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아몰레드(AMOLED)라는 단어가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패널의 명칭이다. “‘갤럭시S4’는 아몰레드가 탑재됐고, ‘갤럭시 그랜드’에는 LCD가 탑재됐어”라는 말을 흔히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AMOLED’는 에이엠오엘이디’라 읽어야 정확하다. 뒤의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는 유기발광 다이어드로 발광소자의 일종이다. 앞의 AM(Active Matrix)은 박막 프랜지스터(TFT)를 내장해 각 소자의 발광여부를 개별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흔히 알고 있는 아몰레드(AMOLED)는 보다 정확하게는 ‘AM OLED’, ‘에이엠 오엘이디’라 읽어야 보다 정확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AMOLED는 아몰레드라 부르고 있다. 사실 ‘아몰레드’라는 명칭은 기술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삼성전자가 쓴 마케팅 용어다. 잘못된 표현이라고 불릴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통용되게 된 셈이다.

최근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마케팅 용어로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KT가 기존 LTE를 서비스 중인 1.8GHz 주파수 대역 20MHz 폭과 지난 8월 30일 주파수 경매로 낙찰받은 1.8GHz 주파수 대역의 15MHz를 결합시켜 광대역 LTE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이를 KT가 ‘광대역 LTE-A’라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 표현명 KT 사장이 KT의 LTE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KT)
광대역 LTE-A는 사실 기술 표준으로 정립되지 않은 단어다. 즉 현실에는 없는 용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있지도 않은 ‘광대역 LTE-A’라는 단어로 KT가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LTE-A는 주파수집성기술(CA)을 이용해 2배 더 빠른 LTE 속도를 내준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주파수를 마치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쓰듯 조정해준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의 경우 LTE 서비스 중인 800MHz 주파수 대역과 2.1GHz 주파수 대역을 CA로 엮어 기존 75Mbps의 속도의 2배인 150Mbps의 속도를 구현시켜 준다.

광대역 LTE는 두 개의 주파수 대역을 쓰는 CA와는 달리 하나의 주파수에서 더 많은 대역폭을 이용해 LTE를 서비스함을 의미한다. KT의 경우 기존 LTE 서비스 중인 1.8GHz 주파수 대역 20MHz폭과 인접한 15MHz를 엮어 기존보다 넓은 대역에서 LTE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즉, 일각에서는 LTE-A와 광대역 LTE를 혼용한 ‘광대역 LTE-A’라는 용어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용어라 할지라도 우선 홍보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이러한 인식이 먼저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조기에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 “그러나 마케팅 용어로써 문제가 없다고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는 광대역 LTE와 LTE-A를 보다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광대역 LTE-A’라는 마케팅 용어를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KT 관계자는 “광대역 LTE와 LTE-A를 따로 설명하려면 소비자들이 더욱 혼동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이 둘을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광대역 LTE-A’라 표현했다”며, “광대역 LTE도 LTE-A와 마찬가지로 1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LTE라 말할 수 있으며, ‘광대역 LTE-A’를 ‘광대역LTE-A’라 붙여 얘기하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두 개의 별개 기술을 도입해 운영하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즉 KT의 설명은 단순하게 광대역 LTE와 LTE-A를 따로 제공하지만 이 둘을 한 번에 이해시킬 수 있도록 ‘광대역 LTE’의 ‘광대역’에 LTE-A를 띄어쓰기를 이용해 구분하면서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KT 텔레콤&컨버전스 부문장 표현명 사장도 지난 2일 KT ‘광대역 LTE-A’ 기자간담회에서 “광대역과 LTE-A의 CA 기술을 함께 하겠다는 뜻에서 광대역 LTE-A’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 LTE-A CA(좌)와 광대역 LTE를 설명한 자료 (사진 : KT)
하지만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없다면 ‘광대역 LTE-A’는 역시나 혼란스러운 단어일 수밖에 없다. 기술표준은 없지만 광대역 LTE-A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있다. SK텔레콤이 주파수 경매 이전 향후 LTE 로드맵으로 설명됐다. 광대역 LTE-A는 광대역 LTE를 제공하는 주파수 대역 두 개를 주파수집성기술(CA)을 활용해 서비스함을 말한다.

또는 광대역 LTE와 기존 LTE 주파수 대역을 묶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경우 LTE를 서비스하는 800MHz 주파수 대역 20MHz 폭과 광대역 LTE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 1.8GHz 주파수 대역 40MHz폭을 CA로 엮으면 이론상 하향 최대 225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광대역 LTE, LTE-A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광대역 LTE-A’가 되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술상황과 관련없이 마케팅 용어가 주로 쓰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광대역 LTE나 LTE-A 등 소비자 측면에서는 모두 동일한 속도를 내주는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는 빠른 속도만 즐기면 될 뿐, 어떤 기술인지 알 필요가 없다는 자세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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