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행동과 마음은 거리에 비례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고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편하고 좋듯, 내 주변에 없는 이와 행동하고 마음을 주기란 쉽지 않다.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 옆에 없다면 그림의 떡이고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아무리 뛰어난 제품도 내 손이 닿지 않은 곳에 있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필요한 순간 소지 할 수 있는 휴대용 제품들의 성공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전화기가 피처폰을 넘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데스크탑 컴퓨터가 노트북을 넘어 태블릿 PC와 울트라북으로 진화하듯, 결국 IT 제품의 진화와 성공은 ‘언제나 내 손에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최근 디지털 이미징 시장에서 이러한 진화와 혁신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여지고 있는 곳이 바로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이다. 90년대 연 200만대 규모에 달하던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 등 카메라 대체 기기의 성장으로 연 30만대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시장이 축소됐다.

하지만 콤팩트 카메라 특유의 휴대성과 전문가급의 강력한 성능을 구현한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는 최근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 내에서 비중을 크게 높이며 콤팩트 카메라 시장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일반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는 하이엔드 카메라의 압도적인 화질 구현 능력은 사진과 영상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성능을 겸비한 휴대성’이라는 매력으로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필요한 순간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지만 생일, 졸업, 여행 등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보다 고화질의 좋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만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스마트폰과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이에서 선택이 제한되었던 소비자들에게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편리한 휴대성과 고사양의 하이엔드 카메라는 아주 매력적인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하이엔드 카메라는 2012년 14%, 2013년 28%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으며, 2014년 1월부터 10월까지는 43%까지 비중이 상승했다. 이런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46%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이러한 성장은 기술 발달에 기인한다. 우선 기존 콤팩트 카메라보다 큰 대형 이미지 센서와 렌즈교환식 카메라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프리미엄 렌즈를 작고 가벼운 크기의 콤팩트 카메라에 탑재하면서 일반 사용자부터 전문가급의 고급 기종을 선호하는 사진 애호가에게도 그 성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소니의 프리미엄 하이엔드 카메라 ‘RX 시리즈’는 기존 콤팩트 카메라 센서 대비 4배 이상 큰 1.0 타입 이미지 센서, 또는 고급 DSLR 카메라만 탑재해온 풀프레임 대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해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휴대성을 유지하면서도 카메라 본연의 강력한 광학 성능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소니는 RX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3월 전체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 1위를 9년만에 탈환하고, 지난 6월에는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초로 4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카메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하이엔드 카메라를 통해 과거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크고 무거운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DSLR 카메라 사용자들도 이제 고민 없이 쉽고 간편하게 카메라를 항상 소지하며 자신이 촬영하고 싶은 순간을 놓치지 않게 된 것이다.

또한 하이엔드 카메라는 콤팩트 카메라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태생적으로 작고 가벼운 하이엔드 카메라는 DSLR 등 크고 무거운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촬영 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과 앵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하이엔드 카메라를 비롯한 콤팩트 카메라는 특유의 휴대성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심 10m 방수, 영하 10도 방한 기능 등으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전천후 아웃도어 카메라 ‘TX 시리즈’는 콤팩트 카메라 특유의 방수, 방한 기술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과 NFC(근거리무선통신) 및 와이파이(Wi-Fi) 방식으로 연결해 일반적인 카메라 몸체 없이 촬영하는 신개념 렌즈 스타일 카메라 ‘QX 시리즈’는 렌즈 모양의 초소형 외관으로 높은 휴대성을 자랑하면서 프리미엄 성능의 다양한 구도 촬영까지 가능해 새로운 형식으로 진화한 카메라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는 남기고 싶은 현재의 소중한 순간을 미래에 영원토록 간직할 수 있도록 기록해주는 매력적인 기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도 지금 이 순간 내 손에 없으면 소용없고, 소중한 순간의 느낌을 그대로 담을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명하고 아름답게 담고 싶다는 사람들의 열망을 충족 시킬 수 있기에 하이엔드 카메라를 드는 사용자들의 손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