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PC의 탈은 쓴 안드로이드북이 속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태블릿의 약점을 극복하고 모바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지원사격을 받는 안드로이드북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해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LG전자 관계자는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PC 폼팩터는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안드로이드 탭북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7월 28일 대표적인 투인원PC인 탭북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한 ‘안드로이드 탭북(모델명 11TA740)을 선보였다. 제품명 그대로 기존 탭북 하드웨어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저전력 프로세서인 인텔 4세대 하스웰 i5-4200U가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11.6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가 달렸다. 1.05Kg의 가벼운 무게와 16.7mm 얇은 두께를 갖춘 휴대성 높은 모델이다.

128GB SSD 저장공간을 갖췄으며 4GB 메모리를 탑재했다. 안드로이드는 4.2.2 젤리빈 운영체제가 적용됐다. 안드로이드가 리눅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다양한 확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USB 3.0과 HDMI 등도 지원된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벗어나 PC 시장 개척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모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대부분 모바일 기기였다. PC부문에서는 안드로이드를 대신해 크롬 운영체제 기반의 크롬북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굳이 안드로이드를 PC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지만 안드로이드북이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는 긍정적인 반응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은 멀티미디어 기능만큼은 높았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진화 과정 상에서 PC폼팩터의 활용은 이미 예견됐었던 수순이며, 제한적인 크롬북보다는 모바일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안드로이드가 더 높은 사용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기존 태블릿이 액세서리 형태의 키보드를 이용하는 부수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PC 형태로 제작함으로써 태블릿의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크게 확장됐다는 데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무려 84.6%다. 최근 웹 트래픽에서도 안드로이드는 iOS를 눌렀다. 구글 플레이 앱수도 무한정 늘어나고 있다. 안드로이드북의 노림수는 이미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겨냥한 PC폼팩터다. 제한적인 크롬북의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보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더 많은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안드로이드북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모바일을 겨냥한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기존 PC가 수행해왔던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유연한 멀티태스킹과 작업 내용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 단축기 활용 등 여러 제반 사항이 갖춰져야 한다.

▲ HP 슬레이드북 14

전통적인 PC시장의 강자인 HP도 안드로이드북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슬레이트북 x2’ 안드로이드북을 출시한 HP는 지난 4일부터 후속작 ‘슬레이트북 14’ 판매를 시작했다. 테그라4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14인치 화면 크기를 갖춘 모델이다.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이 적용됐다.

HP는 ‘슬레이드북 14’를 429달러로 출시하면서 저가형 노트북 시장의 대안으로 안드로이드 북을 전면에 내세울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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