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글로벌IT 기업들의 실적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 페이스북은 사상 최대 매출을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MS, IBM, 아마존 등 그 외 IT 기업들은 매출 둔화 조짐을 보이거나 순이익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매출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장기적인 달러 강세화로 인해 타격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날씨가 가장 맑은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27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746억 달러(81조7,400억원), 순이익은 180억2,000만 달러(19조7,400억원)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내놨다.

180억달러라는 금액은 전세계 기업 역사상 분기 최대 수치다. 러시아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이 지난 2011년 8월 162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이 이전 최대 기록이다.

애플의 이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아이폰6 시리즈의 성공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아이폰6 시리즈 판매는 분기 최대 7,450만 대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공략이 통했음을 대변해준다. 애플 앱스토어의 기록도 한 몫을 담당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우리는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놀라운 분기 실적을 달성한데 대해 우리의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수익은 746억 달러로 지난해 동안 30% 성장하고 이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실행 능력은 놀라울 따름"이라고 고객에게 감사를 전하는 사뭇 다른 소감을 전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해 4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 상승에 힘입어 3분기 연속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38억5,100만달러(4조1,829억원)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34% 증가한 7억100만달러(7,614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53% 증가한 3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이중 모바일 광고 비중은 69%다. 하루 액티브 사용자 수(DAU)는 18% 증가한 8억9,000만명, 월간 액티브 사용자 수(MAU)는 13% 증가한 13억9,00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모바일에서의 DAU는 34% 증가한 7억4,500만명, 모바일 MAU는 13% 증가한 11억9,000만명으로 나타났다.

데스크톱 없이 모바일 단말기에서만 접속하는 사용자의 MAU도 78% 증가한 5억2,600만명으로 집계되면서 모바일 이동으로의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자체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0월~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264억7,000만달러(28조6,6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1% 감소한 58억6,300만달러(6조3,500억원)에 그쳤다.

애저 등 클라우드와 서피스 판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지난해 7월 발표한 구조 조정에 대한 비용과 노키아 디바이스 및 서비스 부문의 통합 등으로 인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MS의 경우 지난해 노키아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인수하면서 덩치가 커졌고 전체 매출의 75%가 해외 매출이다. 지난 6개월간 달러는 유럽 유로화 대비 19% 올랐고 일본 엔화 대비 17% 오르는 등 장기적인 강세를 띄고 있다.

따라서 MS를 비롯한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IT 기업은 실적에 뚜렷한 영향일 끼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M도 해외 매출 의존도가 60%를 넘는다. IBM의 지난 4분기 매출은 241억1,000만달러(26조2,404억원)로 전년대비 12% 감소했으며 순이익 역시 11.47% 감소한 54억8,000만달러(5조9,644억원)로 집계됐다.

글로벌 기술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8% 줄어든 9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매출 역시 8% 감소한 43억달러를 기록했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 181억300만달러(19조9,300억원), 순이익은 47억5,700만달러(5조2,379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1% 늘었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크게 늘었지만 TAC를 제외한 매출과 비 GAAP 순이익(주당6.88달러)은 모두 애널리스트를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주요 매출원인 광고 수익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적인 악영향도 예상되고 있다. 구글의 검색과 연동한 광고 성장 수치를 나타내는 클릭당 광고료는 전년 대비 3% 줄었다.

검색엔진 등 자체 사이트를 통한 매출은 124억 달러로 나타났다. 3분기는 20% 증가율을 보였지만 4분기 들어서면서 18%로 줄었다. 플레이스토어, 크롬캐스트, 하드웨어 등 기타 매출은 전년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3분기에는 50%였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광고 분야 수익이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도 달러 강세로 9억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봤다. 아마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93억(32조1,772억원)달러, 순이익은 2억1,400만달러(2,350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15% 늘었지만 순이익은 10.46% 감소했다.

4분기 영업 이용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한 287억달러로 나타났으며 배송비(인터넷 기준)가 전세계 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였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 영업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아마존은 스마트폰과 드론 등 신규 사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비용이 증가했지만 파이어폰 등 새로운 사업이 성공적이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MC는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5% 증가한 70억달러(7조6,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순이익도 12억5,000만달러(1조3,7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2% 늘었다.

그러나 EMC 역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71억달러를 밑돌았다. EMC는 지난 한해 동안 총 매출이 전년대비 5.2% 올랐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6.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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