴해진 단말기 가격과, 다양한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요금 등 스마트폰의 악재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자 점점 그 수요도 확대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ABI리서치는 오는 2014년 전 세계 모바일 데이터의 월 평균 사용량이 약 1.6엑사바이트(16억 기가바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08년도 전체의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과 맞먹는 수치다.

소비자들도 변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자인 이통사 주도하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이루어졌던 기존 모바일 마켓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 컨텐츠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소비자 역시 이를 당연한 듯 여기고 있었지만, 다양한 개발자, 공급자가 네트워크 사업자의 제약없이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할 수 있는 앱스토어의 출현은, 수동적일 수 밖에 없었던 개발자나 소비자의 모바일 네트워크 참여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결과 애플 앱스토어는 서비스 시작 15개월만에 20억회라는 경이적인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23일에는 2013년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매출이 올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양키그룹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의 미국 시장 매출이 올해 3억4300만 달러에서 2013년 42억 달러 규모로 급신장할 것이며, 이같은 전망치는 2013년까지 올해 대비 4배이상 증가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판매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수의 증가추이, 유료 애플리케이션의 평균 판매가 예상 상승률 등을 토대로 추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4년간 판매될 스마트폰의 수는 올해 4000만대에서 1억6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고 애플리케이션 평균 판매가 역시 1.95달러에서 2.37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양키그룹은 또 42억달러의 애플리케이션 매출 가운데 약 29억달러가 개발자의 손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앱스토어), RIM(블랙베리 앱월드), 구글(안드로이드 앱마켓), 노키아(오비스토어) 등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키그룹은 향후 애플리케이션 판매로 성공을 꿈꾸는 개발자들은 다른 개발자들이 집중하고 있지 않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성공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이미 넘쳐나고 있는 ‘게임’보다 아직 그 수가 적은 전문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략할 것을 권했으며, 반면 블랙베리용 애플리케이션은 오피스·비즈니스 프로그램보다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양키그룹이 1200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인당 평균 20개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게임이 전체의 7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프로그램과 소셜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이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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