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카카오페이가 출시 된지 5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이용자와 가맹점 확보에 있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용자수 200만명, 온라인 가맹점 확보도 60여곳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다음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플랫폼과 마케팅은 갖췄지만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지난해 9월 5일 다음카카오는 LGCNS의 엠페이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작한 카카오페이를 선보였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 정보를 미리 스마트폰 앱에 등록해놓고 결제가 필요할 때마다 설정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출시 19일 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한 달 후인 10월 5일에는 120만 명을 확보했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카카오페이의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그러나 3,0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 플랫폼 기준으로 봤을 때 부족하다는 평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총 50억 원 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 선물하기와 카카오픽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선착순 100만 명에게 결제 금액에 관계없이 1인당 1회 카카오 포인트 5,000점을 지급한 것이다. 이는 실제 5,000원의 가치를 지녀 카카오 선물하기와 카카오픽에서 쓸 수 있었다.
 
▲ 카카오페이는 패스워드 입력만으로 결제를 마치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플랫폼-마케팅은 갖춰졌는데... 서비스 차별화, 가맹점은 없어
 
하지만 카카오페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서비스 보다 마케팅을 앞세웠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용자 편의성 부분에 소홀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관련 업계가 카카오페이의 단점으로 지적한 부분은 우선 카드 정보 등록 과정이다. 카카오페이를 처음 가입할 때는 가입 약관 동의 후 가입자 정보를 입력하고 휴대폰 인증번호를 요청해야 한다.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한 뒤 결제 비밀번호를 두 번 설정하고 신용/체크카드를 꺼내 카드번호, 유효기간, 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한다. 최소한 5단계를 거쳐야 한다.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관계자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처음 카카오페이를 접하고 처음 등록하는 과정이 길어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결제 방식이 기존 카드사들이 내놓은 모바일 서비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바일 결제가 필요할 때마다 앱을 구동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은 이미 기존 앱카드에서 구현된 부분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17년간 결제 관련 서비스를 해온 입장에선 기존 방식과 다른 점이 없는 카카오페이가 실망스럽다”며 “왜 다음카카오가 굳이 LG CNS와 협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페이는 분명 웹기반이든 API든 더 나은 형태의 서비스로 나올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급하게 내놨는지 모르겠다”며 “다음카카오가 아무리 50억 마케팅을 하더라도 정말 간편한 결제가 아니면 사람들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온라인 가맹점만 10만 여 곳을 확보한 유플러스의 페이나우나 이니시스의 케이페이에 비해 카카오페이의 가맹점 수 증가가 지지부진한 점도 실패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원클릭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 IT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카카오페이만의 서비스 차별화가 되지 않는 시점에서 가맹점 증가폭까지 지지부진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CNS 측에 따르면 곧 카카오페이 온라인 가맹점은 총 60여 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등록 과정을 거쳐야한다
 
한국NFC의 고문을 맡고 있는 홍병철 레드해링 대표는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같은 방식은 성공하기 어렵고 이미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가입자 수 200만 돌파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이용자 수에 비하면 굉장히 저조한 수치며 실제 결제 이용자 수도 중요한데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결제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에 대한 직접적인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
 
■ 서비스는 시작됐고 가맹점 확보가 관건
 
홍병철 대표는 향후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도 내놨다. 홍 대표에 따르면 국내 카드시장은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카드결제 시장이 편리하게 조성돼 있다. 미국은 자신의 카드가 아니라면 매장에서 신분증을 검사 한 후 사용을 할 수 없다.
 
반면 국내는 자신의 카드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고 결제 자의 서명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그만큼 국내 간편결제 시스템은 카드결제 이용자들에게 더 편리하고 획기적이라는 인상을 줘야만 쓰일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PG사 관계자도 “다음카카오가 대형 포털이고 국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바일 메신저를 지니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결제 패턴까지 바꿀 순 없을 것 같다”며 “중요한건 이용자들에게 카드결제보다 더 좋고 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인데 이는 마케팅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그럼에도 다음카카오가 빠르게 카카오페이의 가맹점을 다수 확보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카카오페이 가맹점을 차차 늘려나가고 있어 지지부진하다고 생각하고 있지않다”며 “꾸준히 가맹점을 늘려 서비스 이용 폭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무기로 지니고 있는 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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