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스마트폰 왕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이전과는 다른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승부가 기울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구축한 패블릿 시장에서 애플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향후 애플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 팀 쿡 애플 CEO (사진=테크크런치)

■ 빛 바랜 삼성 왕좌, 애플의 추월 시작
지난해 스마트폰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의 차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억1,720만대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24.7%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아쉽게도 이번 점유율은 전년동기 32.3% 대비 내려갔다. 판매량도 소폭 떨어졌다.

점유율 하락은 애플도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2013년 15.5%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5%로 하락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다르게 판매량은 더 올라갔다. 1억5,340만 대를 판매했던 2013년에 비해 지난해 1억9,270만대를 팔아치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역전을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성적 때문이다. 애플이 지난해 9월 19일 신제품인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놨을 때 삼성전자와의 진검승부가 가능했다. 4분기는 연말 특수로 인해 두 업체의 승부가 판가름나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전적은 화려하다. 애플은 전체 영업이익 180억2,000만 달러로 한화 약 19조7,571억원을 벌었다. 이 중 70%가 아이폰에 의존한 결과라는 증권가의 분석을 대입하면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126억1,400만 달러, 한화로 약 13조8300억 원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삼성전자의 4분기 무선사업부(IM) 영업이익은 1조9,600억 원이다. 이 중 스마트폰 이외에 차지하는 비중까지 고려한다면 애플에 비해 약 7배 이상 낮은 수익을 거둬들인 셈이다.

판매량에서는 비등비등한 성적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9,500만대라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중 스마트폰 비중이 ‘약 70%후반’이라고 밝혔다. 최소 7,125만 대에서 최대 약 7,505만 대 수준이다. 애플은 실적발표를 통해 7446만8000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SA의 경우 두 업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동일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7,450만 대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앞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과 판매량에 기대봤을 때 평균판매단가(ASP) 측면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했다. SA에 따르면 애플의 ASP는 603달러, 삼성전자는 190달러로 계산됐다. 삼성전자가 3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야 애플의 아이폰 1대와 비슷한 실적을 거두는 셈이다.

▲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 삼성의 패블릿 천하 3년, 애플의 거센 한방에 ‘흔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에게는 뼈아픈 추억이 될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대화면 스마트폰인 패블릿 시장에서 퍼스트무버로 군림했다. 2011년 5.3인치 갤럭시노트를 선보인 이래로 아이폰과 정면 승부를 벌여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애플이 대화면 시장에 첫 진입하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은 전례를 유독 고집하는 업체 중 하나다. WWDC에서 독립한 아이폰은 지난 2011년 ‘아이폰4S’부터 3분기 때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로 애플보다 한 발 먼저 플래그십을 선보이는 한편, 하반기에는 대화면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응수해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는 초기 외신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호평받으며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렸다. 삼성전자의 성공 이후 너도나도 대화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3.5인치와 4인치 화면만을 고집했던 애플은 삼성전자의 대화면 전략을 폄하했지만, 시장에서는 도태되는 상황에 빠졌다.

갤럭시노트는 2011년 하반기 공개된 이후 9개월만에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다. 2012년 갤럭시노트2는 전작의 기록을 5개월 단축하기도 했다. 두 기기의 판매량은 약 4000만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갤럭시노트3 때는 절정을 맞이했다. 2개월만에 1000만 대를 돌파하면서 역대 가장 인기높은 갤럭시노트로 올라섰다.

2013년 하이엔드 모델로써 ‘아이폰5S’와 중급형 모델인 ‘아이폰5C’를 내놓은 애플은 이전보다 많은 판매량을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혁신이 없다’라는 질타를 받았다. ‘아이폰5C’의 경우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기존의 고집을 버리고 아이폰의 화면 크기를 4.7인치로 키웠다. 패블릿 모델인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를 라인업에 추가시켰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사전예약주문만 총 1600만 대가 몰렸다. 국내서도 아이폰6 시리즈는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갤럭시노트4의 무려 3배 이상 많은 예약주문이 접수됐다.

지난 2013년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8600만 대로 5100만 대를 기록한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애플이 삼성전자와 동률을 이룸으로써 올해는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 2015년 OK목장의 혈투
올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차기 스마트폰을 통해 다시한번 진검 승부를 벌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애플의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을 오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글레스 MWC2015에서 공개할 공산이 크다. 전작도 동일한 곳에서 첫 공개된 바 있다. 여러 지역에서 동시 개최도 유력시된다.

갤럭시S6는 삼성의 기술력이 집약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각 계열사들의 최고급 기술들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인치 이상 크기의 Q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유니바디 메탈 케이스가 적용된다. 탈착식 배터리는 디자인 완성도를 위해 일체형으로 교체된다. 무선충전 기술이 내장되는 한편, 차세대 생체인식 솔루션이 도입될 수도 있다.

두뇌는 삼성전자 엑시노스가 쓰인다. ‘엑시노스7420’은 삼성의 14나노 핀펫공정으로 설계됐다. 높은 성능 및 전력효율이 기대된다. 베이스밴드도 카테고리9을 지원하는 엑시노스모뎀 333이 결합된다. 메모리는 LPDDR4 규격의 4GB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6S’도 기대되는 모델이다. 애플은 오는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2015)를 통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IOS9을 공개한 이후 3분기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S’가 붙는 모델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기에 이번 ‘아이폰6S’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전례에 비췄을 때 아이폰6S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부분은 카메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의 아이사이트 카메라는 ’S’ 시리즈에서 하드웨어적인 진화를 이뤄왔다.

일각에서는 아이폰4S가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아이폰5S가 보안(Security)을 의미했듯이 아이폰6S는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 배터리로부터 아이폰을 구한다는 의미의 ‘세이브(Save)’가 도입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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