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여보세요. 아 네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취재팀장이 휴대폰 판매점에 취재차 전화하나 싶었다. 그런데 오후 늦게 메시지가 왔다. 이렇게 말이다. 

“베가 팝업노트 개통했다. 한 번 볼래?”

팀장이 팝업노트를 구입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마도 어렵게 구입했을 터다. 전날 대리점을 한바퀴 돌았을 때도 구하기 어려웠던 스마트폰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말이야 많이 들었지만, 사진은 몇십번은 봤지만 실물을 본 적은 없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순간.

다음날 일찍 건네받은 '베가 팝업노트'를 요모조모 뜯어보니 팬택의 DNA를 그대로 계승한 스마트폰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하드웨어 스펙으로 따져봤을 때 중급형 이상의 수준인데, 디자인부터 내부 소프트웨어까지 하이엔드 부럽지 않다. 초도물량 3만대만 풀린게 못내 아쉽다.

▲ 팬택 베가 팝업노트

보기만 해도 '팬택' 스러운 디자인
디자인은 지난해 선보인 베가 시크릿노트와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었던 베가 아이언2를 흉내낸 듯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후면의 스와이프 지문인식 버튼과 오른쪽 상단에 숨겨져 있는 V펜은 베가 시크릿노트에서, 측면을 감싸고 있는 메탈라인은 베가 아이언에서 가져왔다.

▲ 팬택 베가 팝업노트 전면

팬택은 베가 팝업노트에서 꽤 재밌는 기능을 적용했다. ‘팝업노트’라는 이름이 괜시리 붙은 건 아니다. 우측면 하단을 살펴보면 마치 아이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려있다. 이 스위치를 작동시키면 ‘슉’하고 상단에서 V펜이 올라온다. 올라온 V펜을 누르면 ‘딸깍’ 소리를 내며 숨는다. 이래서 ‘팝업’이다.

반자동 V펜은 마냥 재미를 위한 기능은 아니다. 스타일러스펜을 내장한 스마트폰의 경우 때때로 펜만을 잃어버릴 때가 많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팬택은 기존의 수동 방식이 아닌 반자동 방식으로 도입한 듯하다.

▲ 팝업 스위치를 누르면 V펜이 '슝'하고 나타난다.

하지만 이미 뽑혀있는 V펜을 잃어버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다. 팬택은 이를 염두한 듯 V펜 분실 방지 기능을 적용시켰다. 이를테면 펜을 분리한 상태로 베가 팝업노트를 이동시키면 주기적으로 체크해준다. 인디케이터나 팝업, 소리, 진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V펜 분실을 방지해준다.

V펜의 머리를 잡아당기면 DMB 안테나로 활용할 수 있다. 시크릿노트의 경우 머리를 꺽어 거치대로 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고안했다. 따로 안테나를 장착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기 내부공간도 줄이고,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 깔끔한 디자인을 구현한다는 장점이 숨어있다.

▲ DMB 안테나 역할도 해주는 V펜

후면의 스와이프 지문인식 버튼은 여러가지 기능을 구현해준다. 기본적으로 지문인식을 통해 기기를 잠글 수 있다. 이를 응용해 시크릿모드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버튼식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제스처를 통해 ‘V터치’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일석삼조다.

팬택이 후면에 집중한 건 지난해 출시한 ‘베가넘버6’ 때부터다. 5.9인치의 대화면을 이용하다보니 한손 사용이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해 후면에 터치패드를 입혔다. V터치의 시작이었다. 이후 팬택은 같은해 하반기 베가 시크릿노트를 통해 후면에 지문인식 버튼을 도입했다. V터치가 지문인식을 만났다. 넓었던 터치패드는 원버튼으로 좀 더 컴팩트해졌다.

▲ 팬택 베가 팝업노트 후면

‘베가 시크릿업’에 이르렀을 때는 지문을 활용해 잠금해제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내용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숨길 수 있는 ‘시크릿모드’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베가 아이언2’에서는 지문인식 버튼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케이스까지 나왔다.

▲ 팬택 베가 팝업노트 후면 스와이프 지문인식 버튼

베가 팝업노트에 적용된 후면 지문인식 버튼은 약 2년간 실제 상용화된 제품들을 통해 진화를 이뤘다. 그만큼 최적화 상태도 높아지고 활용도도 개선됐다. 비밀번호나 패턴없이 손가락으로 잠금을 푼다. 연락처나 메시지, 개인적인 사진을 숨겨놓고, 비밀스럽게 이용하는 앱을 감춰둔다. 자주 쓰는 앱을 설정해 두 번의 지문인식버튼 클릭으로 불러온다. 다만, 설정 창에서 볼 수 있는 지문 결제 카테고리가 못내 아쉽게 다가온다.


