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폰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윈도7.5 망고의 이름을 따 부르는 명칭이다. 국내에서는 노키아가 ‘루미아 710’을 내놓으며 첫 선을 보였다. 단 ‘루미아 800’보다 한 단계 낮은 스마트폰인 ‘루미아 710’만 출시된 것으로 미뤄보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망고폰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와 애플 iOS가 강세를 보이는 국내 시장에 첫 나들이를 감행한 이 스마트폰을 직접 사용해봤다.

 

▲ 노키아 '루미아 710'

◇동글동글한 귀여움...하단 버튼 방식은 아쉬워
‘루미아 710’은 모서리 부분을 둥그렇게 처리해 둬 귀여운 모습이다. 손 안에 쏙 잡히는 크기도 매력. 12.5mm의 두께로 다소 두껍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모습이다. 가로 62.4mm, 세로 119mm로 길쭉하게 구현돼 두꺼운 두께를 커버해준다.

 

▲ 후면은 별다른 무늬없이 깔끔하게 처리했다

후면은 깔끔하게 구현됐다. 상단 중앙에 500만 화소 카메라와 LED 플래시가 위치했다. 바로 아래 ‘노키아’ 로고가 은색으로 처리됐다. 이 외에는 별다른 무늬없이 구현해놔 깨끗한 느낌이다. 후면 커버는 다른 색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단 전면 하단 버튼을 이용할 때, 후면 커버를 교체할 때 불편함이 따른다. 하단 버튼은 다소 뻑뻑한 느낌으로 어느 정도 힘을 줘야 눌린다. 정전식 버튼에 길들여진 사용자라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후면 커버도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사용해본 모델만의 특징일 수도 있으나 후면 커버가 부러질 듯한 인상을 풍겨 몇 번 시도 끝에 분리에 성공했다.

◇망고폰이 성공한다면 1등 공신은 ‘메트로 UI’
‘루미아 710’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꼽으라면 바로 메트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꼽을 수 있다. MS 망고 OS에서 선보인 이번 UI는 큼직한 아이콘과 큰 글씨로 시원시원함을 보여준다.

특히 메인화면에서 보여지는 사진은 갤러리에 저장된 사진이 랜덤으로 바뀌어 매번 열 때마다 새롭다. 아이콘들은 네모난 각진 모습을 띄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OS의 메인화면처럼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게 구성됐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네모난 위젯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원시원한 크기와 함께 애니메이션도 한층 역동적으로 꾸며놨다. 화면이 전환되거나 앱을 구동시킬 때마다 큰 동작으로 부드럽게 구현된다. 마치 UI가 살아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전체적으로 ‘크다’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는 중년층이나 청소년층에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상단의 제목이나 세부 카테고리 글씨도 크고 움직임도 크기 때문에 타 OS보다는 탁월한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 게다가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모델이기 때문에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라면 권할 만하다.

 

▲ 메인화면은 각진 아이콘으로 채워져 있다. 윈도폰 마켓 플레이스에서 실제로 페이스북을 설치하고 메인화면에 위치시켜봤다. 페이스북도 큰 글씨로 구현됐다

웹 브라우저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적용됐다. 애플의 ‘사파리’나 구글 안드로이드 ‘크롬’에 비해 국내 사용자에게는 더 친숙하다. 이 때문에 더더욱 스마트폰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타 브라우저와 차별화하기 위해 주소창을 하단에 구현해뒀다. 주소창 오른쪽 아이콘을 터치하면 주소창이 중앙으로 올라가며 세부 사항을 보여준다. 구동 속도도 버벅임 없이 깔끔하다. 이러한 구성은 메인화면에서도 보여지는데 메인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사용할 수 있는 앱들이 몰록화돼 횡으로 구성됐음을 알 수 있다.

기기내 속도는 대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최적화가 잘돼 있어 완성도가 높은 편. 노키아가 10개월 여 동안 공을 들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MS오피스 활용은 강점
MS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는 기능은 바로 MS오피스 지원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평소 사무실에서 자주 사용하던 소프트웨어(SW)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스카이드라이브’를 지원해 자체 클라우드 저장장치에 파일을 업로드하면 PC 등의 다른 기기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 노트 앱인 ‘에버노트’와 비슷한 인상이다.

디자인은 메인화면과 비슷한 각진 아이콘이 큼지막하게 자리잡혀 있어 이용하기 간편했다. 문서에 따라 하단의 기능 아이콘이 프로그램에 맞게 변형되는 부분도 용이했다. 친철한 설명서도 모바일 환경에서 작업하기 손쉽게 도와준다.

 

▲ MS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다. 상단의 '오피스' 로고가 큰 글자로 표시돼 있다. 워드, 엑셀, 파워 포인트 문서를 작성할 수 있으며, 스카이드라이브를 활용해 타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하도록 공유해준다.

다만 작은 화면 사이즈로 복잡한 작업은 다소 어려웠다. 간단한 작업은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무리가 따랐다.

◇낮은 사양, 적은 앱 수는 단점...‘아저씨폰’ 인상
국내 첫 출시되는 망고폰이라는 점을 염두해두면 사실 사양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체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우는 최근 트렌드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 더군다나 함께 공개된 ‘루미아 800’이 아닌 ‘루미아 710’이라는 사실도 실망스럽다.

세부 사양을 살펴보면 1.4㎓ 퀄컴 스냅드래곤 싱글코어 프로세서와 3.7인치 S-LCD 디스플레이, 500만 화소 카메라, 1300mAh의 배터리량을 갖췄다.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배터리량은 국내 트렌드에 비춰봤을 때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테더링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테더링은 스마트폰을 3G 모뎀처럼 사용해 와이파이를 잡을 수 있는 기기에 3G망을 연결해주는 기능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MS가 제공하는 앱 수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적다. 국내 사용자들이 많이 애용하는 킬러앱 공급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60만,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 50만 수의 앱을 가진 반면, 윈도폰 마켓 플레이스는 4만 개가 조금 넘는다. 국민 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 현재 지원되지 않는다.

 

▲ 루미아 710은 MS의 IE 브라우저가 탑재됐다. 타 웹브라우저와 다르게 주소창이 하단에 위치했다.

실제로 마켓을 살펴봐도 당장 쓸 수 있는 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정도로 보여진다.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도 적은 편. 디바이스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 콘텐츠 확보도 필요하다. 한국MS에 따르면 점차적으로 콘텐츠 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 중이라고 하니 좀 더 기다려야 하겠다.

큼직한 ‘메트로 UI’와 다양한 문서작업 지원 등의 강점과 낮은 사양의 보급형 모델, 테더링 미지원, 적은 앱 수 등을 고려했을 때 스마트폰에 대해 초보자가 쓰기에 적합해 보인다. UI도 직관적이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아직 스마트 기기가 어색한 사용자, 과장을 좀 보태자면 ‘아저씨폰’으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노키아 ‘루미아 710’은 KT를 통해 단독 출시됐으며 2년 약정 기준으로 34요금제 가입 시 36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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