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AP 시장서 오랜만에 기지개를 편다. 올 하반기부터 전략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장착해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그간 삼성은 모바일AP 시장에서 퀄컴에 가려져 지속적으로 점유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엑시노스 사이트에 차세대 엑시노스 시리즈와 모뎀군을 정식 게재했다. 쇼케이스에는 전략 모델인 ‘갤럭시 알파’도 추가됐다. 하반기 전략 모델에 투입될 ‘엑시노스5430’과 ‘엑시노스모뎀303’은 이미 생산에 돌입했다.

▲ 삼성 차세대 엑시노스5430

갤럭시S 시리즈와 동거동락 ‘엑시노스’
삼성전자는 2010년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필두로 모바일AP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이 높아질수록 탑재된 엑시노스 프로세서의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형식이다. 갤럭시S는 7개월만에 1000만 대 판매량을 돌파, 2011년까지 약 20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의 첫 번째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4210’이 탑재된 ‘갤럭시S2’는 2012년 2월 글로벌 공급 2000만대를 돌파할만큼 전작에 비해 높은 실적을 거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1년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삼성 엑시노스4412와 LTE모뎀을 엮어 세계 최초 쿼드코어 LTE폰인 ‘갤럭시S3’를 내놓으며 절정을 찍었다. 갤럭시S2보다 약 2배 정도 빠른 판매속도를 보인 갤럭시S3는 출시 5개월만에 300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갤럭시S 시리즈에 힘을 얻은 삼성 모바일AP는 글로벌 시장에서 2011년 두자릿수인 10.1%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에는 11.1%로 성장곡선을 이어갔다.

▲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19일 업체 관계자는 “엑시노스는 타 제조업체 몇몇 기종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만 국한돼 탑재되다 보니 전략 스마트폰 판매량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였다”며, “자연스럽게 모바일AP에 대한 점유율도 높아졌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의 통합LTE칩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LTE 시장 대응이 늦어 지난해 ‘갤럭시S4’부터는 퀄컴 스냅드래곤600과 엑시노스5410으로 이원화해 출시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5’도 마찬가지로 퀄컴 스냅드래곤801과 삼성 엑시노스5422로 각 시장마다 구분해 내놓았다. 국내 모델은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이 장착됐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퀄컴칩이 탑재됐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경우에도 ‘갤럭시노트2’를 제외하고 모두 퀄컴칩과의 이원화 체제로 각 국가에 맞게 판매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AP 시장 점유율도 2013년을 기점으로 하락했다.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점유율은 7.9%로 낮아졌다. 순위로 4위로 밀려났다. 반면 퀄컴은 54%로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독주 체제를 굳건히 했다.

▲ 삼성전자 갤럭시S4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첨병으로 원위치
‘갤럭시 알파’와 ‘갤럭시노트4’에 차세대 엑시노스 프로세서와 엑시노스 모뎀이 탑재됨에 따라 삼성이 모바일AP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LTE통신모뎀 개발과 20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엑시노스 모뎀 303’은 LTE 카테고리6를 지원하는 베이스밴드다. 국내의 경우 광대역LTE-A를 지원하는 모뎀이다. LTE 주파수 20MHz 대역폭 두 개를 엮어, 또는 20MHz 대역폭과 10MHz 대역폭 2개 주파수를 엮어 40MHz 대역폭에서 하향 최대 30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그간 광대역LTE-A를 지원하는 모뎀은 퀄컴 고비9x35와 인텔 XMM7260이 유일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모뎀303을 상용화함에 따라 그간 뒤쳐졌던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도 LTE카테고리6 지원 모뎀이 출시됨에 따라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능과 전력효율을 동시에 잡은 ‘엑시노스5430’은 기존 28나노미터에서 20나노미터로 공정이 보다 미세화됐다. ARM A15코어와 A7 코어가 빅리틀 프로세싱 방식으로 엮인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전력효율은 이전 대비 25% 향상됐다. WQHD뿐만 아니라 WQXGA에도 대응한다. HDMI를 통해 UHD TV와 연결해 쓸 수도 있다.

▲ 삼성 엑시노스가 탑재되는 갤럭시 알파

‘엑시노스5430’ 상위 버전인 ‘엑시노스5433’은 ARM의 상위 코어 모델인 A57과 A53이 적용될 예정이다. 64비트를 지원한다. 말리 T760 GPU가 결합된다. ‘갤럭시노트4’ 탑재가 유력시되는 모바일AP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전략 모델에 엑시노스를 탑재함에 따라 퀄컴과의 종속관계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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