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핀테크는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물음보다는 포인트의 융합이 더 중요하다. IT는 모바일에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편할지 노하우를 갖고 있다. 금융은 금융적 경험과 보안지식, 프로세스에 강점을 갖고 있다. 각자가 갖고 있는 이런 장점을 최대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국내도 성공적인 핀테크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2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핀테크인사이트2015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서 이진 다음카카오 페이먼트사업셀 차장은 이와 같이 말했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의 사업기획과 실무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이차장은 우선 핀테크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 이 차장은 핀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T와 금융이라는 이종간 조화인데 이 둘의 구성과 문화가 너무 다르다며 서로의 융화가 경험 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전세계는 지금 융합이라는 메가트렌드가 휩쓸고 있다”며 “IT와 이종간의 융합 중 특히 금융 서비스와의 융합이 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IT와 금융의 융합으로 등장한 단어가 핀테크다. 핀테크를 설명하는 여러 문장들이 있지만 이 차장은 ‘IT주도의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핀테크라고 정의했다.
 
이 시대 흐름에 맞춰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알리바바 등 거대 IT기업들도 핀테크를 큰 축으로 보고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다르지 않다. 다음카카오가 내놓은 카카오페이는 국내 97%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동된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97%를 수치화하면 3,800만 명에 달한다고 이진 차장은 덧붙였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300만 가입자 달성을 이뤘지만 카카오페이의 선전의 뒷면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이진 차장의 입장이다. 이 차장은 “사용자의 결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무척어렵고 많은 허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카카오톡 내부에 적용해 이용자들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간편함과 보안을 잡기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재밌는 부분은 카카오페이의 사업 기획이 핀테크라는 단어가 국내를 강타하기 전인 2013년 7월 부터였다는 것이다. 이에 다음카카오는 규제 개선이 이뤄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고 당시의 빡빡한 규제보안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를 만들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카드정보를 입력하면 카드정보를 암호화해서 반으로 쪼갠다. 절반은 스마트폰에 내려받고 나머지 절반은 PG사 서버에 저장된다. 이 덕분에 해커가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취득하더라도 소용없고 PG사 서버가 공격당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18곳이 참가한 뱅크월렛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송금 서비스를 핵심으로 둔 뱅크월렛카카오는 금융감독원의 보안감독을 거쳐 출시됐다. 이진 페이먼트사업셀 차장은 “카카오가 전자지갑 서비스를 한다고 하니 금융감독원이 더 꼼꼼하게 검사를 해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졌다”고 비화를 밝혔다. 이어 이 차장은 송금 시 카카오만 보낼 수 있는 인증마크를 만들어 이용자의 보안 걱정을 덜었다는 입장이다.
 
뱅크월렛카카오의 송금 서비스는 은행시스템을 통해 송금이 돼 은행 밖으로 돈이 이동되지 않는다. 뱅크머니는 이용자의 은행계좌에 존재하는 별단계좌로 이동하기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1원이라도 돈을 받는 일이 없고 이자를 따로 남길 수도 없다. 이 별단계좌를 통한 송금은 출입금이 동시에 일어나는 펌뱅킹 서비스와 달리 실제 금액이 곧바로 이동하지 않는다. 송금이 발생한 당일엔 단지 금액이 오갔다는 기록만 남고 실제 계좌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다음날이다. 이 때문에 당일인출은 안되지만 서비스 업체가 돈을 직접 받고 송금하는 구조의 펌뱅킹보다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이진 차장의 설명이다.
 
이진 차장은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성공적 핀테크 서비스가 나오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차장은 “핀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T와 금융이라는 이종간 조화인데 이 둘의 구성과 문화가 너무 다르다”라며 “IT가 개성과 속도 등이라면 금융은 보편성과 보안과 과정을 중시하는 등 서로의 융화가 경험 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 다음카카오 페이먼트사업셀 차장은 “그럼에도 방법을 찾자면 금융권과 IT업계 각자 서로가 잘하는 것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며 “IT는 모바일에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편할지 노하우를 갖고 있고 금융은 금융적 경험과 보안지식, 프로세스에 강점을 갖고 있어 각자가 갖고있는 이런 장점을 최대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국내도 성공적인 핀테크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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