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저전력 스마트폰(o)
오래하는 저충전 스마트폰(x)

스마트폰의 고질적인 지병으로 일컬어지는 배터리 수명. 심하면 반나절도 가지 않는다. 24시간 사용자와 함께 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전원이 꺼져버리기라도 한다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고육지책으로 배터리 용량을 키우게 됐다. 그런데 아뿔사. 오래가는 스마트폰을 제작했더니 이제는 충전 속도가 문제다. 용량이 큰 만큼 충전 속도도 더디다.

▲ 베가 넘버6 풀HD로 유튜브로 영상 감상 모습.
전력 소모 기술 집약, ‘슈퍼 배터리백’ 탄생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짧아진 배터리 수명이 큰 불편으로 다가왔다.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바람에 예비 배터리를 항상 챙겨 다녀야 했다. 그것도 불안하면 아예 케이블까지 들고 다녔다.

이러다보니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전력소모를 낮추면서도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팬택이 먼저 치고 나왔다.

지난해 상반기 베가레이서2 론칭간담회장에 기조연설로 나선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빨라진 통신망도 좋고 선명한 화면도 좋지만 보다 근본적인 사용자들의 니즈는 바로 수명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대에 부흥하듯 베가레이서2에는 곳곳에 저전력 솔루션이 적용됐다. APT CAL 기술을 통해 음성으로 통화할때 전력소모가 줄어들었다. 파워엠프에 걸리는 전하를 그 때마다 맞게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을 때도 MP3 LPA 기술을 적용해 자투리 전력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디스플레이에도 저전력 솔루션을 집어넣었다. 디스플레이 색깔에 따라서 밝기가 다르다는 점을 착안해 너무 밝게 느낄 때는 자동으로 소비 전력을 줄여주는 방식의 CABC절전 기술을 추가시켰다.

여기에 퀄컴 LTE원칩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3G 및 LTE 통신칩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이 때문에 적은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자체적인 에코모드 솔루션도 도입했다.

▲ 슈퍼 배터리팩이 첫 도입된 베가R3 충전 모습.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통합적인 솔루션을 적용시킨 팬택은 한 발 더 나아가 충전 속도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이 과정 속에서 탄생한 솔루션이 ‘슈퍼 배터리팩’이다.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베가R3'에 적용된 이 솔루션은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빠른 충전 속도까지 지원함으로써 전방위적으로 전력을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슈퍼 배터리팩은 하드웨어 상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2포트 충전 어댑터와 케이블, 배터리 충전 케이스에 각각 해당하는 제반 사항을 포함시키고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꾸려졌다. 즉 대용량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기술, 2포트 충전 어댑터 모두가 저전력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된 셈이다. 이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부재하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기도 하다.

물론 팬택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베가 넘버6 풀HD에는 베가레이서2의 저전력 솔루션과 베가R3의 ‘슈퍼 배터리팩’을 그대로 계승하고 2포트 어댑터의 크기를 더 줄여 휴대성까지 높였다.

▲ 전작보다 더 작아진 2포트 충전 어댑터(좌)
한편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해상도가 높아지는 풀HD 패블릿이 트렌드로 자리잡힐 예정이어서, 이를 지원하는 저전력에 대한 니즈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소모는 ‘거북이’,  충전속도는 ‘토끼’
팬택 ‘베가 넘버6 풀HD'는 토끼와 거북이를 연상케 한다. 전력소모는 거북이처럼 느리고, 충전속도는 토끼처럼 빠르다. 단 토끼와 같이 낮잠에 빠지면 안된다. 슈퍼 배터리팩을 이루는 한 요소라도 꼭 빼놓지 않고 잘 챙겨놔야 한다.

얼마나 오래가는지 또는 얼마나 빨리 충전되는지 직접 테스트해봤다. 전력 소모량이나 충전 속도를 가늠해보기 위해 테스트 시간은 딱 10분으로 맞춰 잡았다.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종료한 상태로 메모리 관리를 해가며 진행했다.

