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인공광합성 과정에 필요한 이리듐 착체 감광제의 분자활성을 기존 최고 효율의 감광제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청정에너지원인 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박수영 교수와 황동렬 박사과정 연구원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수소는 휘발유보다 2.75배 많은 에너지(수소 1g 당 122kJ)를 낼 수 있으며, 온실가스를 만들지 않아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소의 생산을 위해 대부분 재생이 불가능한 탄화수소 개질법을 이용하고 있어 친환경적인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탄화수소 개질법은 고온고압의 촉매반응기 안에서 천연가스와 같은 탄화수소를 수소로 변환시키는 공정으로 흡열반응이어서 에너지 생산효율이 높지 않다.

연구팀은 테트라페닐실란 기능기를 도입해 기존 최고 효율의 이리듐 착체 감광제와 비교, 분자활성을 2배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는 감광제를 비롯해, 이 감광제가 만든 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테트라페닐실란은 실리콘 원자를 중심으로 4개의 벤젠고리가 치환된 기능기, 큰 부피로 입체장애를 유도해 주변물질로부터 물질을 격리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개선된 감광제는 물 1리터에서 100리터 이상의 수소 기체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분자활성(turn over number) 1만7000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유기금속 착체 감광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감광제의 분자활성을 높여 수소생산 효율을 향상시킴으로써 기존 탄화수소 개질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광과 지구상에 가장 많은 자원인 물로부터 수소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위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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