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한국에서만 유독 그렇습니다”

내달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시를 앞두고, SK텔레콤에서 ‘레드’ 색상이 단독으로 나올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3 등에도 독점으로 레드 단말을 추가해 선보인 바 있다. 특히, 갤럭시S6 색상은 전작과 달리 화려한 느낌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에서는 전용 색상의 단말이 한 번도 출시된 적 없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S6'

■ 1위 이통사의 힘? “KT-LGU+안 돼”

오는 4월 10일부터 국내 시판되는 갤럭시S6는 골드플래티넘, 화이트펄, 블랙사파이어, 블루토파츠 등 4가지 기본 색상으로 나온다. 갤럭시S6는 전작과 달리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보이는 색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기본 색상에 화려한 레드색상의 단말까지 등장하면 이목을 확실히 끌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으로선 마케팅 차별화에 성공하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갤럭시S6 레드 색상 출시는 삼성전자가 확정하는 부분이다”면서도 “과거에 레드 색상을 내놓은 적이 있고, 논의야 오고 갈 수 있지 않겠냐”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KT측은 “현재 갤럭시S6 레드는 출시 계획이 없다”며 “과거 전용 색상 단말 판매량이 많지 않아 내부에서 굳이 선보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 색상 출시에 대해 이통사들은 소비자 선택권이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막은 다르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단말 출시는 제조사와의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특정 이통사를 위한 추가 색상이나 전용폰은 물량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결국 제조사 입장에선 판매량을 고려해, 1위 이통사 SK텔레콤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흔히, 전용 색상을 추가하려면 기존 단말에 색깔만 바꿔 칠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색상이 달라지면 들어가는 부품도 바뀌고, 케이스도 별도 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도 제작 비용이 있기 때문에 물량이 적으면 오히려 마진을 맞추기 어렵다.

여기에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공고한 협력 관계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LTE 상용화, LTE-A 상용화 등 네트워크 신기술에 맞춰 함께 움직여왔다. SK텔레콤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삼성이 먼저 단말을 공급하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사수해왔다. ‘레드’ 색상은 SK텔레콤을 상징하는 색이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전자는 KT와 LG유플러스의 전용 색상 추가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용 색상 단말 공급량은 5만대 안팎이다. SK텔레콤의 ‘갤럭시노트4 벨벳 레드’ 단말은 4만~5만대(업계 추정치)가 시중 유통점에 풀렸다. 갤럭시S6 레드도 비슷한 물량이 공급될 전망이다.

▲ SK텔레콤의 '갤럭시 레드' 콜렉션

■ 한국인 성향 맞춘 마케팅, 효과↑

주목할만한 것은 전용 색상 마케팅은 한국에서만 이뤄진다는 점이다. 휴대폰 오픈마켓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에서 갤럭시S5 조기 출시한 점, 레드 색상으로 시끌벅적한 나라는 한국 뿐”이라며 “이는 최신 기기나 유행에 민감하고, 얼리어답터가 많은 한국인의 특성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풀이했다.

전용 색상 단말을 약 5만대로 소량 출시하는 것도 마케팅 측면으로 효과가 크다. 돈이 있어도 아무나 못갖는다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오히려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5만대 수준은 이통사의 단말 경쟁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물량으로 손색이 없다. 판매량 부담도 적다. “1위 이통사니까 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더 없이 훌륭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 레드 출시는 국내 이통시장의 독점 구조와 유행에 민감한 한국인의 성향이 빚어낸 결과”라며 “향후에도 SK텔레콤은 삼성 주력 단말에 ‘레드’ 카드를 이용해 마케팅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갤럭시S6 레드는 단말 공식 출시일인 4월 10일 이후에 시판될 예정이다. 삼성은 갤럭시S6의 특이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특수 나노코팅을 수차례 입히는 등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갤럭시S6 레드 역시 화려한 색감으로 여성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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