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KT의 몸집 줄이기가 계속되고 있다.‘안정 속 혁신’이라는 키워드 아래 현장강화에 초점을 맞춘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중이다. 황창규 KT회장은 지사부터 본사에 이르기까지 내년 도약을 위한 정비 체제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KT는 상무급 이상 임원 인사에 이어 지난 주말 상무보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상무와 부장 사이 직급인 상무보급 보직을 기존 290개에서 250~260개 수준으로 줄였다. 이는 올해 초부터 추진 중인 전국 지사 통폐합에 따른 감축이다. 

▲ KT 광화문 지사

현장 영업 및 시설 유지를 담당하는 KT지사의 지사장은 대부분 상무보급이 맡고 있다. 앞서, KT는 올해 4월 80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전국 지사를 236개에서 79개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지사장 직급도 줄어들었지만 KT는 당시 상무보급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대신 상무급 이상 인력을 130명에서 90명으로 줄인 바 있다.

현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지사 광역화도 맞물려 이뤄졌다. KT는 79개 전국 지사 중 51개를 광역 지사로 명명했다. 일반 지사가 기존 개통한 서비스나 시설을 유지 및 보수하는데 주력한다면, 광역 지사는 영업 권한까지 위임받는다. 현장 유통망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단, 지점 181개는 그대로 두고 지사에 따라 배치를 다르게 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KT 상무보에서 부사장에 이르는 승진 인사 또한 현장 출신 인력이 대폭 늘어났다. 기존 상무보급 인사 승진이 경우 본사 출신이 60%에 달했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현장과 본사 출신 인원 비율이 같아졌다는 분석이다.

신규 선임 임원 또한 성과, 전문성, 리더십에 근거해 발탁했다. 핵심 사업 경쟁력 회복의 기여도가 높은 영업, 유통기획, 단말 분야 상무보3명을 신임 상무로 승진시켰다.

황 회장은 또한 취임 이후 삼성의 체계를 본따 3개 분야로 나눠 홍보, 계열사, 그룹 커뮤니케이션으로 개편한 비서실에 각 수장을 새로이 앉혔다. 삼성 스타일의 사업 성과 실적에 따른 인사개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규모 상무보 인력 감축은 없었다. 이는 올해 초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한 부담과 지난 1년간의 경영 성과와 내년도 성과 창출의 연속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고객과 사업 분야는 유임하고 경영기획부문과 경영지원부문 등 지원 분야에 대해서만 부문장을 교체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KT는 조만간 계열사 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물로 내놓고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다. 황 회장은 이석채 전 회장 시절 56개로 늘어난 계열사를 사업 규모와 실적에 따라 대폭 축소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인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KT 조직 슬림화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T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현장을 강화하고 몸집을 줄이려면 지사 통폐합은 물론 지역본부도 줄이는 게 논리에 맞는데, 이번 인사에서는 지역본부는 그대로 뒀다”며 “향후 지역본부 규모 축소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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