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지식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활용이나 조작이 쉽지 않고, 제품에 탑재된 수많은 첨단 기술들을 이해하는 것도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은 전문가용 모니터들은 최신기술과 전문가를 위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만큼 대부분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한마디로 전문가의, 전문가에 의한, 전문가를 위한 모니터인 것이다.

연간 260만대로 추정되는 국내 PC 모니터 시장 중, 전문가용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은 연간 500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모니터 시장의 2%도 안 되는 시장인 것.

현재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2000여개가 넘는 사진 로드숍이 있고, 강남에만도 200여개에 달하는 웨딩 스튜디오가 있다. 이를 전국적으로 계산해 전국의 웨딩, 베이비 스튜디오와 디자인 스튜디오, 출력실, 설계사무실, 관련 아카데미 및 교육 기관 등을 생각하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

이들 모두가 전문가용 모니터를 필요로 하는 잠재수요자 인데다, DSLR 사용인구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준전문가 수준의 사진애호가의 상당수도 전문가용 모니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문가용 모니터가 일반 모니터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성능과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그 확산 속도가 더딘 것은 그래픽, 디자인 전문가, 건축을 비롯한 각종 설계사, 사진작가, 리터칭 전문가, 사진 스튜디오, 영상편집 전문가, 영상 촬영전문가 등 수요자들의 컬러관리 관련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업체들이 아마추어 사진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사진교실을 상시 열어 관련 인구 확대와 DSLR 붐을 이끌어 낸 것처럼, 전문가용 모니터 및 컬러 관리 솔루션 업체들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컬러관리시스템(CMS) 교육의 빈도와 다양성을 한층 확대하는 동시에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전문가를 위한 모니터를 출시하고 있는 해외 브랜드로는 에이조(EIZO)와 NEC, HP 정도가 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LED 백라이트를 장착하고 어도비RGB를 지원하는 XL20, XL24 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다. LG전자는 해외에서 전문가를 겨냥한 프리미엄 LCD 모니터 W2420R을 출시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세계적인 모니터 제조업체이면서 특히 국내에선 사진/그래픽 전용 모니터로 잘 알려진 에이조모니터 한국 총판 씨지코리아(www.cgkorea.com)의 이정준 대표는 “전문가들은 분명 전문가용 모니터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실제 구매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제적 여건에 비춰 너무 비싸다’는 게 이유다”라며 “오히려 전문가용 모니터에 대한 관심은 일반 소비자가 더 많다. 제품 자체의 가격대가 높아 쉽게 구매하지는 못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은 커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말처럼 일반 소비자들의 전문가용 모니터에 대한 관심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DSLR 카메라의 보급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수준이 상당 수준 높아진데다 후 보정을 위한 컬러관리시스템(CM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가용 모니터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진관련 정보와 자료의 공유가 활발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고수’라 불리는 프로추어 들의 관련 강의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문가용 모니터의 과거와 현재
과거 전문가용 모니터라면 고사양의 CRT 모니터를 지칭했다. 에이조와 NEC, 소니 등은 과거 국내 15인치 모니터가 대부분이었을 때 30인치에 가까운 대형 고성능 CRT 모니터를 출시하면서 전문가용 모니터 시장을 이끌었다.

이후 모니터 업계의 흐름이 CRT에서 LCD로 전환되었음에도 전문가용 모니터 시장에서는 CRT모니터가 여전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LCD모니터는 그 특성상 주변부 디테일의 뭉개짐과 색 번짐, 시간이 흐르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색 표현력, 아날로그의 부드러운 이미지 처리를 따라오지 못하는 디지털의 한계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런 이유로 LCD 모니터는 전문가용 시장에 한동안 진입하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아날로그 CRT모니터를 고집하는 디자이너들의 수도 상당하다.

하지만 한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는 CRT모니터의 여러 장점을 LCD가 따라올 수 없었던 것이 분명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모니터 제조사, 특히 전문가용 모니터만 수십 년을 만들어온 기업들은 CRT모니터의 생산을 벌써 오래 전에 중단했고,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높은 성능의 전문가용 LCD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생산된 지 5년이 넘은 CRT모니터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문가용 모니터는 효과적인 컬러관리를 위해 색 재현력과 색상 단계화를 정확히 지원하고 있다. 공장 조정단계를 끝낸 감마값, 확장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 넓은 색 영역을 지원하며, 뛰어난 성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정확한 컬러를 재현해낸다.

특히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컬러의 구현을 필요로 하는 포토그래퍼, 그래픽, 프린팅, 출판분야의 전문가들에게는 꼭 필요한 장비가 아닐 수 없다.

컬러관리의 첫 단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컬러관리시스템(CMS, Color Management System)이란 디지털기기 간 발생하는 컬러의 차이를 교정해 일괄된 색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동일한 이미지라도 어도비 포토샵, 코렐 페인터와 같은 이미지 보정 툴, 알씨, ACDsee와 같은 이미지 뷰어, MS 익스플로러와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카메라, 스캐너, 등의 입력 디바이스, 모니터, 프린터와 같은 출력디바이스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반에 걸쳐 차이가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마다 색을 표현하는 능력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를 캘리브레이션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같은 색으로 교정하게 된다. 특히 컬러관리는 사용자의 주관적인 시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컬러컨소시움(ICC)이 정한 표준안에 따른 데이터 값을 기준으로 조정한다.

대표적인 입력 디바이스인 디지털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은 캘리브레이션을 거치치 않은 모니터에서는 올바른 색상으로 표현될 수 없다. 사용자는 1차 수정단계에서부터 왜곡된 컬러를 인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모니터와 카메라의 색상일치는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온라인 업로드, 프린팅 과정에서도 색상이 왜곡되므로, 결국 카메라, 모니터, 프린터와, 컬러관리를 지원하는 웹브라우저까지 모두 일률적인 기준 하에서 색상 교정을 마쳐야만 올바른 컬러로 작업, 감상, 출력할 수 있는 것이다.

CMS가 적용되면, 모든 장치가 일반 색 공간을 공유하게 돼, 모든 공정단계의 컬러가 일치하게 된다. 이는 색상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돼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며, 전문가에게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다주게 된다.

CMS의 여러 과정 중 가장 손쉽고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시간이 흐를수록 색상이 왜곡되는 LCD모니터의 특성을 체크하고, 조율함으로써, 모니터가 정확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전문가용 모니터들이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은 모니터 자체 내에 컬러 왜곡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하드웨어 시스템이 탑재돼, 컬러왜곡을 억제하는 등 CMS를 지원한다.

두 번째로는 간편하게 측색기를 이용해서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캘리브레이션이다. 소프트웨어 켈리브레이션은 측색기라는 측정기기를 통해 모니터가 출력하는 컬러를 측정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로, 세계적으로 ‘데이터 컬러’와 ‘엑스라이트’라는 브랜드들이 이런 모니터 캘리브레이터를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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