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소프트웨어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4년 이전만 해도 국내 공공부문의 공개 SW 누적 도입율은 전체 SW 도입 중 11.5%의 비중에 그쳤으나, 2006년 3분기 기준 공공부문 누적 도입율은 14.1%로 증가했다. 정부가 공개SW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SW 산업에서 공개SW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공개 SW 산업의 두드러진 변화는 정부의 육성책을 기점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중심이라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 한국산업조직학회는 국내 리눅스 시장 성장의 49.5%가 정부정책의 효과라고 분석했을 정도로 공개 SW는 공공기관과 맞물려 있다. 정부가 공개 SW 활성화 의지를 보인 것은 2004년부터다. 이전에도 시장에서 공개SW의 사용자는 있었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2004년 정부가 각종 제도개선과 정책자금 투입을 시작하면서 공개 SW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정부정책은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다. 2005년 신NEIS 시스템과 시군구 정보화 시스템 등 대규모 리눅스 도입 사례를 만들어냈다. 행정DB, 지식DB 등 DBMS 분야 리눅스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민간시장에도 영향을 미처 NHN, 다음, 야후 등 메이저 포털업체들은 운용체계로 리눅스를 선택했다. 삼성전자, IBM, HP, 후지쯔, 델, 썬, 오라클 등 주요 HW, SW 벤더들의 리눅스 지원이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 LGCNS, SKC&C 등 주요 SI기업은 리눅스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다우기술, 엔위즈 등 중견 SI기업 공개SW 중심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기술변화도 가속화 돼  4개의 CPU에서 운영 가능했던 커널 2.4에서 32개까지 무리 없이 확장 가능한 커널 2.6이 출시됐다. 고건 서울대학교 교수는 “정부정책과 시장요구가 맞물리면서 국내SW산업 전반에 공개SW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며 “한마디로 공개SW가 SW산업의 주류로 부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OS별 서버 시장점유율을 보면 2003년 12.1%에 불과하던 리눅스는 2005년 24.5%로 급성장했다. 상승세는 이어져 올해 26.2%로, 2010년에는 27.6%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윈도우는 2004년 62.6%에서 오는 2010년에는 59.1%로 줄어들어 리눅스가 윈도우를 조금씩 대체해 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특히 국내 리눅스서버의 증가율은 이는 세계 리눅스서버 증가율을 넘어선다. 세계 리눅스서버 증가율은 오는 2010년에는 26.1%로 집계됐다.


김택완 리눅스파운데이션 한국대표는 “임베디드SW 분야는 이미 리눅스가 대세로 자리잡았고 이 같은 추세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며 “정부주도로 시작된 한국의 공개SW 산업은 이제 본격적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좀 더 현실로 접근하다보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시장조사기업인 KRG가 발표한 ‘국내 리눅스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국내 리눅스 관련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4% 성장한 715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2007년에는 6.3% 성장한 76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었다. 

이는 세계 공개SW 시장성장률은 물론이고 아시아 공개SW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리눅스 시장은 16.6% 성장했고, 중국과 일본은 각각 34%, 37% 늘어났다.
공개SW 업계 현실은 더 비참하다. 공개SW로 대변되는 리눅스 전문업체는 수가 줄어들어 ‘리눅스 업계’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KIPA가 공개SW 활성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당시인 2004년 6∼7개에 이르던 리눅스 배포판 전문업체 중 2년이 지난 지금 정상적인 개발과 영업활동을 진행하는 곳은 한글과컴퓨터와 리눅스원 2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한글과컴퓨터는 한·중·일 3국 리눅스업체가 참여한 ‘아시아눅스’를 통해 최근 공개SW 시장에 뛰어든 업체다.

정부의 정책적 제도 마련 시급

공개 SW 업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적인 제도 마련과 더불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업계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기술이용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데스크톱 리눅스시장을 획기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촉매제로 게임이 거론되나 온라인게임 개발 시 다이렉트X 기술 사용으로 리눅스에서 구동되는 온라인게임도 없다. 여기에 주변기기용 드라이버 개발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와 기술 기여 등 공개SW 진영의 핵심활동에서 한국은 사실상 불모지다. 김택완 대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대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픈소스 산업육성에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개SW활성화의 기본 축인 커뮤니티 확산을 통한 공개SW 사용자 개발자 저변확대도 필요하다. 공개SW 활성화에 필요한 공개SW개발인력을 커뮤니티 개발자 육성을 통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공개SW인력수요는 매년 22.3%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체SW연구개발인력 대비 공개SW연구개발인력은 5.5%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0년에는 그 비중이 10.9%로 높아질 전망이다. 

윤대원 전자신문 기자

[IT TODAY 2008년 1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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