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제조업체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전달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때때로 시장 또는 설문조사를 벌인다. 그러던 중 벨킨은 다소 황당한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제껏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음향기기 분야에, 즉 이어폰과 헤드폰을 단 한번도 내놓지 않은 벨킨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결과가 어찌됐든 벨킨에게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 욕구를 불러이르키는 내용이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벨킨은 고민 끝에 음향기기 브랜드로 ‘퓨어AV(PureAV)’를 선택, 2종의 이어폰과 2종의 헤드폰을 지난 7월말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 중 2종의 헤드폰인 ‘퓨어AV 005’와 ‘퓨어AV 009’를 일주일간 직접 청음해봤다.

▲ 벨킨 '퓨어AV 009'
▲ 벨킨 퓨어AV 005
디테일 하거나, 때로는 심플하거나
전체적으로 벨킨의 방향성은 탁월했다.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벨킨의 강점인 모바일 환경 속 사용자 경험을 확대시키는 데 집중했다. 하이엔드를 지향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최적으로 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모델을 설계하기로 한 것.

때로는 웅장하거나, 수많은 악기가 들린다거나, 전기가 오듯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는 대단한 성능을 구현해주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할 때, 또는 동영상 등을 감상할 때 부담없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게 벨킨 헤드폰의 가장 큰 강점이다.

헤드폰의 성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디자인이 훌륭하면 금상첨화다. 헤드폰은 음향기기임과 동시에 겉으로 확 드러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일종의 액세서리로 쓰이기도 한다. 더욱이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일수록 성능보다는 디자인과 가격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성능을 염두했다면 낮은 가격대 제품은 이미 눈밖에 났을 터다.

일단 벨킨 퓨어AV 005와 퓨어VA 009는 삼삼한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을 갖춰 합격점을 줄 만하다.

▲ 벨킨 퓨어AV 005
우선 벨킨 퓨어AV 005는 착용 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헤드와 이어 부분을 쿠션처리했다. 사용자의 귀에 딱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총 4개의 관절이 자리잡고 있다.

이어컵과 유닛 사이에 간격을 줘 상하로 약간의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이어컵과 프레임이 연결되는 부분에서는 안쪽으로 90도 가량 접힌다. 프레임과 헤드쿠션 사이는 길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내부 메탈 프레임이 숨겨져 있다. 실제 착용하면 이어컵 부분을 잡아당겨 길이 조절을 한 다음 이어컵과 연결된 두 개의 관절을 이용해 귀에 꼭 맞추면 된다. 이렇게 사용자의 귀에 잘 맞추게 되면 어느 정도 차음성을 높일 수 있다.

 
장시간 착용했을 때도 꽤 괜찮은 피팅감을 보여줬는데, 역시나 안경을 쓰고 착용하게 되면 약간의 통증이 발생한다. 기자의 경우에는 길이를 평소보다 좀 더 늘리고 안경테를 살짝 들어올려 공간을 확보하는 식으로 장시간 착용했다.

휴대를 위해서 프레임 부분에 안쪽으로 이어컵을 접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만 저렴한 소재의 파우치 하나 정도는 동봉돼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자인 포인트는 크게 두 부분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하우징에 표시된 벨킨 로고다. 은색 메탈로 처리해 멀리서도 눈에 띈다. 블랙색상도 포인트 중 하나다. 하나의 블랙 색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무광과 유광을 적절히 섞어놨다. 이어컵 부분을 보면 무광으로 이어지는 프레임은 유광, 다시 헤드밴드는 무광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 블랙 색상을 보여준다. 길이를 늘였을 때 드러나는 내부 은색 프레임은 이어컵 부분의 메탈 처리된 벨킨 로고와 균형을 맞춰준다.

▲ 벨킨 퓨어AV 005 접은 모습
많은 디테일을 숨겨놓은 ‘퓨어AV 005’와 다르게 ‘퓨어AV 009’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마감됐다. 큼직한 무광 블랙의 이어컵과 동일한 너비로 쭉 연결돼 있는 유광 블랙 색상의 프레임으로 이뤄졌다. 이어컵 중앙 로고는 ‘퓨어AV 005’와 마찬가지로 은색 메탈로 처리됐다.

