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온라인 게임의 지나친 선정적 요소가 청소년 게임 중독을 불러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업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16세 미만 청소년의 야간 게임 접속을 금하는 셧다운제를 둘러싼 부처간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성인용 게임의 선정성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테라'는 게임 내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을 느끼게 하는 복장과 설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테라'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복장을 바꾸면 다리 옆트임이 그대로 드러나거나 가슴골이 노출되는 등 여성의 각선미를 그대로 노출하는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테라'에 등장하는 여성 종족 엘린의 경우 작은 여성 아이이긴 하지만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어 오히려 성인 캐릭터보다 더 노출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라'에 등장하는 엘린 종족, 꼬마아이에게 지나치게 짧은 옷을 입힌 것을 지적받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최근 공개된 보스 몬스터 '서큐버스'의 선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특정 장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서큐버스는 침대에 누워 유저를 기다리고 있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캐릭터로부터 기를 빨아들이는 효과를 삽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유저들은 게시판에서 "서큐버스 설정에 맞긴 하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지 않은 효과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15세 이용가와 18세 이용가를 구분해 제공하고 있다. 접속하는 아이디의 연령대를 서버측에서 분산해 청소년은 성인용 서버로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등 방책이 준비돼 있으나, 청소년의 우회 접속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테라' 등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들을 청소년들이 우회 접속을 통해 성인용 게임에 접속해 즐기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청소년의 성인용 게임 접속은 조사 결과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초등학생 5~6학년 학생 19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0년 청소년유해환경접촉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27.6%가 폭력성과 선정성을 가진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게임 중독성을 들어 청소년의 야간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를 확대하려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폭력/유해성을 가진 성인용 게임을 청소년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업체들도 셧다운제의 실용성 만큼이나 원칙적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만든 게임까지 표현의 자유를 건드리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해당 게임을 녹화해서 만든 동영상들이 대형 포털 사이트들에 제공되고 있는 만큼 게임에 접근하지 않더라도 게임의 선정적 요소를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마비노기 영웅전'에 등장한 서큐버스, 독특한 공격 방식이 선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셧다운제에 관련해서도 청소년들이 성인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도용하면 전혀 효율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게임까지 선정성 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면 아쉽긴 하지만 업계 자율적으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방지책을 만들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인들을 위한 게임에까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과 청소년들의 접근을 고려해 지나친 선정성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성인용 게임의 선정성 문제. 업계와 유저 모두가 공감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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