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지난해 태블릿 시장은 위기에 빠졌다. 대화면 스마트폰과 휴대성을 높인 PC들에 둘러싸여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태블릿이 완전히 성장동력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다. 새해에는 새로운 무기를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 내년 태블릿 시장에서 대화면과 LTE, 연속성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 2014년 성장 주춤, 위기 봉착
지난해 태블릿 시장은 모바일 트렌드 변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하락세를 맞이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패블릿이었다. 패블릿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합성어로 큰 화면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말한다. 대략 5인치에서 7인치 사이 스마트폰을 지칭한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패블릿은 태블릿의 뒤를 바싹 뒤쫓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태블릿 판매량은 약 2억2,900만 대 수준이다. 패블릿이 경우 약 1억7,490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IDC의 예측이다.

괄목한 점은 태블릿은 하락세를, 패블릿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태블릿 시장에 대해 IDC는 당초 12.1% 판매량 증가에서 6.5%로, 가트너는 13%에서 11%로 각각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게다가 태블릿이 위협했던 PC시장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태블릿 도입률이 정점에 달하자 소비자 관심이 PC구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종료 등도 영향을 끼쳤다. 전반적으로 PC 출하량이 줄어들었지만 상위권 업체들은 모두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최근 들어 노트북과 투인원, 게이밍PC까지 몸집을 줄이고 무게를 가볍게 하는 등 모바일의 강점인 휴대성을 쫓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태블릿은 스마트폰과 PC 사이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교체주기가 길다는 점 또한 태블릿 판매량 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화이트박스 제품의 강세도 태블릿의 성장을 막는 요인이다.

특히 애플이 패블릿 시장에 진입하면서 태블릿의 입지가 더 얕아지는 분위기다. 애플은 크기를 5.5인치로 키운 ‘아이폰6 플러스’를 통해 삼성전자가 선도해온 패블릿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대 아이폰 중 짧은 시간안에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며 고공행진 중이다.

▲ 타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특정 인원을 대상으로한 타깃형 태블릿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사진=LG전자)

■ 2015년 해답 찾기 고심
새해 태블릿 시장은 올해 불어닥친 위기를 넘기기 위한 해답 찾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형 화이트박스와의 격차를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더 공고히 가져가기 위해 대화면에 집중한다. LTE 시장 성숙에 따라 와이파이 모델에만 매달리지도 않는다. 또한 다양한 단말과의 연계를 위한 연속성을 보다 강화할 요량이다.

각 제조업체의 태블릿 대화면 전략은 그간 공공연하게 지적돼왔던 포인트다. 애플은 9.7인치 아이패드보다 더 큰 12.2 또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칭)를 준비 중이며, 삼성전자도 13인치대의 ‘갤럭시탭S’를 내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도 10.1인치에 머물러 있던 엑스페리아 태블릿을 13인치대로 늘린다.

대화면을 장착한 태블릿은 패블릿과의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성향을 확장하면서도 PC의 생산성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쓰일 수 있다.

시장 상황도 점차 대화면이 각광받고 있다. 2013년 태블릿은 7인치 이하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띄었지만 지난해는 7인치 태블릿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10인치 대 태블릿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성숙에 따라 와이파이 모델의 비율이 높았던 태블릿이 새해부터는 LTE를 등에 업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태블릿 중 LTE 모델 비중은 17.6%다. 전년보다 1.6%p 증가한 수치다. 새해에는 20.6%까지 올라서면서 약 2배 가량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해에는 태블릿 시장에서의 인텔의 행보가 기대된다. 인텔은 올해 새로운 아톰 프로세서를 내세우며 태블릿 시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바 있다. 태블릿PC용 모바일 프로세서 4000만 대 판매량 목표도 달성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된 태블릿 디자인 중 약 35%가 3G 또는 LTE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인텔은 새해에도 모바일 프로세서와 통신모뎀을 결합한 ‘소피아’ 프로젝트를 통해 LTE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커넥티드 기기가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각 기기간 연속성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 iOS8과 맥 OS X 요세미티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이어줬다. 콘텐츠 전송뿐만 아니라 메시지 공유 및 통화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또한 기어S에 셀룰러 기능을 적용하면서 다양한 기기와의 연결 인프라를 마련했다. 몇 가지 기능은 갤럭시 생태계에서 호환된다. LG전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간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한편, 태블릿 시장은 소비자 대상뿐만 아니라 기업 대상으로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인원을 대상으로한 특화 태블릿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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