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지난 2007년 빌 게이츠가 주목했던 국내 기업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에 1,05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업게에 따르면 모뉴엘(대표 박홍석)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채권은행에 수출채권을 갚지 못해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로봇청소기 '클링클링'과 아트PC 등 생활가전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1조1,4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알려졌었다.

업계에서는 모뉴엘의 회계 조작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3조원에 가까운 누적 매출과 2,7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실제 영업활동현금 흐름은 39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부상으로는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실제로 회사에 들어온 돈은 매우 작았다. 

▲ 로봇청소기 제조업체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뉴엘은 지낸 2011년 코스닥 상장사인 잘만테크를 22억7,000만원에 인수해 해외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잘만테크는 경영실적 악화로 대규모 손실과 자본잠식이 진행 중이다.

돈은 못 벌면서도 투자현금 지출은 급속하게 증가했다. 2008년 9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478억원을 6년간 1,219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투자는 부동산 및 자회사 지분확보에 집중됐다.

겉으로는 우량기업이었기에, 금융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모뉴엘이 금융권에 빌린 금액의 규모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7년 CES의 기조연설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모뉴엘 같은 기업을 주목하라 밝힌 후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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