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텔 i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투인원 PC ‘탭북’에 이어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기반 보급형 모델인 또 다른 ‘탭북’을 내놨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적은 한편, 8인치 윈도 태블릿PC보다는 확장성과 활용성이 높아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제격인 제품이다.

LG전자 인텔 아톰 기반 2014년형 ‘탭북(11T540)’을 전작(H160)과 직접 비교 사용해보며, 전반적인 성능 향상 및 활용성에 대해 알아봤다.

▲ 2014년형 탭북(11T540)

‘다이어트’는 기본 과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에 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두께를 더 얇게 만들고, 무게를 낮추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투인원PC도 마찬가지다. 투인원PC란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카테고리로 두 가지 폼팩터를 하나에 결집시킨 모델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두께가 두껍고 무게가 무거워 외면 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1Kg 미만의 제품이 나올 정도로 휴대성이 향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투인원PC 트렌드 변화 중심에 선 모델이 LG전자 2014년형 탭북이다. LG전자는 2014년 주력 모델로 980g 대 울트라PC ‘그램’을 내놓을 정도로 휴대성에 집중하고 있는데, ‘탭북’도 ‘그램’의 DNA를 계승해 무게가 더 내리고 두께를 얇게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폼팩터로 진화 중이다.

그간 출시된 탭북 모델들을 모두 비교해보면 2014년형 탭북의 휴대성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짐작할 수 있다.

▲ 2014년형 탭북 후면 두께 측정

탭북 초기 모델인 H160의 경우 인텔 아톰 Z2760 프로세서가 장착된 모델로 지난 2012년 10월에 출시됐다. 두께 15.9mm와 무게 1.05Kg으로 가벼운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차기 모델이 인텔 3세대 i코어로 교체되면서 두께가 19.4mm로 더 두꺼워지고 무게도 1.25Kg으로 0.2Kg이 더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인텔 4세대 i코어 기반 11T730 모델도 Z160과 동일한 폼팩터로 설계됐다.

초기 탭북의 휴대성을 다시 찾은 모델은 지난 1월 출시된 2014년형 탭북(11T740)이다. 인텔 i5 하스웰 프로세서 기반임에도 16.7mm 두께와 1.05Kg의 무게로 전반적으로 휴대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 초기 탭북의 무게

정점을 찍은 모델은 뒤 이어 출시된 아톰 기반 2014년형 탭북(11T540)이다. 인텔 i5 대신 인텔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를 장착하면서 두께는 13.7mm로 더 얇아지고, 무게는 930g로 내려갔다.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했던 탭북 초기 모델(H160)보다 두께는 약 2.2mm, 무게는 75g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 2014년형 아톰 탭북의 무게

수치상의 변화는 두 제품을 동시에 들어보면 보다 확연하게 경험할 수 있다. 1Kg 미만이라는 무게는 생각보다 체감폭이 크다.

고정관념 탈피, 인텔 베이트레일
고정관념은 무섭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그랬다. 초기 아톰이 달린 넷북은 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서 냉대를 받았다. 사용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후에 나온 아톰 프로세서도 괄시를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틀을 깨고자 나온 프로세서가 지난해 인텔이 야심차게 발표한 베이트레일 시스템온칩(SoC)이다.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인 ‘클로버트레일’ 대비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으며, 전력효율도 높아져 기본적으로 1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대기전력효율도 최소 3주간 지속된다.

2014년형 아톰 탭북(TTT540)도 인텔 베이트레일을 장착한 모델이다. 인텔 클로버트레일 프로세서를 장착한 초기 탭북 모델(H160)보다 더 월등한 성능을 보여준다.

두 모델을 비교해보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 성능을 수치로 환산해봤다. 최근 주로 사용되는 퓨처마크의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PC의 전반적인 퍼포먼스를 알기 위해서는 ‘PC마크8’을, 게임 성능을 가늠해보기 위해 3D마크 2013’을 활용했다.
 

 

먼저 ‘PC마크8’ 결과를 비교해보면 ‘홈 액셀러레이티드’ 테스트에서 초기 탭북(H160)이 794점을, 2014년형 탭북(11T540)이 983점을 차지했다. 부분적으로는 초기 탭북이 웹브라우징 0.23초, 캐쥬얼게임 1.8프레임, 포토에디팅에 21초가 소요된 반면, 2014년형 탭북은 웹브라우징 0.22초, 캐쥬얼게임 7.2 프레임, 포토에디팅은 3.1초로 더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게임 성능을 측정한 ‘3D마크 2013’에서는 ‘PC마크8’보다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모바일을 기준으로한 아이스스톰 테스트에서 초기 탭북은 2542점에 그친 반면, 2014년형 탭북은 14119점을 기록했다. 약 6배 정도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전력효율 면에서는 동일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배터리 사용량 측정을 위해서 동영상을 연속 재생시켜봤다. 화면 최대 밝기에서 30분 간 진행했다.
 

