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일본)=김문기 기자] 엡손이 최근 미국 시장 안방 공략을 위한 플래그십 홈 프로젝터 ‘LS10000’을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에 순차 판매될 예정인 LS10000은 내년 초 국내 시장에도 상륙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에 앞서 이 제품을 일본 나가노현 엡손 토요시나 사옥 4층에 설치된 씨어터룸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 일본 나가노현 엡손 토요시나 사옥 4층에 설치된 씨어터룸에서 LS1000 프로젝터를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엡손이 홈 프로젝터를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차별점은 TV와는 다른 대화면과 가격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40인치 TV를 연결해 200인치 대화면을 구현하려면 총 25대의 TV가 필요하다. 물론 200인치 TV 한 대를 구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이것도 저것도 엄청난 가격 부담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프로젝터에 있어 200인치라는 크기는 충분히 해결 가능한 기능이다. 가격 또한 더 저렴할 수 있다.

엡손 관계자는 “예를 들어 80인치의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40인치 TV가 4대 있어야 하고, 그 가격은 240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100인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50인치 TV 4대가 필요하고, 이 또한 4000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치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하지만 풀HD 프로젝터의 경우에는 적게는 799달러에서 많게는 2899달러라는 가격으로도 이를 상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40인치 화면(좌측 하단)과 200인치 화면 크기 비교

엡손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홈 프로젝터로 4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10명 중 4명은 엡손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용자 니즈를 근간으로 해 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플래그십 모델이 ‘파워라이트 프로 시네마 LS10000’ 홈프로젝터다. LS10000은 영화관을 오롯히 가정 내로 옮기는데 집중한 제품으로, 실제 경험해본 결과 5가지 차별화된 강점을 갖추고 있음이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스펙으로 LS10000은 엡손의 새로운 반사 레이저 기술이 적용됐다. 홈 프로젝터 영역을 넘은 상위급 모델에서 쓰이는 기술로 그간 1만 달러 이상의 제품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게 엡손 측의 설명이다.

반사 레이저 기술을 통해서 콘텐츠 감상에 있어 완전한 블랙 화면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엡손에서는 이를 ‘엡솔루트 블랙’이라고 표현한다. 실제 감상한 영화 애프터 어스 데모 장면에서 화면 전환이 이뤄질 때 마치 프로젝터가 꺼진 듯한 블랙 화면을 경험할 수 있었다.

LS1000은 기본적으로 풀HD 해상도를 구현하는 3LCD 기술이 접목됐다. 3LCD 프로젝터란 프로젝터의 램프 광원이 투과되는 액정표시장치(LCD)가 3개인 프로젝터를 말한다. 3LCD 기술은 영상을 3개의 액정표시장치를 사용해 광원, 즉 램프에서 나온 빛을 3원색인 빨강과 파랑, 초록으로 분리한 뒤 프리즘을 통해 다시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해 스크린에 투영하는 기술이다.

풀HD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업스케일링 기능을 통해 4K 구현이 가능하다. 4K 구현은 총 5단계로 설정이 가능하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한 장면에서 배우 톰 크루즈가 입은 복장의 디테일함과 흙으로 뒤덥인 땅의 재질이 4K 설정마다 좀 더 풍성한 화면으로 감상이 가능했다.

▲ 파워라이트 프로 시네마 LS10000 홈 프로젝터

예열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현장에서 켜고 끌 때마다 1초 내외로 바로 반응한다. 화면이 꺼지면서 덮개가 닫히고, 덮개가 열리면서 화면이 다시 켜지는데 잠깐의 기다림도 허용치 않는다.

3D 영상감상도 가능하다. 3D 콘텐츠 감상을 위해서는 엡손의 별도 3D 안경이 필요하다. 3D 안경은 극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경과 흡사한 디자인과 휴대성을 갖추고 있다. 앙옆이 약간 튀어나와 있다는 점과, 코 위 부분에 충전을 위한 5핀 포트와 상단 온오프 스위치가 자리할 정도의 두께를 제외하고는 착용감에 있어서는 비슷하다.

3D 영상은 영화 ‘휴고’의 오프닝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대도시의 전경에서 시작돼 서서히 기차역으로 줌인되는 장면에서는 3D가 줄 수 있는 몰입감을 충분히 선사한다. 시계탑 속 톱니들의 움직임과, 주인공이 좁은 통로들을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엡손 관계자는 “LS10000의 수명은 3만 시간이다”라며, “이를 환산하면, 하루 2시간씩 40년을 쓸 수 있는 정도로 긴 수치이며,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극장에 걸렸던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내년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만 약 89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출시가격도 이와 비슷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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