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태블릿PC의 바람이 무섭다. 올초 국내 오픈마켓 주도로 저가형 태블릿PC 판매가 활기를 띈데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서 3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중국 디바이스 제조업체 아이놀까지 한국지사를 설립,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 했다.

국내 태블릿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와 글로벌 시장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시리즈 등 글로벌 스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보급형 태블릿PC가 시장의 한축을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아이놀 '노보7 오로라'
보급형 태블릿PC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아이놀이 최근 국내 출시한 ‘노보7 오로라’를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실용적이고 슬림한 몸매...디자인은 합격점
‘노보7 오로라’는 전제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보급형 중에서는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갖춰 휴대성을 높인 편이다.

주머니가 큰 코트의 경우 앞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미관상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정장 바지 뒷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다. 크기는 123×189×9.9㎜이며, 무게는 340g이다.

▲ 남성의 경우 세로로 잡으면 한 손으로 움켜 잡을 수 있다.
후면을 유광 처리해 세련된 인상을 주지만 지문이 많이 남는 편이고, 미끄러질 때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이 큰 남성의 경우에는 세로로 하단을 잡으면 한 손으로 잡을 수 있고 그립감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여성의 경우 주로 가로모드로 사용하게 되는데 양쪽 베젤 크기가 엄지 손가락만하기 때문에 화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움켜 쥘 수 있다.

실용성이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우측면에 위치한 외부 버튼에 있다. 외부 버튼 중 이전 버튼이 따로 자리해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 이를 눌러 탈출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의 경우 기능 버튼이 화면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실행시킨 앱 화면에 홈이나 이전 버튼이 나타나지 않으면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볼륨버튼은 특이하게 배열됐다. 대부분 세로모드 시 상단이 ‘+’인 경우가 많은데 오로라의 경우에는 ‘+’ 버튼이 아래 위치했다. 이 때문에 습관적으로 볼륨을 낮추려고 볼륨버튼의 하단을 누르면 오히려 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소리를 끄기 위해 줄이려 했다가 소리가 더 커지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하나의 안타까운 점은 카메라 위치다. 오로라의 경우 카메라가 전면부에 있다. 영상통화를 주로 한다면 반길 일이지만 이 기기를 가지고 영상통화를 많이 사용할 지는 의문이다. 또한 애플 페이스타임과 같이 영상통화를 위한 앱도 기본 탑재돼 있지 않다.

▲ 좌측 윗면에는 전원버튼 및 볼륨버튼과 이전 버튼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좌). 바로 옆 좌측면에는 다양한 포트들이 위치하고 있어 물리적 확장 기능을 지원한다.
국내서는 사진 기반 SNS가 활성화됨에 따라 카메라 앱 활용도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부보다는 차라리 후면부에 위치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IPS·ICS 강점...'PMP 쓸 일 없네'
보급형 태블릿PC라고 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사양이다. 가격대는 낮으면서 사양은 높은 것을 원하는 것이 대다수 사용자들의 바람이고, 이 때문에 제조업체는 새로운 태블릿PC를 제작할 때 버릴 부분을 버리고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살리려 한다. 즉, 여러 가지 사양 중 어느 부분을 높였느냐에 따라 신제품의 타깃층과 활용도, 경쟁력이 결정된다.

‘노보7 오로라’는 우선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함으로써 타 보급형 태블릿PC와 차별화했다. IPS는 시야각이 탁월한 패널이다. 왠만한 각도에서는 색감이 반전되거나 화질 변형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 영상을 감상할 때나 게임을 실행했을 때 시야각에 따라 큰 변화없이 있는 그대로의 화면을 볼 수 있었다. 해상도는 1024×600이다.

▲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영상을 좀 더 탁월하게 감상할 수 있다.
실제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인코딩 없이 기기에 옮겨봤다. 기기로 옮기는 방법은 USB케이블을 PC와 연결한 후 화면에 나타나는 USB 저장소 사용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폴더가 열린다. 사용자의 입맛대로 옮겨 넣어도 되지만 ‘Movies'에 영상 파일을 옮길 것을 권한다. 이 폴더에 넣으면 ’갤러리‘에서 바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USB케이블이 없다면 포털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도 된다.

드라마 감상 시 화질이나 선명도는 만족할 만하다. 끊김 현상도 없다. HD화질도 잘 구현해준다. 확실히 영상 감상에는 최적화된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영상 플레이어 앱에서는 화면크기나 볼륨 조정, 자막 설정 등이 가능하다. 영상을 보던 중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다음에 다시 그 파일을 열었을 때 이어볼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구글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4.0 ICS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현재 ICS가 탑재돼 실제로 출시된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스마트폰은 출시부터 ICS를 적용시킨 신제품이 없을 정도다. 구글 레퍼런스폰인 ‘갤럭시 넥서스’가 유일한 폰이며, ICS가 적용된 스마트폰은 이전에 출시된 폰 중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ICS로 갈아탄 경우다.

