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재구 기자] 지난 12일 인류사상 최초로 혜성(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착륙한 후 3번이나 튕겨져 나간 후 행방이 묘연해진 필레이 탐사 로봇의 대략적 위치가 밝혀졌다. 계측기가 보내온 데이터에 따르면 필레이 로봇 아래에는 거대한 얼음이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22일 유럽우주국(ESA) 소속 프랑스과학자 울로덱 코프만이 필레이탐사로봇 착륙후 보내온 콘서트 계측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위치를 3D모델링기법으로 추정해 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필레이가 당초 예상 착륙지에서 1km정도 떨어진 절벽 근처의 그늘에 있는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필레이는 현재 가로 30미터, 세로 350미터의 띠를 이루는 범위의 지역 어딘가에 있다. 

▲ 탐사로봇에 설치된 계측기 콘서트에서 보내온 신호를 바탕을 3D모델링 기법으로 위치를 추정한 지도. 파란 부분이 필레이탐사로봇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이고, 노란 부분이 후보지역이다.(사진=ESA)

무선주파수전송방식의 혜성핵 깊이 측정계측기인 콘서트는 필레이가 67P혜성 표면위를 지나가면서 측정한 데이터를 로제타 67P궤도탐사선에 무선으로 전달한다. 로제타는 이 신호를 수신, 분석해 67P혜성의 내부구성을 알아 내게 된다. 이는 다시 지구로 전송된다. 

이 기기의 신호분석을 통해 특정 순간의 로제타와 필레이 간 거리도 알 수 있다. 코프만 박사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필레이의 위치를 가로 30미터, 세로 350미터의 띠를 형성하는 범위까지 좁힐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제 로제타 67P궤도선에 설치된 오시리스카메라와 내브캠 카메라를 사용해 이 범위를 수색해 필레이 탐사로봇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A는 21일 표면전기깊이측정청각모니터링실험 계측기인 세서미를 사용해 착륙당시 녹음된 음향도 공개했다. 클라우스 자이덴스티커 독일 DLR행성연구소 연구원은 “우리의 데이터 녹음기록에 따르면 필레이탐사로봇 최초의 착륙시 두꺼운 표면층을 뚫기 전까지 수센티미터 정도의 부드러운 표면층을 뚫었다. 이 때까지 걸린 시간은 수밀리 초였다”고 말했다. 

또다른 계측기 데이터에 따르면 필레이가 착륙해 있는 곳의 혜성활동은 왕성하지 않다. 세서미 데이터는 필레이 탐사로봇 아래 거대한 양의 물얼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탐사로봇에 설치된 혜성 내부의 지도를 제작해 줄 콘서트계측기. 아래 하얀 사각형 안에 있는 두개의 긴 안테나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나오는 신호는 탐사로봇과 로제타간의 거리도 알수 있게 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3D지도를 만들어 필레이의 위치를 추정했다.(사진=ESA)

필레이 탐사로봇의 목표는 다른 계측기 데이터와 결합해 67P혜성의 구성성분을 알아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67P혜성은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이 결합돼 있는 구조로 돼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ESA 과학자들은 점증하는 태양의 광량으로 혜성이 따뜻해지면 가스를 분출해 내면서 필레이를 살려낼 것으로 보고 작동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태양광량이 늘어나면 혜성의 표면을 녹이면서 가스를 분출시켜 도랑같은 곳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필레이를 들썩거려 빠져 나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솔라배터리 충전을 통해 당초 계획대로 필레이를 통한 혜성 성분 분석 실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작은 가스분출의 움직임이라도 있게 되면 필레이가 어디선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