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법정관리 중인 팬택이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 이후 23일 또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팬택 인수와 관련한 매각 방식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팬택은 오는 4월말부터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돌입한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지난 13일 원밸류에셋 측이 내세운 수의계약에 대해 검토했으며, 조만간 관련 사항을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원에 따르면 23일 또는 24일 팬택 매각 방식이 결정된다. 17일 결정이 날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자승인 등의 절차 상 문제로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각 방식은 당초 매각 공정성을 위해 공개 경쟁 매각 입찰 공고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지는 등 악영향을 우려해 수의계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팬택 상암사옥

23일 또는 24일 법원에서 수의계약을 허가하더라도 곧바로 본 계약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조율된 인수가격을 원밸류 측이 삼정회계법인으로 넘겨야 한다. 이후 일정에 따라 본 계약이 체결된다. 계약 후에는 회생계획안 마련에 집중한다. 원밸류는 이전부터 자료 등을 통해 회생계획을 알린 바 있다.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은 미국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와 인터넷 쇼핑몰 투게더MS, TSI자산운용사 등으로 이뤄졌다. 원밸류 에셋은 경영권을, 이를 제외한 업체들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게 된다.

원밸류에셋는 팬택 인수 후 중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과 인도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원밸류 측은 “알리바바 산하 기업인 T몰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T몰은 현재 중국 내 B2C, C2C 온라인마켓으로서 팬택 제품이 T몰을 통해 판매된다면 중국 소비자들에게 팬택제품을 알릴 수 있는 계기와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밸류에셋은 중국내 미디어그룹 Letv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팬택이 제품제조 및 판매에 집중할 때 Letv가 영업 및 마케팅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임을 밝혔다. Letv는 중국 유튜브인 youku.co, tudou.com 등을 소유하고 있는 인터넷 미디어업체다.

팬택의 남은 직원뿐만 아니라 개발팀과 생산직 등 불가피한 상황으로 팬택을 떠난 직원들을 재입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3년간 임직원 고용보장 및 휴직 임직원 복귀 등도 진행한다. 유상증자 비율 10%를 우리사주형태나 무상으로 직원에게 증여한다.

회생계획안이 마련되면 법원에서 이를 검토해 채권단을 소집한다.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고, 법원에서 팬택의 법정관리를 종료하면 매각 절차의 큰 줄기는 마무리된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 매각이 일사천리로 흘러간다면 본격적인 회생은 4월말 정도로 추정된다”며, “팬택의 자금상황이 1분기를 겨우 버틸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극적으로 회생의 물꼬를 튼 것이나 진배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밸류에셋은 “팬택 브랜드가 제휴해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안에서 팬택이 다시는 이런 역경을 겪지 않도록 튼튼한 자본구조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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