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PC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가상현실 기술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뜨거운 한해를 보냈다. 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형태의 제품이 등장한 이래 불과 수년만에 세계 굴지의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본격적인 소비자용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곧 가상현실이 가진 잠재력, 즉 오늘날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 사샤 마린코비치 AMD 글로벌 제품 마케팅 담당이사

사실 우리는 이미 영화와 게임을 통해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주는 강력한 시각적 경험에는 대상과의 상호작용이 결여되어 있으며, 게임 역시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현실과 같은 몰입감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가 가상현실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한차원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컴퓨터의 연산, 그래픽 및 영상 처리 능력, 디스플레이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이제 유저들이 가상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업계의 목표인 몰입감 높은 가상현실 세계 구축을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이를 ‘현전(Presence)’이라 부르며, ‘현전을 깨지 말라(Don’t break the presence)’라는 제1의 법칙으로서 소개하고 있다. 현전은 사용자가 실재한다고 느끼게 하는 요소로, 가상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도록 최대한 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자면, 진정한 가상현실 환경은 우리가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현실 공간이나 환경을 잊게 할 만큼의 몰입감을 제공함으로써 달성된다.

우리는 완벽한 가상현실 세계의 구축을 논하기에 앞서, ’현전’을 달성하기 위한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가상 세계에서의 존재감은 ‘몰입’이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실재한다고 인식하거나, 가상으로 만들어진 경험을 현실로 느끼는 ‘몰입’ 상태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가상의 세계와 경험을 얼마나 강하게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혹은 이에 대한 불신을 얼마나 많이 배제하고 있느냐에 따라 더욱 강한 현전을 달성할 수 있다.

한편, 가상현실 분야의 개발자들은 이러한 즉 현전의 달성은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컴퓨팅 기술을 총동원할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AMD가 기본적인 프로세서의 성능 외에 HSA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차세대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데 있다.

지속적인 프로세서 성능 향상을 통해 컴퓨팅의 한계 영역을 확장시키는 한편, 프로세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와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최고 수준의 현전감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 AMD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몰입감 높은 가상현실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해상도와 그래픽 품질 면에서 높은 수준의 화면을 구현하는 동시에, 이러한 화면을 끊김이나 지연없이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까지의 가상현실 기술 개발과 테스트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로 작용한 것은 다름 아닌 시선 이동과 이에 따른 화면 업데이트 사이에 발생하는 시간차, 즉 지연율이다. 다행히도 하드웨어 업계는 최근 AMD가 발표한 리퀴드 VR 기술 등 고품질의 시각 효과와 낮은 지연율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

따라서 이제 탁월한 가상현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현재 개발된, 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등장하게 될 다양한 기술을 실제 애플리케이션과 사용환경에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상현실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은 최신의 컴퓨터 기술을 총동원함으로써 실제와 같은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유지시키는 것이다.

현재 PC 하드웨어 업계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를 마쳤으며, 머지 않아 우리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현실 기술을 우리의 생활 속에서 직접 체험하고 사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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