▲ 영상 재생을 통해 배터리 사용량을 측정해봤다

측정결과 초기 탭북(H160)은 9%를, 2014년형 탭북(11T540)은 11%의 전력이 소모됐음이 확인됐다.
 

▲ 2014년형 탭북 영상 30분 재생 후 배터리 사용량

전력효율면에서는 초기 탭북이 더 낫다라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꼭 그렇지 많은 않다. 두 모델의 해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해상도를 염두한다면 두 모델의 전력효율을 비슷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팅 시간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측정 결과 2014년형 탭북이 9초에서 10초 정도가 소요된 데 비해, 초기 탭북은 20초 이상의 부팅 시간이 필요했다. 

▲ 2014년형 탭북 부팅 시간

오밀조밀, 풀HD 화면
전작 대비 2014년형 아톰 탭북은 휴대성과 성능 이외에 더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바로 사용 가능한 즉시성, 더 많은 기기들과 호환될 수 있는 확장성도 눈길을 끈다.

특히 풀HD IPS 패널은 LG전자가 PC부문에서 가장 강력하게 밀고 있는 아이템이다. LG전자는 올해 PC 전모델을 풀HD로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2014년형 탭북 역시 풀HD IPS가 탑재됐다. 초기 탭북(H160)의 해상도는 1366x768이다. 크기는 11.6인치로 동일하다.

▲ 2014년형 탭북(좌)와 초기 탭북 비교

해상도가 높아지면 색감이 훨씬 부드럽고 분명하며, 틀을 이루는 선까지 더 얇아보이는 효과를 보여준다. 색번짐 현상도 적다. 특히 보여지는 정보량이 달라진다. 윈도 운영체제(OS)의 경우 해상도가 올라가면 더 오밀조밀하게 화면이 재구성된다. 이를테면 줄 하나가 더 추가된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가시적으로도 해상도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초기 탭북의 경우 아이콘을 바라보면 그 속을 구성하는 픽셀을 볼 수 있는데, 2014년형 탭북에서는 픽셀 자체가 작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다. 3x3 모눈종이와 6x6 모눈종이가 있는데 이 둘의 종이 크기가 같다면, 6x6 모눈종이 쪽이 더 부드럽고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투인원 한계 극복, 아기자기한 UX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USB 3.0 포트가 추가되면서 확장성이 올라갔다. 후면에서 측면으로 자리가 바뀐 오디오 단자는 사용자가 탭북을 돌리지 않고도 꼽을 수 있게 배려한 경우다. 측면에 몰려있던 전면 카메라도 중앙으로 재배열됐다. 키보드 부문은 오목하게 들어간 정도를 더 낮춰 키감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전면 윈도 홈버튼은 물리식에서 정전식으로 교체, 디자인 일관성을 획득했다.

▲ 2014년형 탭북 후면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좀 더 2014년형 탭북을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키보드 우측 끝 쪽에 가상 터치패드 구동 버튼이 추가됐다. 초기 탭북 모델에서는 없었던 버튼이기도 하다. 이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가상터치패드가 표시된다. 사용방법은 일반 노트북의 터치패드와 동일하다. 슬라이딩 방식의 투인원 모델의 경우 키보드 부분이 좁아 터치패드가 빠지게 되는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 가상 터치패드 구동 장면

측면에 위치한 오토슬라이딩 버튼은 탭북을 태블릿PC에서 노트북으로 바꿔준다. 특히 2014년형 탭북의 경우 ‘오토슬라이딩 버튼’을 누르면 변신뿐만 아니라 화면 부팅까지 자동으로 연결된다. 아톰 모델의 경우 화면 부팅이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인텔 i코어 모델은 약 3초 정도 기다려야 했던데 비해 놀라운 속도다.

▲ 노트북 모드로 변신했다

데스크톱 모드 하단 창에 위치한 ‘LG컨트롤센터’와 ‘LG리커버리센터’, ‘LG 업데이트 센터’는 PC 최적화를 터치 한 번으로 가능하게끔 도와준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블루라이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측면에 ‘리더 모드’ 버튼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화면이 마치 흑백 컬러로 바뀌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데, 이를 통해 눈의 피로도가 상당부분 낮아졌다.

▲ 초기 탭북 노트북 모드

종합해보면 2014년형 아톰 탭북의 경우 인텔 i코어 모델의 DNA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낮춘 모델이다.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탭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이 탑재된 윈도 태블릿PC의 경우 엔터테인먼트적인 성향이 짙어 생산성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소비자는 2014년형 아톰 탭북을 한번쯤 고려해 볼만 하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