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간혹 출장에 나서게 되면 가장 먼저 챙기는 짐이 카메라다. 업무를 위해서도, 출장길의 추억을 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제품이다. 단지, 들고 다닐 일을 생각하니 아득할 뿐이다. 그렇다고 놓고 갈 수는 없다. 대부분의 출장들이 카메라의 줌 기능을 요구할 때가 많아 스마트폰으로는 카메라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이번 출장길에서는 여러 카메라를 탐색해봤다.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줌 기능이 탁월한 제품 위주로 찾았다. 대략적으로 줌특화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가 검색에 자주 걸린다. 한참을 찾던 와중에 독특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사진만 봤을 때는 렌즈일꺼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카메라다.

▲ 소니 바디리스 카메라 QX30

‘DSC-QX30’은 지난해 소니가 야심차게 선보인 새로운 카테고리의 카메라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기 때문에 렌즈만 덩그러니 남은 듯한 모양새다. 소니는 QX 시리즈를 ‘렌즈스타일 카메라’로 부르고 있는데, 거울이 없어 ‘미러리스 카메라’라 부르는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바디가 없어 ‘바디리스 카메라’라 부르는 게 익숙해졌다.

광학줌렌즈, 스마트폰과 사랑에 빠지다
출장을 함께한 ‘DSC-QX30’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써야 한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와 비슷하다. 바디 역할은 스마트폰이 지원하고 QX30은 렌즈를 대변한다. 각자가 맡은 본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최초 연결 시 간단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QX30의 사용을 위해서는 모체가 되는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를 모두 지원한다. 굳이 앱을 찾을 필요는 없다. QX30의 머리 부분에는 NFC칩이 내장돼 있어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라면 살짝 갖다만 대도 바로 앱을 찾아준다.

QX30의 모체로 사용한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6 플러스였다. NFC를 지원한다. 다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애플의 제한적인 NFC 활용 덕분인지 갖다대는 것만으로는 앱 설치가 어려웠다. 이럴때는 수동으로 설치하면 바로 해결이다. 구글 플레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플레이메모리즈 모바일(playmemories mobile)’ 앱을 찾으면 된다.

▲ 전용 어댑터를 이용하면 스마트폰과 결합시킬 수 있다. 
▲ 아이폰6 플러스와 한 몸이된 소니 QX30

스마트폰과 QX30은 와이파이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에서 QX30 와이파이 주소를 찾아 접속한다. 최초 비밀번호를 필요로 한다. 이후에는 자동으로 붙는다. 배터리 커버의 스티커에 정리돼 있는 숫자가 비번이다. 연결이 완료됐다면 카메라 디스플레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촬영 모드가 켜진다. 촬영은 QX30 측면에 붙은 셔터나, 디스플레이 내 셔터 아이콘을 누르면 끝이다. 이제부터는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아쉬움 '탈탈' 털어내다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는 QX30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갔다. 좀 불룩하기는 하지만 집어 넣으면 들어간다. 높이는 65mm, 무게 220g으로 작고 가볍다. 평소였으면 어깨나 목에 카메라가 대롱대롱 걸려 있었을 터다.

스마트폰을 바디로 사용한다는 점은 많은 이점을 준다. 사실 QX30이 출장용 카메라라고 지목한 것도 스마트폰을 바디로 쓰기 때문이다. 시간이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행사장에서는 글과 사진을 동시에 처리해야할 때가 많다. 이 때 쓰면 딱이다.

▲ 행사장에서 요긴하게 활용한 QX30

주요 발표가 시작되면 QX30으로 사진을 찍은 후 아이폰6 플러스 에어드롭 기능을 이용, 맥북으로 바로 결과물을 보냈다. 대략 10초면 충분하다. SD카드를 뽑아 노트북에 꽂을 필요도, USB 케이블을 연결해 폴더를 열 필요도 없다.

공유도 간편하다. QX30으로 찍고, 메신저를 열어 사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메신저 종류는 상관없다. 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 등 첨부파일을 보낼 수 있는 메신저면 충분하다. PC 버전을 지원하는 메신저라면 금상첨화다.

30배 광학줌도 꽤 유용하게 사용됐다. 고정좌석에 않아 넓은 행사장 곳곳을 찍으려면 줌 기능은 필수다. 연사를 찍을 때도,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사진으로 기록할 때도 줌 기능은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24mm에서 720mm를 커버한다. 먼 곳뿐만 아니라 접사 촬영도 탁월하다. 이미지줌은 60배까지 지원된다.

▲ 일반 촬영 장면.
▲ 줌을 최대로 당겨 찍은 결과물

광량이 적은 실내 행사장에서도 걱정을 덜어줬다. QX30은 1/2.3타입 2040만 화소 이면조사형 엑스모어R CMOS 센서가 장착됐다.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비욘즈X 이미지 프로세서와 손떨림 보정 광학식 스테디샷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ISO는 80에서 12800까지 커버한다.

▲ 어두운 상황에서도, 먼 거리에서도 스마트폰보다 충분히 탁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 야간 촬영 장면

디테일 재현과 회절 감소 기술로 어느 정도 사진 결과물을 보정해준다. 외곽선이 너무 강하고 거칠면 좀 더 디테일과 질감을 표현해주고 흐릿해지거나 해상력이 떨어지는 회절 현상을 억제시켜 준다. 좀 더 생생하고 또렷한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가져오게 된다.

▲ 해가 가려진 상황에서의 결과물
▲ QX30 결과물

셀카봉과는 단짝이다. 스마트폰과 QX30을 분리해 쓸 수 있기 때문에 화각은 360도를 지원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셀카봉에 QX30을 고정시키고 스마트폰 화면으로 현재 찍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촬영할 수 있다. 여기저기 올려놓고 마치 리모트 컨트롤을 다루듯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셀카봉과 단짝 소니 QX30

부가적으로 스마트폰을 바디로 하고 애플리케이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을 꼽을 수 있겠다. 말 그대로 앱만 업그레이드 하더라도 이전보다 더 나은 촬영 환경이 주어지는 셈이다. 플레이 메모리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수동으로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고 화이트밸런스도 만질 수 있다. 초당 10장의 연사도 가능하다. 이것저것 어려우면 인텔리전트 카메라 모드를 이용하면 끝이다.

▲ 흐린 배경 속 결과물
▲ 접사 촬영

바디리스 카메라가 해결해야할 과제들
물론 싱가포르에서 3일동안 QX30을 이용하면서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크게 3가지 불편한 점이 감지됐다. 일단 즉시성이 떨어진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의 카메라를 켜고 찍는 빠른 사용 대비 속도가 떨어진다. NFC로 원터치 연결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단 몇초가 아쉬운 상황이 올 때가 있다.

QX30과 스마트폰이 직접적이지 않고 무선환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살짝 느린 전송속도도 아쉽다. 사진을 찍고 스마트폰으로 넘기는 데 1-2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에서 보여지는 화면과 실제 촬영된 사진의 해상력의 차이도 발견된다. 미뤄 짐작하건데 무선 연결된 상황에서 촬영 장면을 좀 더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일부러 스마트폰에서 보여지는 화면의 해상력을 떨어뜨린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하더라도 높은 휴대성과 스마트폰의 기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활용성, 스마트폰 카메라의 아쉬움을 대체할 수 있는 성능적인 면에서는 직업적으로 하나쯤은 구비해 놓고 싶은 워너비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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