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V낸드플래시로 앞서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한 후발업체들의 맹추격이 본격화됐다. 도시바와 마이크론, 인텔 등이 각각 차세대 V낸드플래시를 무기로 기술격차를 잡기 위해 혈안이다. 도시바는 3D 적층 낸드 플래시 개발을 완료하는 한편, 마이크론, 인텔 등이 3D 낸드플래시 칩 샘플 출하를 서두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업체 1위인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시바, 마이크론, 인텔이 각각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 샘플 출하 및 양산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반도체는 더 작은 사이즈에서 가장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효율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3D 낸드 플래시 시장으로의 진화는 필수불가결했으며,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 과감하게 첫 진입한 업체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3차원 V낸드에 기반한 삼성전자 SSD 라인업 'T1', 가볍고 스타일리시한 모델이다.

■ 양산 2년 앞선 삼성전자, V낸드 플래시 개척 순항
V낸드 플래시는 3D 수직 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일컫는다.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본격화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4단 적층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2세대 3D V낸드 메모리를 본격 양산했다. 1세대 보다 30% 이상 적층수를 높인 32단 V낸드플래시다.

지난해 10월에는 32단 적층 V낸드 제품에 트리플레벨셀(TLC) 기술을 적용한 128Gb 모델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인 3차원 CTF(charge Trap Flash)셀을 32단으로 수직 적층한 2세대 V낸드 공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셀 하나의 저장되는 데이터 수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3D CTF는 셀 안에 저장하는 공간인 ‘플로팅게이트’를 부도체로 대체하고 구조를 3차원으로 개량해 수직 적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낸드플래시는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 기술’이 적용됐다. 플로팅게이트는 절연체인 산화막으로 쌓여 있는데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가 산화막을 통과해 플로팅게이트로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플로팅게이트 기술는 공정이 보다 미세화될 수록 셀간 간섭이 심해졌다.

이를테면 동일한 공간에 집을 많이 지으면 지을수록 간격이 좁아지고, 벽도 얇아져 집 안에서 내는 소리를 다른 집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소음이 심해지니 거주자들이 살기가 어려워진다.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간에 맞는 건축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미세화에 대응하기 위해 플로팅게이트처럼 높은 두께가 아닌 부도체인 얇은 막에 전하를 보관해 셀높이를 낮추고 셀간 간섭이 작아질 수 있도록 2차원 CTF 구조를 개발했다. 여기에 대용량화를 위해 2차원 구조를 입체 기술로 발전시켰다. ‘3D 원통형 CTF 셀 구조’는 동일한 공간에 여러개의 집을 수직으로 지을 수 있는, 아파트인 셈이다.

▲ '3차원 원통형 CTF 셀 구조' (자료=삼성반도체이야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2단으로 쌓아올린 V낸드를 올해 하반기 48단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보다 높은 64단 V낸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V낸드 비중을 35%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3D 낸드 샘플 출하 활발, 시장 규모 확대 기사화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일본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3D 낸드플래시 양산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27일 BiCS로 명명한 3D 적층 낸드플레시 메모리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양산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현재는 샘플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바의 3D 낸드 플래시 모델은 멀티레벨셀(MLC)을 적용한 128Gb 제품이다. 48단 적층 모델이다. 도시바는 가장 높은 적층 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요카이치 지역에 공장 개축이 완료된 후 3D 낸드 플래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인텔은 V낸드 플래시 개발을 위해 협업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론과 인텔은 32단 3D 낸드플래시 샘플을 출하했다. 공개된 제품은 256Gb MLC와 TLC 모델이다.

두 업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도시바 대비 3배 높은 용량을 갖춘 384Gb 3D 낸드플래시도 개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TLC 기술이 적용된 모델로 2분기 내 샘플이 출하될 계획이다.

마이크론과 인텔의 3D 낸드 플래시는 삼성전자, 도시바와는 다른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기존의 플로팅게이트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켰다. 플로팅게이트 구조는 저장되는 비트 수에 따라 다른 수명을 보인다.

플로팅게이트는 절연체인 산화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전압을 걸면 전자가 산화막을 통과해 플로팅게이트로 진입하게 된다. 1비트의 싱글레벨셀(SLC)은 전자의 오고감이 단순하지만 더 많은 비트를 저장하는 경우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과 반복을 통해 전자가 산화막을 오고간다. 그만큼 저항이 커지는 속도가 빠르다. TLC보다 MLC가, MLC보다 SLC가 수명이 더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마이크론과 인텔이 플로팅게이트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개선시켰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향후 3D 낸드 플래시 수명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CFT가 플로팅게이트보다 더 높은 수명을 보장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4단 3D 낸드 플레시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올해는 36단 등 차세대 모델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산은 내년 초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3D 낸드 플래시 시장에 다양한 업체들이 진입하면서 시장 규모가 더 커지게 되면 적용 제품이 늘어나게 되고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며, “더 작은 사이즈의 SSD, 더 높은 용량의 저장공간을 갖춘 모바일 제품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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