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나선 30대 주부 A씨. 정문에 들어서자 진동과 함께 휴대폰 화면에 환영 메시지가 나타난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현재 할인중인 물품들의 정보가 뜬다. A씨가 화장품 코너를 지나자 ‘워터프루프 화장법’이라는 광고와 함께 새로 출시된 아이라이너 제품 정보가 전달된다.

사물인터넷의 핵심으로 ‘비콘(Beacon)'이 주목받고 있다. 비콘은 나의 위치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통신 기술이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Bluetooth Low Energy) 기술을 이용해 사람이나 사물 등의 대상의 위치를 파악한다.

▲ 아이비콘 이용 모습 (출처 = 아이비콘 동영상 캡쳐)

NFC 가고 비콘 온다
비콘 기술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지만 스마트폰 대중화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콘은 애플이 지난해 말 iOS7과 함께 ‘아이비콘’을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애플은 기존 NFC(근거리무선통신기술) 대신 비콘을 필두로 차세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NFC의 신호 감지 거리는 10cm미만이지만 비콘은 최대 50mm에서도 신호를 감지할 수 있어 활용분야가 훨씬 넓기 때문이다. 오차범위도 5~10cm 수준으로 비교적 정확하다. 특히, NFC는 스마트폰을 리더기에 직접 태그해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비콘은 비콘 송신기가 설치된 곳을 지나가기만 해도 데이터가 전달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소지한 사용자가 비콘의 신호범위에 들어가면, 비콘 송신기는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앱)에 이 신호를 전달한다. 정보를 받은 앱은 GPS보다 정교한 주파수, 적외선, 블루투스 신호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모니터링해 파악한다.

현재 비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무선통신기술은 저전력 블루투스(BLE)라 불리는 ‘블루투스 4.’0이다. 블루투스 4.0은 배터리 수명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전력 소모가 거의 없다.

이같은 방식으로 비콘 단말기가 설치된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앱에 제품 관련 정보가 나타나는 것이다. 눈치보며 굳이 매장 직원을 찾이 않아도 되는 것이다.

▲ 비콘 개념도 (자료 제공 = 퀸텟시스템즈)

비콘 솔루션 경쟁 이미 시작됐다
NFC보다 넓은 공간에서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비콘은 유통망이나 매장에서 그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차세대 마케팅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비콘 시장도 열기를 띠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말 미국내 254개 애플 스토어에 비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50여개 슈퍼마켓에도 비콘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미국의 ‘에스티모테’ 업체는 아이비콘을 지원하는 장치를 공개했다. 아이비콘이 설치된 매장 앞을 지나면 스마트폰에 매장 쿠폰 등의 알림메시지가 뜬다. 아이비콘 지원 단말 가격은 3개에 99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구글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애플 아이비콘 대항마로 ‘니어바이(Nearby)' 개발을 진행중이다. 구글 계정에서 니어바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위치 정보 전송 기능을 통해 다수의 구글 서비스에 자동접속되는 기능을 지원한다.

▲ 아이비콘 단말기(왼쪽)와 SK텔레콤 비콘 단말기 (사진 제공 = 각 업체)

글로벌은 물론 국내 업체도 비콘 솔루션 상용화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4종류의 비콘 단말기와 이를 활용한 실내 위치 플랫폼 ‘위즈턴’을 선보인바 있다. SK텔레콤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잠실 SK 나이츠 홈구장에서 비콘을 활용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음파통신 업체 ‘퍼플즈’는 마카롱 모양의 비콘을 선보이며 ‘레코 아이비콘(RECO iBeacon)’ 사업을 시작했다. 퍼플즈는 하드웨어에 치중한 기존 비콘 제품과 달리 신호안정성과 보안성을 강화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기업 ‘퀸텟시스템즈’는 비콘을 활용한 마케팅 플랫폼 ‘인페이버’와 비콘 솔루션 ‘인페이버 비콘 매니저’를 출시했다. 이 업체는 자사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CRM과 비콘 기술을 접목해 소상공인을 타겟으로 한 비콘 솔루션을 내놨다.

비콘이 그리는 미래
비콘은 현재 모바일 마케팅 서비스 기술로 사용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쿠폰 안내, 제품 정보 제공 등의 광고 플랫폼으로 이용하지만 재난 시 탈출경로를 안내하는 실내 측위 서비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

GPS 위치추적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는 실내에서 비콘이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형 건물 내부나 병원, 리조트 등에서 비상 탈출 경로와 대처 요령을 제공하는 비콘 서비스도 이미 등장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구글 글래스나, 스마트 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도 점쳐지고 있다. 비콘이 사물인터넷 핵심으로 자리잡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예측도 있다.

▲ 아이비콘 단말기 근처로 가자 스마트폰에 가방의 정보가 나타난다 (출처 = 아이비콘 동영상 캡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비콘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지만 보안성은 떨어진다. 단말을 직접 리더기에 접촉해야 하는 NFC는 보안은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50m 범위에서 통신이 가능한 비콘으로 모바일 결제를 한다고 하면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위치, 연령대, 소비 패턴 등을 파악한다는 점은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가 자동으로 제공된다는 것도 스팸 메시지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콘이 활성화되면 모바일 결제 시장과 위치 기반의 마케팅 광고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모바일 보안이나 개인정보유출 등은 비콘이 아니라도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