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양태훈 기자] 이통3사가 약 13만대에 달하는 팬택의 스마트폰 구매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250여개에 달하는 팬택의 협력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당장 오는 31일 자정까지 팬택으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면 은행으로부터 본격적인 차압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택이 이달 말까지 550여개의 팬택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해야할 대금은 500억원 규모로, 팬택은 약 13만대에 달하는 재고물량을 이통3사측에 공급해 해당 대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이통사측이 이를 거부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서울 상암 팬택 본사 <사진=팬택>

팬택은 지난 24일 이통3사가 상거래 채권 상환을 무이자로 2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이달 말까지 협력 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들이 줄도산의 위험을 겪게 돼 이통사가 물량 구매를 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팬택 한 관계자는 “이달 1800여명 팬택 임직원들의 월급이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월급보다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해야할 대금마련이 급해 이통3사측에 물량 구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팬택의 협력업체들은 지난 5월과 6월, 팬택의 경영불안으로 인해 제공한 물량의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부도 통지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진표 팬택 협력사협의체 대표는 “이달 말까지 팬택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면 약 25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차압절차에 놓이게 된다”며 “줄도산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이통3사가 팬택 물량을 구매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업계에서는 팬택의 채권에 대한 유예결정을 내려준 것 외에도 지난 6월과 7월 약 20만대에 달하는 팬택 재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추가 물량을 구매하는 것은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팬택으로부터 13만대에 달하는 물량을 구매, 팬택이 협력사에 대금을 지급하려면 적어도 30일 안에는 팬택과 거래를 진행해야한다”며 “현재 내부적으론 오는 31일 팬택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여부를 지켜본 뒤 물건을 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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