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와콤 스타일러스 펜 솔루션이 적용된 저렴한 가격의 에이수스 8인치 윈도 태블릿PC.

▲ 에이수스 비보탭노트8

에이수스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2014)에 공개한 8인치 윈도 태블릿PC인 ‘비보탭노트8’을 최근 국내 정식 출시했다. 공개 당시 착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와콤 펜 솔루션이 추가돼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국내서도 펜을 내장한 8인치 윈도 태블릿PC가 없어 이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던 바 있다.

에이수스(ASUS) ‘비보탭노트8’을 직접 사용하면서, 이 기기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에이수스 비보탭노트8 후면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로 두마리 토끼 잡기
각 제조업체가 8인치 윈도 태블릿PC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배경에는 인텔의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가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된 넷북이 쏟아져 나올 때만 하더라도, 일각에선 ‘아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톰 덕분에 기존 노트북이 주는 경험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누릴 수 있음에도 시장은 냉랭했다. 기대 만큼 큰 성능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상] ASUS 비보탭노트7 개봉기

하지만 아톰은 초기 넷북에서의 경험에 이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를 거울삼아 전력 대비 뛰어난 성능을 내는 프로세서로 발돋움했다. 특히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코드명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는 아톰이 가진 부정적인 시각을 쓸어 내리기에 충분한 성능을 보여준다. 제조업체들을 돌아다녀봐도 “이제 제대로 붙어볼만하다”는 자신만만한 말을 자주 듣게 됐다.

‘베이트레일’은 기본저으로 이전 세대인 ‘클로버 크레일’ 보다 성능이 2배 정도 향상됐다. 그래픽 성능은 3배 가량 증가했다. 전력효율도 높아져 10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다. 대기전력효율도 높아져 최소 3주간 버틸 수 있다.

▲ 리그오브레전드 구동 모습

비보탭노트8에 장착된 두뇌도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740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넷북에서 체감했던 버벅거림도 없다. 스와이핑, 화면 전환도 부드럽다.

비보탭노트8의 아톰 성능을 수치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간단하게 게임 하나를 돌려보면서 어떤 성능을 내는지 테스트해봤다. 게임 타이틀은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로 정했다. 내장 그래픽으로도 충분히 게임 진행이 가능할 정도로 낮은 스펙을 요구하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의 AI와 플레이어 5명이 대결하는 스테이지에서 그래픽 품질을 중간으로 놨을 때 평균 40 프레임 정도의 준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베이트레일로도 롤 진행이 막힘없다. 최대 57프레임까지 치고 올라갔다. 초반 약간의 버벅거림을 넘긴다면 이후부터는 격렬한 전투씬에서도 크게 무리없이 구동됐다.

▲ 삼국지를 품다 구동 장면

아톰 프로세서의 또 다른 강점은 전력 효율이다. 이번에는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는 넥슨의 ‘삼국지를품다(이하 삼품)’를 구동하면서 배터리 소모 정도를 체크해봤다. ‘삼품’을 실행하기 직전 배터리 사용량은 91%, '삼품'을 30분 정도 플레이한 후 체크했을 때는 80%를 기록했다. 화면 밝기를 최대로 설정한 후 진행한 결과다.

결과적으로는 30분에 9% 정도의 배터리를 소모한 셈인데, 환산하면 약 6시간 정도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화면 밝기를 어느 정도 줄인다면 더 오랫동안 게임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수스(ASUS)가 공식 발표한 최대 8시간의 배터리 수명이라는 말이 틀리지않았다. 

▲ '삼국지를 품다'를 진행하기 전 배터리 사용량
▲ 30분 후 배터리 사용량

이 외에 대기전력 효율도 높아졌다. 오전 7시 집을 나서 오후 10시에 퇴근하고 확인한 배터리 사용량은 초기 100%에서 7%정도 떨어진 93%를 기록했다. 기기를 켜지 않고 휴대만 하고 있어도 꽤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와콤 펜 추가, 터치 대비 세밀한 조작
아톰 베이트레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강점은 다른 8인치 윈도 태블릿PC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경쟁력이다. 이와 달리 ‘비보탭노트8’만이 가진 경쟁력은 와콤 펜 솔루션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와콤의 EMR 스타일러스펜이 외장 방식이 아니라 내장돼 있기 때문에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바로 쓰기도 용이하다.

