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밖에서는 큰 건물만 찾아가면 되는데, 안에만 들어오면 미로찾기처럼 길을 못찾겠어”

환승역에서, 때로는 백화점에서 어르신들이 자주 길을 물어보면서 하는 말이다. 때로는 백화점에서 원하는 매장이 어디 위치한지 몰라 위아래층을 몇 차례 오갈 때도 있고, 비교적 복잡하게 얽혀있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나 부산 샌트럴파크에서 특정 식당으로 오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소위 멘붕에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복잡하게 꼬인 실내위치를 찾을 수 있는 명민한 솔루션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퀄컴의 실내위치측정기술인 ‘이잿(Izat)’이다. LG전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3’에 세계 최초로 첫 상용화됐다. 현재 서울 20여개 지역의 내부를 ‘G3’와 ‘이잿’ 기술을 ‘다울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오는 16일까지 타임스퀘어몰에서 진행되는 ‘이잿’ 체험 행사에 직접 참관, G3를 통해 실내위치측정 기술을 경험해봤다.

▲ 퀄컴 이잿이 적용된 LG G3

층간 위치측정도 ‘척척’, 실내 미로찾기 ‘안녕’
퀄컴은 오래전부터 실내위치측정 기술을 준비해왔다. ‘이잿(IZat)’은 ‘Where location is at’에서 뒤의 ‘is at’을 발음나는대로 옮겨 적은 기술명이다.

위치측정은 대체적으로 포어그라운드와 백그라운으로 구동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실외와 실내의 위치를 측정해준다. 포어그라운드와 실외 위치측정에 주안점을 둔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현재 흔히 쓰는 지도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T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퀄컴의 이잿은 백그라운드 내에서 실내위치를 측정해주는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퀄컴 이잿은 블루투스가 아닌 와이파이를 활용해 실내 위치를 측정한다. 실내 설치된 와이파이 AP의 위치나 신호세기 등을 고려해 현재 사용자의 위치를 가늠한다. 평균적으로 현재 국내 와이파이 품질 사정상 5m에서 7m 오차범위 내에서 비교적 정확한 위치를 찾아준다. 향후 와이파이 성능과 품질이 올라가면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

박지철 퀄컴 이잿담당 마케팅 이사는 “와이파이가 802.11ac로 진화하면 오차범위가 2m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며, “내년 2분기 정도면 현재보다 정확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타임스퀘어 내부 광장에서 현재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현재 위치를 알아보기 위해 타임스퀘어 1층 내부 광장에서 LG G3를 이용해 ‘다울지도’를 구동시켜봤다. 첫 화면에서는 타임스퀘어를 중심으로 실외 지도가 뜬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듯 하더니 2초 정도 지나자 실내 화면으로 새로고침됐다. 새로고침된 화면에서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

실내위치측정 기술은 한계로 자주 지적되는 부분은 층간 위치 측정이다. 실외와는 다르게 실내는 층간 위치까지 파악해줘야 한다. 퀄컴 이잿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와이파이뿐만 아니라 단말기에 탑재된 센서까지 활용한다. LG G3의 경우 장착된 압력센서를 이용한다. 기압의 변화에 따라 층을 구분해준다. 또는 와이파이 접속포인트와 단말과의 거리를 산출해 현재 위치를 추정해주기도 한다. 전방위적으로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셈이다.

다만, 첫 위치를 측정한 타임스퀘어 내부광장은 천장이 없는 뚫린 공간으로 층간 구분이 없어 위치 찾기가 난해한 지역이다. 대체적으로 악조건 속에서도 현재 위치를 잘 찾아준다. 층간 구분을 어려워하면 사용자가 임의로 층을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 층간 구분없이 뚫린 구조로 설계된 타임스퀘어 내부 광장

타임스퀘어 내부 광장에서 지하1층에 위치한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다. 매장명을 입력하고 내비게이션 기능을 켜니 바로 안내를 해준다. 1층 지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위치를 가리킨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1층 지도가 사라지면서 지하 1층 지도로 업데이트 된다. 에스컬레이터로부터 카페까지 다시 길을 안내한다.

▲ 길 안내를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오자 지도가 지하 1층으로 바뀌었다.

차량에서 일차원적으로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에 비해 퀄컴 이잿을 통해 사용해본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은 꽤 입체적인 인상이다. 사용자의 위치를 알려주는 적색커서는 1초간격으로 깜빡이면서 현재 위치를 지속적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빠르게 달리는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내비게이션의 정확도와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정도면 실내에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듯하다. 지하1층에서 지상 4층에 위치한 식당을 검색해 찾아갔을 때도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길을 안내해준다. 더 이상 미로같은 건물 구조에 정신을 놓을 필요는 없다.

발전가능성 농후, 스냅드래곤 지원
퀄컴 이잿은 정확한 실내위치측정만큼이나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술이다. 단말 확대와 지원되는 에코시스템의 넓이만큼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북미의 경우 이미 120여개 사이트가 이잿 솔루션을 적용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에코시스템보다 지원 단말이 먼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북미에서도 이잿 지원 애플리케이션이 개발 중이며 곧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퀄컴은 이잿의 에코시스템 확대를 위해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업체와 앱 개발자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는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이잿 적용을 검토 중에 있다. 조만간 네이버 지도에서 이잿 솔루션을 활용할 수도 있다.

▲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오는 16일까지 퀄컴 이잿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퀄컴 이잿은 퀄컴의 모바일AP인 스냅드래곤에 적용되는 솔루션이다. 통신모뎀에 임베디드 형태로 적용된다. LG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퀄컴 이잿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AP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갖추고 있는 스냅드래곤을 통해 보다 다양한 제조업체들을 통해서도 이잿 지원 단말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 전력효율을 들 수 있다. ‘이잿’ 솔루션에서 위치정보를 측정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전달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에 애플리케이션이 위치정보를 비롯한 모든 역할을 도맡아할 때보다 전력소모가 줄어든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물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이잿이 쓰일 수 있다.

위치정보에 따른 보안 문제는 이잿 측면에서는 없다.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이잿 기능을 끌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내위치측정정보는 단말에서도 맴돌뿐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는다. 박 이사는 “순수 이잿 측면에서는 보안 이슈가 없다”며, “위치 측정 시 단말이 기억하는 실내위치정보도 바로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퀄컴 이잿 지원 단말은 LG G3가 유일하다. 퀄컴과 LG전자가 이잿 적용을 위해 협력한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후속작인 LG ‘G3 캣6’에서도 이잿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술적으로 이잿 적용이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G3 캣6 이잿 적용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적용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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