<영상> 팬택 베가 팝업노트 간단 리뷰


 굽고 때리고 식히는 동안 더 단단해진 속내
한정된 시간동안 급하게 쓰다보니 앞뒤가 복잡하게 엮인다. 베가 팝업노트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팬택만의 주요 기능들만을 나열해보도록 한다.

우선 잠금화면이다. 잠금은 후면 스와이프 지문버튼으로 풀 수 있다. 잠금화면에는 라이브 스크린을 적용시킬 수 있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 화면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다시 기기를 들어올리면 시간과 그간 온 알림을 잠금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 메인화면을 사용자가 임의로 꾸밀 수 있다.

잠금을 해제하면 메인화면에 진입한다. 메인화면을 사용자가 임의로 꾸밀 수 있는 ‘베가 디자인 패널’을 이용하면 좀 더 멋스럽게 디자인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베가 LTE-A’에 첫 적용됐던 기능이다. 기본적으로 여러 테마들이 배치됐지만 팬택 앱스플레이에서 다른 사용자가 디자인한 테마를 불러올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꾸밀 수도 있다. 디자인패널은 그때그때마다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여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화와 연락처 앱은 높은 접근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손 사용을 염두해 좌우로 끄는 게 아니라 부채꼴 모양으로 스와이프해 받을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를 중요 연락처로 등록하면 단축 번호와 자동으로 연동된다. 유독 전화 앱에 집착했던 팬택의 디테일을 엿볼 수 있다. 예전에는 다양한 다이얼 모드를 선보이기도 하고, 알림센터를 이용하기도 했다. 좀 더 기본에 충실해진 모습이다.

▲ 베가 V펜 모드

멀티윈도우 기능을 켜 놓으면 좌측에 작은 화살표 아이콘이 생긴다. 이를 누르면 화면을 가로로 가르며 여러 앱들이 폴더 형식으로 튀어나온다. 멀티윈도우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앱을 설정해놓을 수도 있다. 화면 좌우측면을 세로로 이용하는 삼성전자의 멀티윈도우와는 다른 모양새다.

모션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다양한 제스처를 통해 ‘베가 팝업노트’를 움직일 수 있다. 2011년 팬택의 첫번째 LTE폰 ‘베가 LTE’에서 첫 도입됐던 통합 제스처 기능이다. 카메라 렌즈를 이용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화면이나 콘텐츠도 넘길 수 있다. 카메라 렌즈를 가리면 음악을 재생하거나 일시정지 시킬 수 있고 슬라이드쇼를 실행시킬 수도 있다. 좌우로 흔들면 블루투스를 찾아주기도 하고 ‘베가 팝업노트’를 뒤집으면 무음 모드로도 변경된다.

▲ 다양한 카메라 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카메라는 1300만화소로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적용됐다.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스피드 모션과 슬로우 모션 모드에서는 촬영된 영상을 빠르게 또는 느리게 촬영 결과물을 바꿔준다. 후면 셀카 모드를 이용하면 디스플레이 전체를 셔터로 사용할 수 있다.

V펜과 함께 최적의 메모능력을 보여주는 V메모에는 한손 컨트롤러가 도입됐다. 좌우측면에서 화면으로 드래그하면 그 자리에 펜과 관련된 다양한 설정창이 뜬다. 

▲ V펜과 함께 사용되는 V메모에는 한손 컨트롤러 기능이 도입됐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 알림센터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켜고 끌 수 있으며, 투데이를 실행시키면 스케쥴과 기념일 등을 한 번에 체크할 수도 있다. 설정창에는 즐겨찾기가 도입됐다. 팬택 앱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도 있고, 베가 클라우드 라이브로 자체적인 저장공간을 가질 수도 있다.

외부적으로는 고속 충전모드를 통해 좀 더 빠르게 팝업노트 충전이 가능하다. 듀얼 어댑터도 팬택만의 아이템이다. 

‘베가 팝업노트’를 살펴보면서, 이상하리만큼 예전 팬택의 다양한 스마트폰들이 스쳐지나간다. 그러다보니 이 기능은 언제 도입됐고, 또 이 디자인은 언제 녹아들었으며, 하드웨어는 여기서 따왔다는 설명들이 많아졌다. 사실이 그렇다. ’베가 팝업노트’에 담긴 디자인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전작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다. 녹이고 또 녹여 잘 정제시켰다.

▲ 알림센터에서 다양한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베가의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살펴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베가 팝업노트’는 팬택이 다음 점프를 위해 그간의 기능들의 통합화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나 싶다.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구름판 말이다. 이럴 때는 '베가 아이언'의 '아이언'이 꽤나 울림을 준다. '아이언'은 그저 제품 라인업 네임명이 아닌 팬택 그 자체가 아닐까. 굽고 때리고 식히고, 또 굽고 때리고 식히고를 반복해 더 단단해지는 강철과 같은 다음 제품을 또 시장에 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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