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한 달 만에 반가운 손님을 맞이했다. 일본 출장 길에 '잠시 스치듯 안녕'했던 애플 아이폰6 플러스를 국내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출장길에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머물렀던 자리에서 잠시간 만져본게 다였지만 이번에는 곁에 두고 오랫동안 사귈 수 있게 됐다. 

아이폰6 플러스는 서두만 길게 뽑을 수 있을 정도로 할 얘기가 많다. 애플의 터닝포인트 그 중점에 위치했다. 말하자면 작정하고 내놓은 제품이다. 반응만으로는 시작부터 반 정도는 성공한 모델이다.  아이폰6와 함게 사흘 만에 10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고, 국내서는 1시간 만에 7만 대 이상이 예약접수 마감됐다. 단통법 특수에 출시돼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애플 아이폰6 플러스

'한손 사용성'의 내재화
아이폰6 플러스는 우선 디자인부터 말해야 한다. 가시적으로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단 화면 크기가 커졌다. 아이폰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5.5인치 화면 크기를 갖췄다. 곁에서 보고 있던 동료가 안드로이드폰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질감은 당연하다. 한 손 사용성을 끝까지 고수했던 애플이었으니 한 손에 들기도 버거운 아이폰6 플러스는 마치 '별에서 온 그대'다.

▲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좌)와 4.7인치 아이폰6
▲ 아이폰6 플러스와 갤럭시노트4

그렇다면 정말 애플이 한 손 사용성을 버렸을까? 결론적으로 ‘아니’다. 한 손 사용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부분으로 내재화됐다. DNA는 그대로 계승했다. 형태가 직관적이지 않고 유연하게 변화했다. 4인치가 주는 한 손 사용성과는 다른 5.5인치만의 한 손 사용성이 존재한다. 

한 손 사용성은 한 손으로 기기를 조작하는데 문제가 없고, 손에 쥐었을 때 최적의 그립감을 전달해준다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한 손으로 쥐었을 때 안정감있기 기기를 말아 쥘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화면 상단의 좌우측 끝까지 터치가 가능하면 그만이다. 

한손 사용성이 주는 두 가지 장점은 아이폰6 플러스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엄지손가락이 머무르는 지역은 화면의 2분의 1정도다. 크고 쥐기도 어렵다. 역대 아이폰 중 상당히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셈이다.

▲ 터치 ID 홈버튼을 두번 톡톡 두드리면 화면 상단이 아래로 내려온다.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애플은 꽤 독특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추가했다. 터치ID 홈 버튼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홈 버튼을 누르지 않고 두 번 톡톡 건드리면 화면의 절반이 아래로 내려온다. 사용자가 누를 수 있는 자리까지 화면이 알아서 내려온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아이폰의 불편함으로 '뒤로가기 버튼의 부재'를 꼽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정전식 외부 버튼 또는 소프트키의 뒤로가기 버튼은 아이폰에서 찾아볼 수 없다. 화면 안에 마련된 ‘뒤로가기’ 아이콘을 터치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방식과 다르지만 애플도 뒤로가기를 위한 기능이 숨어있다. 지난해 iOS7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좌우측 스와이프 제스처를 추가했다. 화면 밖 왼쪽 또는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밀면 ‘뒤로가기’ 또는 ‘앞으로가기’가 실행된다. 다만, 4인치 화면을 채택했던 아이폰5나 아이폰5S에서는 화면 상단의 ‘뒤로가기’ 아이콘과 함께 혼용돼 쓰였다. 화면이 작으니 굳이 제스처를 이용하지 않아도 됐다.

▲ 좌우 스와이프 제스처를 통해 뒤로 가거나 앞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대화면 아이폰6 플러스에서는 요긴하다. 손가락이 닿는 상하단 어느 곳에서도 잘 작동한다. 애플이 관련 API를 배포한지 꽤 됐으니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꽤 늘어났다. 

민감한 사용자라면 아이폰6 플러스에서 뒤로가기 스와이프를 사용할 때 아이폰5S 때와는 다른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각진 측면의 아이폰이 아이폰6에 이르러 둥글게 변화됐다. 곡선형 디자인은 측면뿐만 아니라 전면 유리 커버 끝부분까지 이어진다. 좌우로 미는 제스처가 자연스러운 이유기도 하다. 

