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승부수를 띄우는 갤럭시S6와 G4가 19일의 간격을 두고 각각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상반기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야 하는 LG전자에게는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안방에서의 실적도 중요한 때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1일 일제히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정식 출시일은 오는 10일이다. LG전자는 갤럭시S6 예약판매일 바로 전날인 지난 3월 31일 LG G4 초대장을 배포했다. 공개일은 오는 29일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나 진배 없다는 반응이다.

▲ 삼성 갤럭시S6 초대장(좌)과 LG G4 초대장

지난해 LG전자는 당초 예정보다 두 달여 앞서 ‘G3’를 5월 28일 국내 공개했다. 국내와 동시에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터키 이스탄불 등 24시간 내 순차적으로 론칭행사를 열였다. 국내의 경우에는 공개와 함께 이통3사로부터 G3의 판매가 시작됐다.

LG전자는 올해도 전작인 G3와 마찬가지로 국가별 릴레이 방식으로 G4를 오는 29일 공개한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터키 이외에 프랑스 파리가 새롭게 추가됐다. 전작과 동일한 방식이라면 G4 국내 출시일은 공개일과 동일한 29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S6와는 19일의 격차를 두고 출시되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흥행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일대 변화가 찾아왔다. 삼성전자는 40% 대로 점유율이 낮아졌으며, LG전자는 2위 자리를 애플에 내준 상태다. 안방에서의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갤럭시S6과 G4가 흥행 첨병 구실을 해줘야 한다.

▲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LG G3 론칭현장

복병은 SK텔레콤이다. 방통위는 SK텔레콤이 지난 1월 주요단말기에 대해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대리점에 지급한 사실을 확인, 과징금 235억 원을 부과하고 7일간 신규 모집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영업정지 기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영업정지는 안방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삼성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영업정지 기간에 따라 이달 전략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LG전자에게도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영업정지로 인한 폐해는 지난해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초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시정명령 불이행건으로 이통3사에게 각각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3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이통사 별로 반복적인 영업정지가 교차됐다.

그 사이에 SK텔레콤이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삼성전자가 정해놓은 글로벌 출시일정을 깨고 ‘갤럭시S5’를 출시하는가 하면, LG전자와 팬택은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영업정지 후 전략 제품을 내놓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신제품 출시가 더뎌지면서 소비자의 선택폭을 줄어들었다.

특히, 팬택은 45일간의 이통사 영업정지가 촉매가 돼 회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영업정지 기간동안 팬택의 판매량은 절반 이하로 급하락하면서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통사들을 징계하기 위해 내놓은 영업정지 명령이 팬택을 파산 위기에 빠지게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꼬집었다.

방통위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추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이유도 이러한 전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업정지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시점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관계자는 “지난해와 다르게 단일 이통사의 신규모집 금지이며, 기간도 7일이기 때문에 영향력에 대해서는 비교할 수 없다”면서도 “물론 그간 침체기를 겪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랜만에 등장하는 전략 모델들이기에 시기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