내장된 펜의 위치는 비보탭노트8 후면의 아래쪽 가장자리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와콤 디지타이저 스타일러스 펜은 기본적으로 정확성과 속도가 준수하며, 응답성도 탁월하다. 또한 터치 패널에 손바닥을 대고 사용해도 손바닥을 인식하지 않는 팜 거부(Palm rejection) 기능이 추가됐다. 와콤의 1024 단계의 압력감지 레벨 때문에 손글씨를 쓰듯 자연스럽다.

▲ 와콤 스타일러스 펜이 내장됐다.

8인치 윈도 태블릿PC에서 ‘펜을 지원한다’라는 내용은 단순히 ‘메모가 가능하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마우스와 키보드 없이 터치로만 윈도8.1을 쓰기에는 답답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영상] ASUS 비보탭노트8 스타일러스펜 중심의 리뷰

메트로 화면에서야 큼직한 타일들을 터치하며 쓸 수 있지만 데스크톱 화면에 진입하면 창 모서리에 놓여진 ‘창 숨기기’나 ‘전체 화면 표시’, ‘종료’ 등의 작은 아이콘을 누르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손가락 닿는 면적이 크기 때문에 신경써서 누르다 보면, 불 같은 성격에 화면에 대고 무한대로 타격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열어 웹서핑할 때도 마우스 사용이 간절해지기도 한다. 모바일 웹 페이지가 아닌 PC화면에는 생각보다 작디작은 아이콘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 입력 방식 중 펜 입력도 지원한다.

이럴 때 좀 더 세밀한 터치가 가능한 스타일러스펜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펜촉이 꽤 가늘기 때문에 작은 아이콘을 터치하는 데 많은 배려를 받게 된다. 화면에 펜을 가까이 가져가면 해당 위치에 둥근 원이 표시되기 때문에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물론 스타일러스펜이 마우스를 완벽하게 대체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화면이 미끄럽기도 하지만 양쪽 가장자리로 갈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대체품이라기보다는 보완재로 쓰인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 웹 주소도 펜으로 써 입력할 수 있다.

기본적인 펜의 사용성 이외에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기존보다 접근성 높은 사용자경험(UX)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는 ‘원노트(Onenote)’를 통해 노트 필기가 가능하다. 와콤 지원으로 간단한 그림까지도 충분히 그릴 수 있다.
 

▲ 원노트에서 간단한 그림을 그려봤다.

최적의 궁합을 보이는 또 다른 앱으로는 ‘에버노트’와 연동되는 ‘스키치’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찍어 수정도 가능하고 에버노트와 동기화되기 때문에 타 기기에서도 해당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프레시 페인트’도 펜을 사용하면 활용도가 높은 앱이다.

▲ 스키치 앱을 이용해 사진을 편집해봤다.

가격 대비 준수한 지원사격 품목들
‘비보탭노트8’은 인텔 베이트레일, MS 윈도8.1에 와콤 펜 솔루션 추가된 태블릿PC지만 가격은 그에 비해 착한 편이다. 와콤 펜을 지원하지 않는 레노버 ‘믹스2 8’나 에이서 ‘아이코니아 W4’ 등과 동일한 가격인 4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전반적인 하드웨어 성능도 비슷하다. 디자인적으로만 다를 뿐이다.

두 제품 대비 휴대성은 보통이다. 비보탭노트8의 무게는 380g으로 레노버 믹스2 8의 350g보다 무겁지만 에이서 아이코니아 W4의 415g보다는 가볍다. 다만 두께는 10.95mm로 두꺼운 편에 속한다. 이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더 높은 레노버 씽크패드8의 경우 높이진 만큼 가격도 비싸다.

▲ 8인치 태블릿PC는 남성의 손으로 잡을 수 있을만큼의 크기다.

‘비보탭노트8’의 저장공간은 64GB다. SSD를 탑재해 속도는 HDD보다 빠르다. 물론 64GB가 결코 많은 공간이 아님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 에이수스는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개인용 클라우드 웹스토리지를 지원한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배치됐기 때문에 최대 64GB 더 확장할 수도 있다.

이 밖에 ‘비보탭노트8’에는 에이수스 골드 이어 팀 전문가들이 개발한 ‘소닉마스터(SonicMaster)’ 오디오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음질을 향상시키고, 큰 공명 챔버와 배면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보다 탁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피커가 전면에 위치해있지도 않은데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진행할 때 앞쪽으로 쏴주는 듯한 경험을 선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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