손에 말아 쥐면 이전보다 부드러운 그립감을 전달해준다. 각진 형태의 아이폰과는 분명 다른 경험이다. 사각형의 큐브를 쥐었을 때와 둥근 야구공을 쥐었을 때의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손에 쥐는 느낌은 아이폰6 플러스가 좀 더 유연하다. 항상 상단에 위치한 전원 버튼은 측면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 곡선형 측면은 전면 디스플레이 끝자락까지 이어진다.

다양한 방식의 한 손 사용성을 갖추긴 했지만 역시나 큰 화면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그래서 새로운 기능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큰 화면 자체를 이용한다. ‘가로모드’가 그 결과물이다. 한 손에만 집착하지 않고 두 손 사용성까지 염두했다. 

아이폰6 플러스를 옆으로 눕히면 가로모드가 작동된다. 바탕 화면도 눕는다. 메시지, 날씨, 주식, 캘린더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왼손으로는 각 카테고리를, 오른손으로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이 가로모드에 적극적이기에 애플 앱 이외에도 가로모드를 사용하는 앱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가로모드가 적용된 서드파티 앱이 앱스토어에 자리잡고 있다. 

▲ 가로모드는 더 많은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6 플러스 후면 디자인에 꽤 신경썼다. 알루미늄 유니바디는 그대로다. 산화피막 알루미늄 하나로 이뤄졌다. 변환 곳은 애플 로고다. 이전과는 다르다. 후면 알루미늄에 구멍을 뚫어 그 안에 스테인레스 스틸을 밀어넣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디테일이 좀 더 살아있다. 

두께가 7.1mm로 얇아지면서 벨/진동 스위치와 볼륨 버튼 등도 덩달아 얇아졌다. 아이폰6가 6.9mm로 가장 얇은 아이폰 타이틀을 갖추고 있지만 아이폰6 플러스 7.1mm 두께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전에는 아이폰5와 아이폰5S가 가장 얇은 두께를 갖추고 있었다. 7.6mm였다.

▲ 아이폰6 플러스 후면, 알루미늄 유디 바디에 스테인레스 스틸 애플 로고가 멋스럽다.

똑똑하고 훤칠해진 아이폰, 게임기로 진화
아이폰6 플러스를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잘생긴 '게임기'다. 아이폰6 플러스는 좀 더 크고 선명한 화면에서, 성능 저하 없이 꾸준하게, 더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장을 조목조목 나눠 살펴보자. 

아이폰6 플러스는 좀 더 크고 선명한 화면을 경험할 수 있다. 5.5인치 화면 사이즈를 갖추고 있으니 ‘좀 더 크다’는 설명은 지겹다. 대신 ‘선명한 화면’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얘기할 것들이 많다.

아이폰6 플러스는 역대 아이폰 중 가장 높은 필셀 밀도를 갖추고 있다. 401ppi다. 함께 출시된 아이폰6는 326ppi임을 염두했을 때 보다 선명한 화면을 마주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디스플레이를 ‘HD 레티나’로 명명했다.

정밀한 픽셀 배치를 위해서 애플은 레티나HD에 광배향 기술을 적용했다. 자외선을 사용해 디스플레이 액정에 있어야 할 위치에 정밀하게 배치하는 기술이다. 빛이 새는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명암비도 높아진다. 아이폰6 플러스 디스플레이는 이전 대비 2배 높은 명암비를 구현한다. 검정색은 확실히 검정색으로 표현해준다.

▲ 아이폰6 플러스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패널은 좀 더 검은색에 가까운 색상을 보여준다.

sRGB 색을 모두 표현한다. 듀얼도메인 픽셀 기능이 적용되면서 시야각이 2배 가량 높아졌다. IPS 패널 자체가 시야각이 넓기는 하지만 이보다 더 넓어진 시야각을 보여준다. 편광판이 업그레이드돼면서 야외에서도 더 뚜렷한 화면을 경험할 수 있다.

진화된 디스플레이 덕분에 아이폰6 플러스 첫 화면을 경험하면 마치 위로 툭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받는다. 목업 제품 앞에 부착하는 바탕화면 스티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이폰6 플러스는 성능 저하 없이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애플의 두 번째 64비트 모바일AP ‘A8’ 덕분이다. A8 프로세서는 전 세대인 A7 대비 연산능력은 20%, 그래픽 성능은 50% 더 향상됐다. 20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돼 전력효율 및 성능이 증가했다.

