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다. 작년 기록적으로 쏟아진 폭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장마철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특히 가전제품에 있어 장마철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높은 습도에 방치된 전자제품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내부에 물기가 고여 부식되거나 잔고장이 날 수 있다. 또한 전력 사용량이 많은 냉방 가전제품은 효율적인 절전법을 택해야 전기료도 아낄 수 있다. 장마철 올바른 가전 관리법을 알아본다.

장마철, 습기와 열기 조절이 핵심
가전제품 고장은 대부분 기기 내부에 습기가 차거나, 기기 작동시 발생한 열이 외부로 빠져 나가지 못하면서 부품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통풍조절과 습기제거만으로도 고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전제품은 벽에서 10㎝가량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것이 좋다. 폭우가 내리면 빗물은 벽면부터 스며들기 때문에 물기가 벽에 붙은 가전제품으로 옮겨간다. 벽과 기기 사이 공간은 발생하는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풍구 역할도 해 습기를 말리는 데 효과적이다. 빗물이 들이칠 수 있는 창가에 기기를 배치하는 것도 금물이다.

TV와 오디오·냉장고 뒤쪽에는 습기·곰팡이 제거제를 넣어둔다. 좁은 틈에는 포장용 김에 들어 있는 실리카겔이나 말린 녹차팩을 끼워 넣어도 효과가 있다. 장마철에 잘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이라도 3~4일에 한 번씩 가동해 자체 열로 습기를 제거해줘야 제품을 다시 사용할 때 무리가 없다.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뚜껑을 열어 환기시킨다. TV나 오디오 위 장식 덮개는 통풍을 방해하기 때문에 치우는 것이 좋다.

▲ 장마철 가전제품은 통풍 조절과 습기 제거만 잘해줘도 고장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스마트 TV 'ES8000', LG전자 냉장고 '디오스', 카처 스팀 청소기'SC1122', 필립스전자 도킹 오디오 'DCM5090'.
스팀청소기는 살균과 청소를 한번에 할 수 있어 최근 이를 사용하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스팀청소의 횟수를 평소보다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온·습도에 민감한 마룻바닥은 쉽게 뒤틀릴 수 있기 때문에 장마철에는 주 2회가량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습기가 차기 쉬운 PC는 하루 최소한 20분가량 가동해 습기를 제거해 준다. 번개가 치는 날에는 PC 전원 코드를 뽑아 기기가 과전류로 인한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참고로 노트북의 경우 가방에 방습제를 넣어 가기고 다니면 부품의 부식을 막을 수 있다.

가전제품이 폭우나 수해로 물에 젖으면, 전원 선을 빼고 뒷면을 열어 깨끗한 물로 오염 물질을 세척한 뒤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다. 보통 2~3일 햇빛에서 말리면 90% 정도 건조되지만 반드시 AS센터에서 점검받아야 한다.

삼성전자 AS센터 관계자는 “제품이 고장 나면 설명서에 적혀있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해주고, AS센터로 가져가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휴대전화 단말기에 물이 스며들거나, 물에 빠뜨렸을 때는 배터리를 빼고 한 시간 이내에 AS센터로 가져가야 한다. 전원이 켜진다고 그대로 사용하다간 내부 칩에 문제가 생기거나 부품이 부식될 수 있다. 칩에 보관돼 있는 정보가 갑자기 지워지거나 누전될 위험도 있다.

냉방가전 전기료, 이렇게 절약하자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사용이 많아져 전기 요금 부담이 크다. 절전형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전기를 절약하는 다양한 방법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에어컨은 청소만 잘 해준다면 쉽게 절전효과를 볼 수 있다. 하루에 8시간 사용하면 주 1회, 하루 사용량이 3~4시간 정도면 2주에 한번 정도 필터를 청소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평균 5% 정도 절전효과를 볼 수 있다.

필터는 헝겊과 미지근한 물로 세척하고 그늘에 말려 주면 된다. 필터를 청소하지 않으면 전기료 상승은 물론 냄새, 세균 번식으로 이어지니 주의. 커튼과 블라인드로 직사광선을 차단해도 냉방 효과를 15% 이상 높일 수 있다.

▲ 에어컨은 필터를 씻어주는 것으로 약 5% 정도의 절전효과를 볼 수 있다. 선풍기는 타이머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외기에 낀 먼지도 냉방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최소 4개월에 한 번 점검과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고 청소해야 한다.

특히 에어컨은 전자레인지·진공청소기·다리미 등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들 제품은 순간 전력 소모량이 많기 때문이다. 일시에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에어컨 2대를 동시에 켠 것과 같은 양의 전기가 사용돼 차단기가 내려져 정전이 될 수 있다.

선풍기는 20~30분씩 타이머를 이용해 작동시간을 조정해가며 사용하는 것이 절전 효과가 있다. 기기에 무리가 덜 갈 뿐 아니라 피부 수분 증발을 막아 건강에도 좋다. 선풍기는 1~2m 거리를 두고 바람을 쐬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전기료를 미리 산출해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 요금 계산기(cyber.kepco.co.kr/cyber/01_personal/01_payment/pay_cal_flex/calculator.jsp?contractType=HouseL)를 이용하면 실시간 전력량과 요금을 조회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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