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팬택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이 절차상 문제로 인해 인수대금 송금이 늦어지고 있다. 법원은 이번주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송금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팬택은 또 다시 망망대해를 항해해야 한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이 절차상의 문제에 빠져 인수대금 송금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번주까지는 기다리겠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 팬택 상암 사옥

업계에 따르면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은 절차상의 문제로 팬택 인수대금 송금에 여러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해외로 5만 달러 이상, 한화 약 5,500만 원 이상을 송금할 때는 연방국세청(IRS)에 신고해야 한다. 즉, 미국에 위치한 원밸류에셋이 국내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이 규정을 지켜야 한다.

앞서 법원은 원밸류에셋 측이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삼정회계법인의 검토를 거쳐 지난 2월 17일 팬택 매각 방식을 공표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승인 등의 절차 문제로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설날 이후 원밸류에셋 측이 인수대금을 송금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수의계약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원밸류에셋이 제시한 팬택 인수금액은 약 1000억 원 내외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은 원밸류에셋이 인수대금 송금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지난주를 넘어 이번주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까지 원밸류에셋 측이 팬택 인수대금 송금이 어렵게 된다면 법원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우선 원밸류에셋의 절차상의 문제를 받아들여 송금기일을 좀 더 늘려주는 방법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원밸류에셋이 인수대금을 모두 마련했다는 전제가 밑받침돼야 한다. 법원도 이를 고려하고 있는 눈치다.

원밸류에셋의 인수의향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인수대금 송금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원밸류에셋의 팬택 인수 준비가 미비하다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원밸류에셋의 인수가 결렬된다면 팬택 매각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매각과 청산의 기로에 서게 된다.

원래 계획대로 공개 경쟁 매각 입찰 공고가 이뤄질 수 있다. 법원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개 경쟁 매각 입찰 공고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악영향을 고려해 원밸류에셋 측이 주장했던 수의계약 쪽에 무게를 둔 바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셈이다.

한편, 팬택 인수를 희망한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은 원밸류에셋매니져먼트를 중심으로 미국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와 인터넷 쇼핑몰 투게더MS, TSI자산운용사 등으로 이뤄졌다. 팬택 인수가 완료되면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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