성능에 저하가 없다는 말은 고속도로에서 차가 동일한 속도로 달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100km/h를 밟은 차가 계속해서 100km/h로 달린다는 문장은 꽤 간단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간단한 문장은 아니다. 100km/h를 유지하기 위해 엔진을 혹사시켜야 하고, 그에 따른 발열량을 잠재울 수 있어야 한다.

▲ 아이폰6 플러스에 적용된 A8 프로세서는 무거운 게임을 돌리더라도 성능저하 없이 오랜동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크기의 모바일 기기 안에 쿨링펜을 넣기란 생각보다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차선책을 택하게 된다. 대부분 ‘스로틀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프로세서의 열이 일정 기준만큼 올라가면 CPU 작동 속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다만, 내려가는 열만큼 성능도 떨어진다.

A8 프로세서에서는 스로틀링이 없다. 발열을 잡았다는 말이다.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을 처음과 동일하게 계속해서 돌릴 수 있다. 고스펙 게임을 즐기기에 더할나위없는 환경이다.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더 화려한 화면에서 성능 저하 없이 무거운 게임을 돌린다고 가정하면 그 다음 걱정은 배터리 사용량이다. 실제로 아이폰6 플러스를 써보면 배터리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생각보다 오래간다. 연속으로 무거운 게임을 돌리더라도 반나절 이상은 거뜬하다.

M8 보조 프로세서는 가속도계와 나침반, 자이로스코프와 함께 기압계가 새롭게 추가됐다. 기압계가 하는 일을 하나 꼽으라면 잠시 ‘건강’ 앱을 켜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계단을 오르내린 수치가 기압계와 각종 M8 보조 프로세서가 꼼꼼하게 분석한 결과다. 한 가지 더 건강 앱의 데이터는 M8뿐만 아니라 A8도 관여한다. 택시를 타고 내리는 동작까지 인식할 정도로 눈치가 빠르다.

생각없이 찍는 '카메라폰'
전세계적으로 아이폰 카메라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생각없이 찍어도 잘나온다’는게 이유다. 아이폰6 시리즈에 적용된 카메라는 아이폰5S를 지나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애플이 명명한 일명 아이사이트 카메라는 아이폰과 진화를 함께 했다. 아이폰5S 때는 빛을 받아들이는 픽셀 사이즈를 키웠다. 아이폰6에서는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를 개선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폰6는 A8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얻게됐다. 게다가 포커스 픽셀도 추가됐다. 전달되는 이미지 정보가 더 풍성해졌다.

물론 사용자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잠깐만 카메라 앱을 구동해 화면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일단 노란 박스가 잘 보이지 않는다. 기기를 이동시키면 초점을 잡기 위해 누구보다 부산스럽게 움직였던 아이였다. 이제 아이폰 카메라는 렌즈를 밀고 당기면서 포커스를 잡지 않는다. 피사체와의 거리만을 인식한다. A8을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ISP 덕분이다.

▲ 아이폰6 플러스는 좀 더 탁월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동영상 기능도 향상됐다. 1080p HD 동영상은 초당 60프레임으로 녹화할 수 있다. 슬로모션은 240 프레임과 120 프레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시네마틱 동영상 흔들림 보정 기능을 통해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영상을 잡아준다.

타임랩스도 요긴하다. 침대에 아이폰6 플러스를 설치하면 꽤 재밌는 영상을 건질 수 있다. 잘 때 침대를 헤엄치는 나를 타임랩스 영상으로 볼 수 있을 터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필자의 타임랩스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재미는 보장한다.

▲ 집 앞을 타임랩스를 이용해 촬영해봤다.

아이폰6 플러스에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술이 녹아있다. 저조도 촬영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곳에서 찍었을 때 OIS 기능이 있다면 좀 더 긴 노출이 가능하다. 이렇게 찍은 사진 3장을 합쳐서 하나의 사진으로 표현해준다. 찰칵하는 순간에 아이폰6 플러스는 꽤 많은 일을 하는 셈이다.

페이스타임 HD 카메라는 더 커진 조리개와 새로운 기술의 센서 덕분에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셀카를 취미로하는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다. 타이머 촬영 시에 고속 연사모드를 통해 초당 10장의 사진을 찍는다. 아이폰6 플러스는 이 중 잘 나온 사진을 꼽아준다. HDR 동영상 촬영 지원으로 어두운 얼굴, 또는 하얗게 날아가는 배경도 이제 안녕이다. 셀카봉과 꽤 돈독한 사이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카메라 이면에서 아이폰6 플러스는 꽤 바빠졌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없이 찍는다. 그러면 잘 나온 사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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