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집에만 9개의 청소기가 있다. 직접 사용해보면서 개선점들을 연구개발팀에 전달했다. 어쩔때는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냈다. 연구개발팀이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할만큼 공들였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선청소기 브랜드 ‘코드제로’를 론칭하면서 제품 연구개발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HA사업을 맡으면서 눈여겨 봤던 부문이 청소기였다”며, “다이슨만 하더라도 탄생된지 15년 정도 된 업체인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글로벌 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기에, LG전자도 이번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이어 조 사장은 “청소기 시장은 130억불이나 될 정도로 세탁기나 냉장고에 뒤지지 않는 규모로 설장했다”며, “기술 등 관련 부분들이 충분히 확보됐음에도 (LG전자 청소기 사업) 힘을 못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찌보면 세탁기나 냉장고보다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무선 청소기 풀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코드제로’라는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LG전자는 2000년 대 초반부터 코드리스 청소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진공 청소기, 핸드스틱 청소기, 침구 청소기, 로봇 청소기 등 전 제품에 무선 기술을 완성했다.

조 사장은 “과거 일반 무선 청소기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반 진공청소기의 낮은 흡입력과 10분도 채 사용할 수 없는 낮은 배터리 효율을 꼽을 수 있다”며, “지금은 충분히 배터리 성능을 낼 수 있고, 모터 기술도 발전해 적은 전력으로도 충분한 일반 청소기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세탁기의 다이렉트 드라이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진공청소기에 처음 탑재했다. 독자 개발한 모터로 기존 모터의 브러시 장치를 전자회로로 대체해 10년 이상 긴 수명과 고효율, 고성능을 구현한다. 배터리는 최대 출력 80V를 구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파워팩을 내장했다. 일반 모드 기준 최대 40분, 강 모드에서도 17분 동안 청소가 가능하다. 흡입력은 200W다.

조 사장은 “실제로 여러 무선 청소기를 사용해봤더니 방에 흩어져 있는 알갱이, 화문에 떨어진 종이 조각 등을 제대로 흡입하지 못했고, 앞뒤 구분 없는 필터 관련 문제점 등이 눈에 들어왔다”며, “사용하면서 발견됐던 여러 편의성 문제 등 각종 아이디어나 개선해야 할 점 등을 연구개발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당초 LG전자 무선청소기 신제품은 지난해말 혹은 연초 출시할 예정이었다. 다만 명품이 아니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조 부사장은 무선청소기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 편의성 등을 계속해서 개선해 올 하반기 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여 계속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나갔지만 승산이 없음을 판단하고 방향을 틀었다”라며, “청소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매진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조 사장은 커넥티비티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준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 사장은 “기존 제품을 준비된 상태로 먼저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고 5년 뒤 또는 10년 뒤 우리 제품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세탁기 전체 물량의 65%가 이미 NFC를 탑재했으며, 냉장고, 오븐도 NFC나 와이파이를 접목시켜 나가고 있다. 시큐리티 또는 유통 회사들에게도 관련 기술을 오픈소스로 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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