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SW자산관리사를 취득한 누적 합격자는 올해까지 총 908명. 이중 1급은 24명, 2급은 884명이다. 합격자 가운데는 소프트웨어 분야 종사자 외에도 연령대와 직업이 다양하다.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합격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그들을 만나 SW자산관리사 취득 배경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최고령 합격자 정동진 수석감리원

정동진 수석감리원은 SW개발사 및 관계자들에게 SW자산관리사 취득을 적극 권장했다

정보시스템 감리업체 네오포인트의 수석감리사로 근무중인 정동진(65) 수석감리원은 최고령 합격자이다. 정 감리원은 정보시스템 감리업무 도중 SW자산관리사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정 감리원은 “공공기관에 컴퓨터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가 불법SW를 제공한 것 때문에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보았다”며 “당시 사건을 계기로 SW의 라이선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뒤, SW 지적재산권에 대해 공부하다가 SW자산관리사에 도전하게 됐다”고 SW자산관리사 취득 배경을 소개했다.

정 감리원은 24명밖에 없는 1급 합격자 중 한명이다. SPC(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로부터 SW자산관리사 전문강사로 위촉받기도 했으며 27개가 넘는 ICT분야 자격증과 위촉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처음 SW자산관리사에 도전할 때는 주위에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SW자산가치의 인식이 낮았기 때문에 SW자산관리사에 도전할 시간에 다른 분야에 에너지를 쏟는게 더 이득이라는 만류를 받기도 했다.

정 감리원은 “1급 SW자산관리사 취득후 정보시스템감리, 컨설팅, 교수, 심사 및 평가활동을 하면서 당당하게 권고하고 지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IT산업 발달에 중추 역할을 하는 SW가 더 많아지면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관리하는 SW자산관리사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감리원은 이어 “기업에서 SW라이선스 및 지적재산관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기업의 경제적 손실 외에도 이미지 실추로 입는 손해는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라며 “이를 대처하는 측면에서도 SW자산관리사의 가치는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가치증대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광명경찰서장 김종섭 총경
정 감리원과 더불어 또 한명의 고연령 합격자가 있다. 바로 지난 4월 광명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한 김종섭(55) 총경이다.

김종섭 광명경찰서장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자산가치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섭 광명경찰서장은 지난해 경찰청 정보통신과장으로 재직하던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재산권의 관리가 공공에서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자발적으로 SW자산관리사 2급에 도전했다.

김 서장은 “자산관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경찰청 내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법적인 권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저작권 형태가 다양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이 많았다고 한다.

김 서장은 “소프트웨어는 패키지 형태 외에도 웹 다운로드로도 구매할 수 있다는 점과 기업용, 공공분야용, 교육용 등 각 용도나 조직에 맞게 계약을 특화해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소프트웨어 구매 프로세스도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김 서장은 “자산가치의 종류와 관리 방법에 대한 의식도 새로 생겼다”며 “지적재산권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이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서장은 향후 SW자산관리사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자산, 즉 소프트웨어가 갖는 자산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서장은 “나중에 국가공인자격증으로 격상된다면 그 사람의 역량을 표시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W자산관리사를 취득한 합격자중 앞으로 취업을 앞둔 학생을 직접 만나보니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싱명대학교 3학년 이태관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 친구나 지인과 함께 하면 더 도움이 된다는 상명대학교 3학년 이태관 씨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태관(24)씨는 음반저작권 관련 업체나 저작권보호센터 등에 목표를 두고 있다. 지적재산권 관련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보니 SW자산관리사가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 씨는 "내년에 취업준비에 들어갈 때 SW자산관리사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프트웨어의 구매부터 폐기까지 전체적인 관리가 가능한 자격증이기 때문이다"라며 SW자산관리사의 비전을 설명했다.

올해 SW자산관리사를 취득한 이 씨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관련분야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SW자산관리사 2급을 취득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 씨는 “소프트웨어 구입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중고등학교 시절 저작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서 불법 다운로드로 게임을 설치하곤 했지만 우연히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적재산권 관련 학과에 진학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이 씨는 이 외에도 “이론적인 공부를 할때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는 관련 분야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 친구와 서로 문제를 던져주고 답을 맞추며 준비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부를 즐겁게 준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며 준비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관련 분야 종사중에서도 SW자산관리사가 크게 도움이 되는 합격자도 있었다.

저작권위원회 최다인 컨설턴트

저작권위원회 최다인 컨설턴트는 SW자산관리사 취득후 왜 정품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는지 논리적인 설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저작권위원회에서 컨설턴트로 재직중인 최다인(26)씨는 ““컨설팅 업무를 하기 위해 업체를 방문할때 불법 소프트웨어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도록 예방차원의 구매를 권장하는 편”이라며 “막연하게 정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왜 정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이 가능해졌다”고 업무 유용성을 강조했다.

최 씨는 지난해까지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어느날 회사가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 걸린 것을 직접 보고 깨달은 것이 많았다고 한다.

최 씨는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를 못했던 터라 충격이 컸다. 창작(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남의 것을 훔쳐서 만든다는 기분이 들었다”며 “그 뒤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회의감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최 씨에게 ‘저작권’ 이라는 인식을 새로 심어준 계기가 된 사건인 셈이다. 최 씨가 저작권위원회에서 일하게 된 것도 이 같은 과거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소프트웨어 구매에 대한 전체적인 관리를 한다는게 최 씨가 SW자산관리사 2급을 취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최 씨는 “무엇보다 컨설턴트로서 신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며 “컨설팅 업무시에도 좀더 포괄적이고 디테일한 설명을 곁들일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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