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쨉’을 선보인데 이어 네이버도 SNS앱 ‘폴라’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양 서비스는 최근 대세인 사진형 SNS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지향하는 플랫폼의 개방·폐쇄성에 차이를 보이며 서로 다른 성향의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싸이메라는 다양한 SNS 중에서도 사진 특화를 무기로 젊은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1월 인스타그램은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월간 활동 사용자수 3억 명을 돌파하며 트위터의 2억 8,400만명을 앞질렀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메라도 작년 5월 SNS기능을 추가한 뒤 다운로드수 1억 2,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24일엔 브라질에서만 2,800만회 다운로드를 넘겼다.
 
이런 사진형 SNS의 인기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도 유사 서비스를 내놨다. 우선 다음카카오가 지난 1월 13일 쨉을 출시했고 뒤이어 네이버도 지난 달 25일부터 폴라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 쨉-폴라, 한 주제의 사진으로 대화한다
 
▲ 폴라의 경우에는 아예 메뉴화면이 인스타그램과 흡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쨉과 폴라의 사용자 환경은 사진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앱의 첫 화면에서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버튼이 준비된 것도 동일하다. 특히 폴라의 경우에는 아예 메뉴화면이 인스타그램과 흡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팔로우(Follow)를 통해 맺어지는 친구관계도 인스타그램과 다를 바 없다. 가장 인스타그램스러운 것은 바로 해쉬태그다.
 
해쉬태그는 인스타그램이 자랑하는 기능 중 하나다. 해쉬태그는 사진을 게시할 때 사진의 특성을 나타내거나 이용자의 심정 등을 담은 단어를 #으로 지정한 것이다. 예로 한 사진을 ‘#셀피’라는 해쉬태그를 적어 게시하면 해당 태그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태그 페이지에서 이용자는 자신과 동일한 해쉬태그를 쓴 사람들의 셀프카메라 사진을 모아 볼 수 있다. 일종의 해쉬태그 커뮤니티가 생성되는 것이다.
 
폴라는 이 해쉬태그의 형태와 기능을 인스타그램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오히려 폴라는 해쉬태그를 핵심 기능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인스타그램보다 특화시켰다. 폴라 앱의 첫화면이 여러 종류의 해쉬태그 페이지로 꾸며져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실제 폴라 이용자들은 사진·동영상을 올릴 때 이미 만들어진 해쉬태그는 물론 자신이 직접 새로운 해쉬태그를 창조해 등록할 수 있다. 폴라는 인스타그램과 다르게 해쉬태그 자체를 팔로우해 받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쨉도 해쉬태그 역할을 하는 #테마방 기능을 운영 중이다. 단 해쉬태그처럼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테마방을 만들 수는 없다. 다음카카오가 직접 제시하며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직접 테마방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좋은 방향이지만 우선은 쨉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시하고 보여주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이날 기준 존재하는 테마방은 맛집탐방 생생먹방이다. 수능 기간에는 수능 관련 테마방, 학교 졸업 기간에는 졸업 관련 테마방이 운영됐다. 쨉 이용자들은 음식사진을 이곳에 올려 서로 공유한다. 쨉 친구 간에는 하나의 사진으로 대화방을 개설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나눌 수도 있다.
 
■ 폐쇄적인 쨉, 개방적인 폴라... 서로 다른 이용자층 노려
 
▲ 쨉 친구 간에는 하나의 사진으로 대화방을 개설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나눌 수도 있다
 
팔로우 방식인 네이버 폴라와 다르게 다음카카오 쨉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처럼 친구신청을 하고 승낙해 관계를 맺는다. 팔로우 방식은 일방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의사와는 관계없다. 반면 친구 방식은 친구 요청을 상대방이 승인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관계를 가려 맺는 것이다.
 
게다가 쨉은 선택한 친구 외에는 볼 수 없는 대화방을 통해 사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친구와의 대화방에는 사진을 올릴 수 있고 게시된 사진을 통해 서로 채팅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쨉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게시물들이 자동으로 삭제된다는 부분이다. 쨉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은 정확히 24시간 뒤에 사라진다. 48시간 동안 활동이 없을 경우 대화방도 자체도 자동 삭제된다. 이는 이미 미국에서 10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SNS 스냅챗의 기능과 유사하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쨉은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냅챗처럼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사생활을 감추고 싶은 10-20대를 대상으로 만든 플랫폼”이라며 “메시지가 남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 층을 위해 자동적으로 게시물이 사라지는 기능을 특징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 때문인지 쨉은 무조건 앱 내서 바로 카메라를 구동해 찍은 사진만 게시가 가능하다. 반면 폴라는 추가로 미리 찍어둔 사진도 올릴 수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쨉은 폴라와 사진기반의 SNS라는 부분만 제하면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을 만큼 다른 서비스”라며 “쨉은 이용자의 의견을 수용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네이버 폴라는 게시물이 자동 삭제되지 않고 특정인만 골라서 게시물을 보여줄 수도 없다. 이용자가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은 항상 전체공개로 공유되는 개방형 SNS다. 폴라가 해쉬태그라는 공개 게시판에 이용자들이 게시 글을 올리는 모습이라면 쨉은 친구와 하나의 사진을 주제로 놓고 대화방을 만드는 폐쇄적 형태인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폴라는 관심사 기반 형 SNS인 반면 쨉은 지인 기반 형 메신저에 가깝다”라며 “지인 기반인 쨉과 모르는 사람들과 관심사에 대해 교류하는 폴라는 서로 목표로 하는 이용자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