게다가 7인치 태블릿PC의 경우 이전 버전인 태블릿PC 전용 3.0 허니콤이 아닌 스마트폰과 같은 2.3 진저브레드가 적용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저가형 제품이기는 하지만 기존 OS가 아닌 최신형 OS 버전을 탑재한 것. 사후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미비한 점을 미뤄봤을 때 출시부터 ICS로 나온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 구글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부터는 메인화면에서 아이콘을 겹치면 자동으로 폴더가 생성된다.
ICS를 탑재한 제품이기 때문에 전면부에 따로 외부 버튼이 탑재돼 있지 않다. 기능 버튼은 모두 화면 안으로 이동했다. 바탕화면에서 아이콘을 다른 아이콘으로 드래그하면 자동으로 폴더가 만들어진다. 홈 화면에서도 전체 애플리케이션과 다운로드 현황, 위젯의 실제 크기를 살펴볼 수 있다. 설정 창에서도 다양한 기능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준수한 사양과 확장성...별도 충전 어댑터는 미지원
디스플레이와 운영체제(OS)를 높인 반면 타 사양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가격을 고려했을 때는 준수하다. ‘갤럭시탭 7인치’보다 약간 높다.

ARM 코어텍스 기반의 올위너 1.2㎓ 싱글코어 프로세서와 1GB 램을 갖췄다. 올위너 프로세서와 호환되는 앱이 많지 않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내장메모리는 8GB를 지원하지만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이용해 32GB까지 늘릴 수 있다.

물리적인 확장성은 뛰어난 편이다. 좌측면에 AC단자와 USB, HDMI, 마이크로SD카드 슬롯과 이어폰 단자, 마이크가 나란히 배열돼 있다 이를 통해서 PC와 연결할 수 있으며, TV를 통해 태블릿PC 화면을 구현할 수도 있다. 충전은 AC단자와 USB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기본 제공되는 액세서리가 USB 케이블뿐이라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기기는 5V 2.0A 충전을 원하지만 일반적인 PC나 노트북의 USB포트가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충전하려면 5V 2.0A 어댑터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처음 이 기기를 사용했을 때는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통상 해오던대로 USB를 통해 충전을 했는데, 오랜시간 동안 연결해 놓아도 5% 정도만이 충전돼 있어 당황해 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아이패드의 경우에도 PC나 노트북으로 USB충전이 어려운데, 이 모델도 마찬가지 경우다. 

발열은 전체적으로 일어난다기 보다는 충전케이블을 연결하는 좌측면에 쏠려 있다. 기기를 계속 사용하다보면 좌측에서만 열이 느껴진다. 발열량이 크지는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고사양 게임은 '난감'...반응 속도 '들쑥날쑥'
태블릿PC의 활용도 측면에서 말하자면 ‘노보7 오로라’는 멀티미디어 기능에는 탁월한 반면, 게임을 즐기기에는 다소 난감한 기기다. 주로 영상을 감상하거나 전자책을 보는 용도 또는 웹서핑을 스마트폰보다 좀 더 큰 화면에서 즐기고 싶은 사용자라면 가격 대비 탁월한 성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노보7 오로라'의 IPS 디스플레이로 보는 PDF 파일
다만, 좀 더 큰 화면에서 여러 게임을 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한번 쯤 고민해봐야 한다. 우선 터치반응이 들쑥날쑥하다. 타이밍 싸움이 주된 요인인 캐쥬얼 게임부터 고사양 게임은 툭툭 끊기는 화면과 늦은 반응 속도 때문에 바로 게임 종료를 누를 수도 있다.

실제로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룰더스카이’와 3D 캐쥬얼 게임인 ‘렛츠 골프3’를 여러번 진행해봤다. 우선 룰더스카이의 경우 입력 후 서버에 접속해야 될 때마다 잠깐씩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화면을 드래그 할 때도 초반에는 잘되는 반면 갈수록 버벅거린다.

'렛츠 골프'의 경우에는 끊김이 너무 심해 게임 진행 자체가 어려웠다. 이 정도면 보드게임 정도를 간단하게 즐길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앱 호환성도 문제다. 주로 사용하는 전자책 관련 앱들과 영상 앱 중 3분의 1정도가 구동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더매거진’과 ‘파오인’ 등은 첫 화면은 뜨지만, 더이상 진전은 없다.

▲ 고사양 게임 및 SNG 게임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렛츠 골프3'의 한 장면
아이놀 ‘노보7 오로라’의 가격은 29만8000원으로 보급형 태블릿PC군 중 비싼 편에 속한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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