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통해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을 일으킨 이통3사 법인과 영업 담당 임원을 고발하기로 의결한 가운데, 강력한 제재보다는 합리적인 단말기 가격 책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통신업계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방통위가 이통사와 임원들을 형사고발한 이유는 좀 더 명확하고 실질적인 강력한 징계를 내림으로써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함”이라며,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기존의 징계들이 시장의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영업정지가 대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통사의 안일함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의 조치와는 상관없이, 불규칙적으로 한시적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오히려 정부를 비웃는 듯한 일들이 올해도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지난 3월 이통3사의 순차 영업정지 전날에도 한시적으로 불법보조금이 몰리면서 2차 영업정지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와 이통사의 줄다리기보다는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합리적인 단말 가격 책정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베가 팝업노트의 등장은 단말기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준 사례”라며, “단말기 가격 인하도 물론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단말 가격 거품이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다 '합리적 가격' 제품에 눈 돌려야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경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의 삼파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대부분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등 하반기 출시된 모델들은 80만 원대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 틈을 비집고 외산업체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소니와 화웨이 정도가 국내 진출한 정도로 끝났다. 소니는 자급제 형태로, 화웨이는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출시됐다.

그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도모했던 업체는 팬택이었다. 지난해 초 팬택은 타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가격 인하를 실시한 바 있다. LTE-A 상용화와 맞물려 출시됐던 갤럭시S4 LTE-A가 95만5000원이라는 높은 가격대로 나왔지만 팬택은 LTE-A폰을 87만8900원에 판매했다.

올해 상반기 팬택은 기존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잠재적인 하한선이었던 80만원 선을 깨기도 했다. 타사와 비슷한 하드웨어 스펙을 갖췄던 플래그십 모델인 ‘베가 아이언2’의 가격을 78만3,200원으로 설정했다.당시 70만원대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메가’, ‘갤럭시노트3 네오’와 LG전자가 ‘옵티머스GK’ 등 중급형에 매겨진 바 있다. 팬택의 ‘베가 아이언2’ 가격은 그만큼 파격적이다.

이통사로 팬택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던 지난 6월부터는 우연치 않게 스마트폰 가격이 상승했다. 삼성 ‘갤럭시S5 광대역LTE-A’는 80만원 선이었던 가격을 넘어 94만500원에, LG전자 ‘G3 캣.6’도 89만9,800원이었던 ‘G3’보다 오른 92만4,000원에 판매됐다. 두 업체 모두 광대역 LTE-A를 지원하면서 제품 가격을 올렸다.

팬택이 유도했던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도 가격인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노트는 프리미엄 스펙을 갖췄지만 30만 원대의 출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합법적인 보조금을 다하면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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