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끼리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정영석 노리온 소프트 대표

[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넥슨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개발을 총괄했던 정영석 디렉터가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 그것도 모바일에서 전례가 없었던 대전형 레이싱 게임이다.

'카트라이더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그였기에 이같은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2012년 말 넥슨을 퇴사하고 노리온 소프트를 세웠다. 이후 지금까지 조용히 모바일 레이싱 게임 '티티레이서'를 개발해왔다.

노리온 소프트를 창업한 것은 그만의 동기부여가 있었다. 넥슨 내에서는 조단위 매출을 책임지는 개발총괄이었지만 100억 정도를 버는 소소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게 정영석 대표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카트라이더를 즐겼던 '캐주얼 유저'들이 무엇보다 큰 그만의 동기부여다.

"캐주얼 유저들은 PC앞에 오랜시간 앉이 있지 않는다. 그야말로 틈틈히 게임을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어야 한다. 모바일 게임은 특히 그렇다. 카트라이더가 그랬듯이 그들을 위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빠른 싸이클 옛말, 철저한 준비만이 살길
노리온 소프트는 넥슨 출신 개발자들 6명이 주축을 이뤄 탄생했다. 그리고 최근 2명의 PM이 충원되어 총 8명이 레이싱게임 하나만 1년 반째 개발중이다.

모바일 게임이 평균 3~5개월 정도의 개발기간을 갖는 반면 1년 6개월 이라는 시간은 개발기간이 매우 긴 편에 속한다. 빠른 싸이클은 옛말이고 이제는 철저히 준비되지 않으면 모바일 게임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모바일 게임은 예전에는 빨리 만드는게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실한 아이디어, 확실한 투자처, 확실한 개발자 등 이 3요소가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 인력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 그동안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힘들었다. '이렇게 플레이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부분도 '어떻게 포장해서 유저가 원하는 부분과 연동을 이룰 것인가' 를 잡아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카트라이더를 개발할 당시 정 대표는 혼자였지만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가정도 꾸렸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아빠가 카트라이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한다고 한다. 딸아이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족을 만나고 나서 처음 선보이는 게임이 '티티레이서'다. 크게는 캐주얼 유저들을 위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작게는 아빠가 만든 게임이 재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의 뉘앙스는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그랬듯이, 당구를 대체하는 대표적인 놀이의 대명사를 의미하는 듯 했다.

티티레이서란?
모바일 레이싱 게임은 '다함께 차차차', '리얼레이싱3' 등 기존에도 출시작은 많았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다함께 차차차는 레이싱이라기 보다는 런닝게임에 가깝다. 차차차 외에는 뚜렷한 히트작이 없기 때문에 티티레이서에 거는 유저들의 기대는 크다.

"모바일 레이싱 게임은 흔히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조작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더 심플하고 재미를 증폭시킬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유니크한 조작방식으로 기존 레이싱 게임과 차별화 했다. 무엇보다 친구와 부담없이 '대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티티레이서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정영석 노리온 소프트 대표(오른쪽)와 최근 개발에 합류한 김용환 PM이 기자와 함께 티티레이서 대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은 기자가 1등을 차지했다)

실행화면을 지나고 자신이 탈 차량을 고른 후 방에 입장하면 10초도 채 안되는 시간에 스타트 라인에 선다. 실행이 매우 빠르다. 언제든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 와닿는 순간이다.

게임의 전체적인 진행은 카트라이더의 '아이템전'과 흡사하다. 달리는 도중에 차량 위로 물음표가 그려진 박스를 지나치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표창, 방어막, 물풍선 등 카트라이더 에서 볼 수 있었던 아이템들을 사용해 상대의 추격을 저지한다.

단, 아이템의 종류와 효과는 카트라이더보다 월등히 업그레이드 됐다.

카운트를 마치고 출발할때 타이밍을 맞춰 아이템 사용 버튼을 누르면 카트라이더 처럼 부스터 출발을 할 수 있는 디테일도 담았다.

자연스럽게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핸들을 조작하고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아이템을 사용한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조작이다. 인터페이스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보안상 게임 화면 자체를 촬영할 수는 없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기다리는 순간이 없기에 빠르게 입장해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뼛속까지 개발자
게임 개발은 갖고 있지 않은 기술을 뛰어 넘으려고 할때 애로사항이 생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더라도 갖고 있는 퀄리티 안에 다 구현해야 한다고 정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에서 오는 애로사항은 어쩔수 없다. 노리온 소프트는 네시삼십삼분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다.

"큰 회사는 내부적인 협업 시스템이 있지만 스타트업을 차리고 나니 개발자 2~3명이 DB부터 클라이언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 챙겨야 한다. 다른 곳과 퍼블리싱을 진행한 적은 없지만 4:33은 일처리 진행속도도 빠르고, 기술적인 지원도 해주고 있다"

게임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면서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며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정 대표의 눈은 천상 개발자의 눈이다.

"게임이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이 이뤄지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더 끈끈하게', '더 알차게'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기다려달라"

한편 티티레이서는 오는 9월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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