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지저분한 책상. 스트레스가 쌓인다. 귀차니즘을 저주한다. 

▲ 어지럽게 널려져 있는 각종 케이블들, 스트레스가 쌓인다.

꼭 물건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서가 아니다. 다양한 IT 디바이스가 출시되면서 책과 펜, 메모지 등 각종 잡동사니가 늘어난 게 아니라 케이블 선들이 어지럽게 꼬여 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와 연결되는 마이크로5핀 단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충전해야 하는 8핀 단자, 이틀에 한 번은 꼽아둬야 할 스마트워치, 부족한 저장공간을 채우기 위한 외부 저장장치, 빵빵한 사운드를 담당하는 스피커, 인터넷 서핑을 위한 이더넷 선, 프린터와 연결돼 있는 USB 등 지금 쓰고 있는 이 문단을 한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IT기기들이 연결되야 하는 책상 위는 전쟁 그 자체다. 

▲ 썬더볼트 포트는 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케이블들 다 정리한다고 해도 집에 돌아오면 또 다시 정리한 선들을 풀어 맥북에 연결해야 한다. 다 꼽히지도 않는다. 맥북 좌우 측면에 마련된 확장포트도 적다. 번갈아 연결하기도 귀찮다. 어지러운 책상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에서 휴대하던 맥북을 데스크톱 환경으로 바꾸기에도 괜찮은 녀석(?)가 필요하다.

놀고 있는 썬더볼트, 너로 정했다
한 방은 있다. 벨킨에서 독특한 썬더볼트 제품을 내놨다. 높은 가격과 적은 보급화때문에 망설여지는 썬더볼트 액세서리 시장에 과감한 한 방을 날렸다. ‘썬더볼트 익스프레스 독’이다.  

벨킨의 1세대 ‘썬더볼트 익스프레스 독’은 책상 위 전쟁을 휴전상태로 바꿔줬다. 물론 장점만큼 단점도 지적된다. 크기가 생각보다 컸고, 전달되는 전력이 적었다. 속도의 안정성도 보장받기 어렵다.

▲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

1년 만에 벨킨은 좀 더 개선된 2세대 신제품을 내놨다. 이름도 더 길어졌다.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가 최근 국내 시장 노크를 시작했다. 크기가 작아졌고, 두께도 얇아졌다. 

▲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은 전작 대비 크기와 두께가 더 작아지고 얇아졌다.
▲ 1세대 벨킨 썬더볼트 익스프레스 독(하단)과 2세대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

사용법은 간단하다. 썬더볼트 케이블을 통해 맥북과 벨킨 익스프레스 독을 연결한다. 남은 포트는 자유다. 눈에 띄는 점은 전작과 달리 포트 구성이 바뀌었다. 좀 더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또는 연결성을 염두한 듯 하다. 

전작은 모든 포트가 후면에 집중됐다. 이더넷 포트 옆에 파이어와이어가 배열됐다. USB 3.0 포트도 나란히 3개가 배치됐다. 신모델은 다르다. 과감하게 파이어와이어를 제거하고 대신 HDMI 포트가 들어왔다. 후면에는 USB 3.0 포트 2개만 자리하고 있다. 나머지 1개는 전면으로 위치가 바뀌었다. 후면 오디오 단자가 전면에도 배열됐다. 

▲ 1세대 벨킨 썬더볼트 익스프레스 독(하단)과 2세대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 후면 포트 비교

무엇보다 전면 좌측에 LED 알림이 추가됐다. 전작의 경우 전원을 넣어도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몰랐다. 2세대 모델에서는 피드백을 준다. 신의 한수다. 

차근차근 외부 기기들을 결합시켜봤다. 무선 공유기에서 이더넷 케이블을 가져와 꼽았다. 후면 오디오는 LG전자 사운드바를 연결했다. USB 포트는 아이폰6 플러스와 접속하기 위해 거치독에, 또 하나는 외장 하드 디스크에 걸어뒀다. HDMI 케이블을 이용해 24인치 모니터에도 연결했다. 듀얼모니터 환경이 원스톱 구현된다. 전면은 스마트워치 차지다. 

▲ 각종 케이블을 모두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로 집합시켰다.

설치가 끝났다. 난잡했던 케이블 전쟁도 끝이다. 집에 돌아와 책상 위에 앉으면, 듀얼 모니터 환경에 아이폰6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마음대로 건너 다닐 수 있다. 맥북 스피커를 통해 들었던 음악은 사운드바를 통해 좀 더 생생하게 들린다. 눈 앞에서는 스마트워치가 충전된다. 1초면 충분하다. 썬더볼트 케이블만 연결하면 끝이다. 

