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벤처를 경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마케팅 세일즈이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SK그룹의 마케팅 네트워킹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어 결정적인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다”

국내 최고의 과학 두뇌들이 밀집해 있는 대전에 ‘연구소 창업 바람’이 매섭다. 카이스트, 기계연구원 등이 밀집해있는 ‘대덕밸리’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만나 벤처 창업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 주도 아래 국내 유수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지난 30일 SK그룹과 대전이 연계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내 인큐베이팅 기업들이 30일 기술시연회를 연뒤 각자의 제품을 들고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 꿈이 아닌 현실로, 원스톱 지원 ‘든든’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했다. 대전은 SK그룹이 맡은 가운데, 이 회사는 창조경제혁신추진단을 꾸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 출범시켰다. 단장은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담당 추진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 9층에 위치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SK그룹에서 파견된 17명의 정규직 직원이 풀타임으로 상주하고 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상시 대기를 통해 수시로 유망벤처 업체와 예비창업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센터에서 SK그룹과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입주 업체는 총 13곳이다. 5곳의 벤처가 국내외에서 12억원의 투자액을 유치했고, 3개 기업은 매출 7억원의 성과를 냈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10개월이다. 자금 지원부터 멘토링까지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과 실적을 바탕으로 조건을 충족시킨 업체는 이 곳으로부터 최대 2억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재호 CEI 센터장은 “유망한 벤처 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전문성 있는 그룹의 직원들이 전폭 지원을 퍼주고 있다”면서도 “방심하거나 나태해진 업체에게는 매서울 정도의 질책과 충고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구현해냈다. 국내 최초로 시제품 제작과 인큐베이팅하는 장소를 한 곳에 배치, 업무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특히, 아이디어를 하루만에 모형으로 구체화 시키는 시제품 제작소는 센터의 자랑이다.

3차원(3D)프린터, 3D스캐너, 나무목재 조각이 가능한 3D 라우터 등 2억4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가지고 밑그림을 그린 예비창업가들이 단 시간에 시제품을 만들어 전문가 조언을 듣고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반대편에는 유망기술과 기술 수요처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사업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기술사업화 마켓 플레이스에는 약 4000건의 기술 데이터 베이스가 등록돼있으며, 알맞은 기술로 매칭시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내의 시제품제작소 푯말

■ 파트너사에서 고객사로, 대기업 상생↑

입주 스타트업 대표들은 센터의 가장 큰 장점으로 SK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일제히 꼽았다. 자금 지원은 물론 마케팅 세일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센터를 나가서도 구축한 네트워킹이 또 다른 기회의 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이 센터안에서는 파트너사로 세상 밖으로 나가서는 고객사가 되는 것이다.

체온차로 전기 생산 기술을 개발 중인 이경수 태그웨이 대표는 “중소 기업은 마케팅 세일즈가 가장 힘든데, 대기업은 이 부분을 가장 잘 한다”며 “SK그룹이 바이어이자 그룹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민영 엠제이브이 대표는 “센터에 입주하지 못했다면 말단 직원부터 시작하므로 핵심 담당인력과 연결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실제 사업에 도움되는 네트워크에 바로 연결되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물론 2억원의 자금 지원도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큰 기회이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나노분광센서를 개발하는 나노람다의 경우 오는 3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2015에 SK텔레콤을 통해 제품을 글로벌에 선보인다. SK텔레콤 전시 부스 한켠에 당당히 자사 상품을 해외 유수 바이어들에게 소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그는 “미국에도 많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곳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국가 주도의 지원 센터는 해외 진출시 규제 장벽이 높지만, 민간 기업의 자원 이용에는 장애물이 없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올해 2월, 5월에 기술개발자급 계획 심사 이후 업체당 최대 2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상반기 중으로 SK-NET 300억원의 펀드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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