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31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통해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출시된다. 아이폰6 시리즈 론칭에 맞춰 이통3사는 다양한 론칭쇼를 계획 중이다.

이통사는 이번 아이폰6에 쏟아지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통해 단통법으로 인해 얼어붙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가격이 아닌 서비스 및 혜택을 기반으로 한 경쟁, 외산폰 무덤으로 알려진 국내 시장의 선택폭 확장 등 여러 난제를 해결하려는 터닝포인트로 삼을 요량이다.

▲ 2009년 아이폰3GS 론칭 당시 KT 김우식 사장(우)과 대한민국 1호 아이폰 개통 고객(허진석 분)이 쇼 아이폰 개통 행사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폰 쇼크, 새로운 문화 창조
아이폰이 첫 도입됐던 2009년 11월만 해도 소위 ‘아이폰 쇼크’라 불릴 정도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국내 시장에 아이폰을 처음으로 들여온 KT도 역전의 한 방이 필요한 시기였다. KT는 그 한 방을 키워 대대적인 론칭쇼를 기획했다.

2009년 11월 28일 KT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아이폰3GS 론칭행사를 열었다.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또는 아이폰을 경험해보기 위해 소비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줄 서 있는 사람들, 대형 트레일러에서 아이폰을 구경하는 사람들, 실내 체육관에서 아이폰을 개통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KT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출시 10일 만에 1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아이폰은 KT’라는 공식도 이 때부터 발현됐다.

기세를 몰아 KT는 아이폰4가 출시된 2010년 9월 10일 KT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100명을 초정해 론칭쇼를 열었다. 아이폰3GS의 열기를 이은 아이폰4는 예약가입에만 26만 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아이폰의 열기에 위기감을 가진 SK텔레콤은 2011년 상반기 아이폰4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2강 체제가 구축됐다.

2011년 11월 11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4S는 SK텔레콤과 KT의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동시 출시되기까지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셈이다.

▲ 2011년 SK텔레콤은 아이폰4S 론칭쇼를 열었다.

후발주자였던 SK텔레콤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폰4S 론칭쇼에 대대적인 비용을 투자했다. 11월 11일 자정을 기점으로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1층에서 ‘아이폰4S 퍼팩트매치 론칭파티’를 열었다. 가수 타이거JK와 윤미래 뿐만 아니라 배우 원빈과 신민아 등이 총출동했다. 자정에는 아이폰4S 카운트다운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KT는 11일 8시 아이폰4S 론칭쇼를 열고 당시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인 ‘애정남’의 개그맨 최효종과 함께 경쟁사보다 KT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하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해 대항했다.

▲ KT는 아이폰을 가장 먼저 들여온 이통사라는 점을 론칭쇼마다 강조하고 있다.

절정은 2012년 아이폰5가 찍었다. SK텔레콤은 아이폰 론칭쇼 규모를 확대, 론칭 전날인 12월 5일 오후 10시부터 6일 새벽 3시까지 서울 강남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최고니까 5면된다 퍼팩트 매치’ 행사를 열고 아이폰5 예약가입자들을 초청했다. 출연진들도 화려했다. MC는 방송인 지석진이 맡았다. 출연진으로는 에픽하이, 달샤벳, 구준엽, 허밍에반스트레오 등이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KT는 ‘아이폰의 역사’라는 슬로건을 걸고 6일 KT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폰 예약자를 초청했다. 유스트림을 통해 아이폰 론칭쇼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를 기점으로 론칭쇼의 정점을 찍었다. SK텔레콤은 서울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론칭쇼를 가진 바 있다.

이통사 론칭쇼 폐지, 조용했던 아이폰5S
규모가 점점 커져갔던 이통사의 아이폰 론칭쇼는 지난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S에 대한 론칭쇼를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1호 가입자 행사만 유지한다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절정을 이룬 아이폰5 행사 때와는 완전히 다른 대응에 소비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만한 사정은 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가 유독 아이폰만을 편애한다는 소리가 높아졌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의 하락세도 한 몫을 담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작보다 단기간 많은 판매량을 보였던 아이폰5S였지만 국내서는 싸늘했다.

SK텔레콤과 KT도 아이폰만 특별 대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론칭쇼를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론칭쇼는 애플과는 큰 관련이 없다.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다. 국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뿐만 아니라 여타 외산폰 업체들에게도 달가울리 없는 행사다.

론칭쇼에 따른 마케팅 효과도 미비해졌다. 아이폰은 별도로 이벤트를 열어야 할만큼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아니게 됐다. 판매량 또한 하락세로 돌아셨다.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해 밤새도록 줄 서 있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일어났다.

국내서 애플 아이폰은 2012년 아이폰5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이폰 도입 초기부터 10%의 점유율을 유지해왔으나 2011년 아이폰4S가 출시된 이후부터는 그 기세가 줄었다. 2011년 330만 명 수준이었던 아이폰 사용자는 2011년 9월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15.2%의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2012년 3월 13.1%로 내려가고 같은해 9월에는 9.3%까지 주저 않았다.

아이폰5가 출시된 2012년 4분기에도 점유율을 더 내려가 8.5%를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아이폰 국내 점유율은 6.2%, 2분기에는 3.6%까지 하락했다. 현재까지도 5% 내외의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폰 론칭쇼가 부활한다.

단통법으로 얼어붙은 시장 활기 ‘아이폰6’로 불씨 살리기
국내서 아이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이통사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정식 출시되는 31일 론칭쇼를 열기로 했다. 지난해 아이폰5S를 외면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인해 얼어붙은 시장을 다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폰6가 탁월한 기폭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단통법이 실시된 이후 제한적인 보조금이 풀리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지난 9월 하루 평균 6만4000여건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한데 비해 이달 첫째주는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약 2만8500건에 그쳤다. 아이폰 예약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시장 상황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예약가입 첫날에만 약 7만 명 이상이 몰렸다.

아이폰6를 통해 이통사는 단통법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와, 더 많은 가입자 유치, 가격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통한 경쟁이 가능하게 된다는 3가지 이점을 가지게 된다. 이통사의 아이폰6 론칭쇼는 경쟁의 점접이 되는 셈이다.

이 밖에도 KT, SK텔레콤에 이어 아이폰을 첫 도입하는 LG유플러스의 가세와 꿈틀거리는 외산폰의 적극적인 국내 시장 공략도 아이폰6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통3사의 아이폰6 론칭쇼는 31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동시에 실시된다. SK텔레콤은 사전 예약을 통해 초대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이벤트를 연다. KT는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200명을 초정해 론칭행사를 연다. 아이폰을 첫 도입하는 LG유플러스는 서울서초 직영점과 코엑스 플래그십 매장뿐만 아니라 대구 통신골목에서도 론칭쇼를 연다. 특히 서울서초 직영점에는 걸그룹 태티서의 사인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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