▲ 전력 소모 및 충전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물품.
전력 소모는 디스플레이 밝기를 최대한으로 설정하고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유튜브 영상을 연속 재생해 결과를 얻었다. 기기에 적용된 에코모드를 통해서도 전력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 지 계산해봤다.

충전 속도는 10분간 얼마 만큼이 충전되는지를 계산했다. 2포트 어댑터 한 쪽을 이용해 충전하기도 하고 일반 어댑터를 이용해서 속도를 비교해보기도 했다. 2포트를 동시에 썼을 때는 충전 효율이 얼마나 되는 지를 실험했다.

<표> 팬택 베가 넘버6 풀HD 전력 소모 및 충전 비교

구분

소모

충전

일반

에코

고속

일반

동시 충전

단말

예비

시작

31%

24%

21%

34%

36%

37%

종료

26%

21%

32%

37%

45%

41%

소모/충전율

5%

3%

11%

3%

9%

4%

※ 전력소모는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유튜브 영상을 연속으로 10분 간 풀화면으로 재생시킴.
※ 전력소모는 최대 밝기로 맞추고 진행. 에코모드는 설정된 그대로 이용함.
※ 고속충전은 10분간 충전되는 배터리량을 계산함.
※ 실험 단말은 테스트 모델이기 때문에 상용화된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있음.

먼저 전력 소모량을 계산해봤다. 일반 상황에서 10분간 전력 소모량을 측정한 결과, 약 5%의 배터리가 소모됐다. 31%에서 26%로 떨어졌다.

▲ 일반적인 전력 소모량.
이번에는 에코모드를 키고 전력 소모량을 계산했다. 10분간 소모된 전력량은 약 3% 정도로 계산됐다. 일반 상황의 약 2배 정도 전력을 아낄 수 있다.

▲ 에코모드 실행 중 전력 소모량.
테스트대로라면 일반 상황서 완충된 상태로 200분 정도 영상 콘텐츠를 연속해서 볼 수 있다. 3시간 20분이다. 에코모드 동작 시에는 약 330분, 5시간 반 정도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는 충전 속도를 비교해 봤다. 우선 기본 지원되는 2포트 어댑터와 USB 케이블을 이용해 기기를 충전시켜 봤다. 충전 시에는 앱을 모두 종료하고 화면을 끈 상태로 진행했다. 10분간 충전시켜본 결과 약 11%의 충전이 이뤄졌다. 90분, 1시간 반이면 완충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 고속 충전 중인 팬택 베가 넘버6 풀HD.

▲ 고속 충전 결과.
슈퍼 배터리팩이 아닌 일반 USB 어댑터로도 충전해봤다. 이때는 약 3% 가량만이 충전됐다. 바닥에서 완충까지 330분, 5시간 반이 걸리는 셈이다. 슈퍼 배터리팩과는 3배 가량 격차가 벌어진다.

▲ 일반 충전 중인 베가 넘버6 풀HD.

 
그렇다면 단말과 예비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때는 얼마 만큼의 효율을 낼 수 있을까. 10분간 충전시켜본 결과 단말은 약 9%가, 예비 배터리는 약 4% 가량 충전이 이뤄졌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단말 쪽에 전력을 집중시킨 결과다.

▲ 단말과 예비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는 모습.

▲ 단말과 예비 배터리 동시 충전 시 단말 충전 결과.
▲ 단말과 예비 배터리 충전 시 예비 배터리 충전 결과.
전작과 비교했을 때 이번 ‘베가 넘버6 풀HD'에서 슈퍼 배터리팩이 확실이 성능 개선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화면 크기가 더 커졌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아져야 하지만 ’베가 R3'와 대동소이하다. 충전도 전작의 2600mAh보다 베가 넘버6 풀HD가 3140mAh로 배터리 용량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속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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