▲ 벨킨 '퓨어AV 009'
이어컵과 프레임이 연결되는 부분에는 360도로 약간의 각도 조절이 가능하게끔 설계됐다. 프레임 중간에는 휴대가 가능하도록 안쪽으로 이어컵을 접을 수 있게 배려했다.

▲ 벨킨 '퓨어AV 009'
▲ 벨킨 '퓨어AV 009'
‘퓨어AV 005’는 각각의 이어컵에 모두 케이블이 연결된 데 비해 ‘퓨어AV 009’는 좌측 이어컵에만 연결돼 있다.

쫄쫄이 바지 같은 성능, 모바일 라인을 살린다
두 모델 모두 직접 음악이나 영상 등을 감상하면서 청음해 본 결과 적당한 베이스와 넓은 공간감으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 퓨어AV 005의 헤드폰이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 대의 이어폰보다는 들리는 음들이 더 풍부하다. 두 모델을 비교했을 때는 퓨어AV 005가 40mm 드라이버, 퓨어AV 009은 50mm 드라이버도 확실히 공간감에 있어서는 퓨어AV 009가 앞선다.

▲ 벨킨 '퓨어AV 009'를 아이폰과 연결해 음악을 들어봤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돼 있다는 강점은 성능뿐만 아니라 리모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케이블 상단부에 스피커를 탑재한 원버튼 리모컨이 달려 있는데 이를 통해서 간단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제스처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한 번, 연속 두 번, 연속 세 번 누르기와 길게 누르기로 구성됐다. 구동 조건은 각각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는 음악과 비디오 앱에서만 가능하다. 애플 디바이스는 세 번 연속 누르기까지 쓸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두 번 연속 누르기까지만 소화한다.

▲ 벨킨 퓨어AV 005로 음악을 들어봤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경우 음악 앱에서 한 번 누르기는 재생과 일시정지를, 두 번 연속은 다음곡, 세번 연속은 이전 곡으로 넘어간다. 길게 누르면 시리가 구동되기 때문에 스피커를 통해 간단한 명령은 아이폰을 꺼내지 않고도 가능하다. 비디오 앱에서는 한 번 누르기는 음악 앱과 동일하고 두 번 연속 누르면 영상의 제일 끝으로 이동하고, 세 번을 연속 누르면 처음으로 되돌아 간다.

안드로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쓸 수 있지만 세번 연속 눌러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며, 비디오 앱에서는 한 번 누르기 명령만 소화한다. 길게 눌렀을 때는 기본적으로 ‘구글 나우’에 접속하지만 기기에 따라 S보이스나 Q보이스, 스마트 보이스 등 각 제조업체의 음성 서비스로 연결된다.

▲벨킨 퓨어AV 900과 함께 벤치에 앉아 영화를 감상해봤다. 주변 소음이 적어 마치 작은 영화관에 들어선 느낌이다.
다만 여타 리모컨과 달리 볼륨키는 제외됐다. 볼륨은 본체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해결해야 한다.

종합해보면 두 모델 모두 가격 대비 탁월한 디자인과 성능을 보여준다. 마치 쫄쫄이 바지를 입은 것처럼 모바일 디바이스에 ‘착’하고 붙는 피팅감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의 음악적 라인을 그대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리모컨으로는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고 음성 서비스 연결로 여타 다른 기능들을 디바이스를 꺼내지 않고도 구동시킬 수 있다. 좀 더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악을, 타격감 있는 게임 진행을 위해서, 차음성을 담보로 한 나만의 영화관을 원한다면, 전반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다면 한 번쯤 고려할 만하다.

▲ 벨킨 퓨어AV 005
가격은 벨킨 ‘퓨어AV 005’이 5만9000원, ‘퓨어AV 009’은 11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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