▲ 난잡한 선들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 하나의 동작만이 필요하다. 썬더볼트 단자를 맥북에 꼽는다. 끝!

비싸면 값어치를 해야 한다 '꼭'
단지 지저분한 책상을 정리하기 위해서 거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는 1차원적인 기능만을 해서는 안된다. 좀 더 많은 것들을 배려해줘야 한다.

선 정리 이외에도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의 장점은 크게 2가지가 꼽힌다. 통합적인 충전 솔루션과 속도 안정성 보장이다. 

벨킨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는 별도 전원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맥북과 연결돼 있지 않아도 주변기기 충전이 가능하다. 멀티미디어 독에 꽂아놓은 아이폰6 또는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해놓은 아이패드, USB 3.0 포트를 이용한 스마트워치까지 맥북을 부팅시켜야 되는 번거로움은 없다. 여기저기 충전 케이블을 찾아다닐 필요는 당연지사 없다. 

사실 충전 솔루션 지원은 전작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기능이었다. 공급되는 전류 자체에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략 0.8A가 지원됐다. 보통 스마트폰 어댑터가 1A 정도를 제공하는데 그보다 떨어진다. 태블릿은 충전도 안됐다. 속도도 더디다.

▲ 굳이 맥북을 연결하지 않아도 다양한 IT기기 충전이 가능하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말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전류량이 배로 늘었다. 2A를 지원한다. 이정도 전류량이면 스마트폰의 경우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태블릿은 물론이다. 제대로된 충전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USB 포트가 3개니 케이블만 있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속도의 안정성은 썬더볼트 규격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상용화된 제품이 적고, 비싸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속도만큼은 확실하다. 1세대 썬더볼트의 경우 10Gbps 속도를, 2세대에서는 2배 향상된 20Gbps 속도를 낼 수 있다. 벨킨의 이번 신제품은 2세대가 적용됐다.

'썬더볼트'는 애플과 인텔이 협력해 설계한 차세대 기술이다. 단일 연결로 PCI 익스프레스와 디스플레이를 결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업데이트된 썬더볼트 규격이 등장하면서 속도는 배로 늘었다. 최근에는 이론상 속도 40Gbps를 달성했다. 조만간 제품 상용화도 기대된다. 

USB와 비교해보면 썬더볼트의 빠르기를 대략 유추해볼 수 있다. 최근 보편화된 USB 3.0의 이론상 속도는 5Gbps다. 2세대 썬더볼트는 20Gbps. 속도차는 4배다.

실생활에서 20Gbps 속도는 이렇게 쓰인다. 썬더볼트2 익스프레스 독 HD에 배열된 3개의 USB 3.0 포트를 풀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연결된 모든 IT기기가 제 속도를 낼 수 있다. 5Gbps의 여유 속도가 남는다.

1세대 썬더볼트가 적용된 전작의 경우 10Gbps 속도까지만 보장하기 때문에 3개의 USB 3.0을 모두 가동하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본래 속도인 5Gbps를 균일하게 깎아 먹는다. 물론 3개의 IT기기를 동시에 썼을 때를 가정하면 말이다.

▲ 썬더볼트 케이블을 이용해 독과 맥북을 연결하면 바로 모든 모바일 기기와 주변기기들이 한 번에 연결된다. 듀얼 모니터 사용도 한 방에 끝이다.

숨은 정보를 두 가지를 더하자면 이번 벨킨 신제품은 맥 OS X만을 지원하지 않는다.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한다면 윈도 기반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썬더볼트 포트가 지원돼야 한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또 하나는 썬더볼트에 숨어있다. 썬더볼트는 데이지 체인 방식을 지원한다. 하나의 썬더볼트 케이블로 연결된 1개의 장치에 총 4개의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즉 하나의 썬더볼트 포트에 5개의 기기가 연결된 셈이다. 

가격은 착해졌다. 전작의 가격은 38만9,000원이었다. 신제품은 디자인 및 기능 등 여러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지만 가격은 전작보다 낮은 35만9,000원이다. 게다가 전작에 지원되지 않았던 썬더볼트 케이블이 포함됐다. 썬더볼트 케이블은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4만9,000원에 판매된다. 전부 더하면 대략 8만 원 가량이 낮아진 셈이다. 

맥북 프로나 맥북 에어, 다른 여러 맥을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또는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원도 PC나 노트북을 이용한다면 다양한 멀티 디바이스를 위해, 또는 듀얼 모니터 환경과 인터넷 즉시 접속을 원한다면 고려할만한 잇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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