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인터넷 쇼핑의 장애물로 여겨졌던 액티브X가 사라졌지만 대체재로 등장한 exe보안프로그램이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e보안프로그램을 설치했던 한 노트북은 실제로 사용이 불가능해졌고 누리꾼들도 자신이 겪은 문제점들을 토로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국내 카드사들은 액티브X 플러그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exe보안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액티브X를 통한 온라인 쇼핑결제는 작년 ‘천송이 코트’라는 드라마 속 사례를 통해 그 문제점이 재조명됐다. 정부는 조속한 해결책을 강구했고 우선적으로 쇼핑사이트에 적용된 카드결제 시스템을 exe보안프로그램으로 바꾼 것이다.
 
▲ 지난달 26일 국내 카드사들은 액티브X 플러그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exe보안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액티브X폐지로 쾌적한 인터넷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exe보안프로그램은 이용자들에게 여전히 큰 피로감을 주고 있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카드결제를 위해 노트북에 exe보안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실행해보니 모업체의 프로텍터가 설치됐다.
 
살펴보니 해당 보안프로그램은 웹브라우저를 켜지 않더라도 운영체제(윈도8.1)에 상시 상주하며 메모리 자원을 차지했다. 강제종료도 불가능했다. 운영체제 부팅 시 exe보안프로그램이 자동 시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윈도의 작업관리자를 이용했지만 자동실행을 막을 수 없었다.
 
더 심각한 것은 exe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난 뒤부터 노트북의 운영체제가 극도로 불안정해진 점이다. exe보안프로그램 설치 후 윈도 내 웹브라우저나 여러 프로그램을 실행하니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먹통현상이 나타났다. 초기 며칠 동안은 간헐적으로 해당 현상이 일어났지만 일주일 정도를 넘기자 노트북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혹시나 윈도 업데이트의 문제인가 싶어 지난 달 이뤄진 모든 윈도 업데이트를 제거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 현상은 모 업체의프로텍트 프로그램을 제거하자마자 말끔히 사라졌다.
 
■ 누리꾼들도 불만 속출... “보안이 아니라 발암프로그램”
 
exe보안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은 누리꾼들 사이서도 쏟아지고 있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qaz***라는 누리꾼은 ‘exe보안프로그램 근황’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 ‘exe보안프로그램 근황’이라는 게시글에는 온라인 카드결제를 시도하며 엔프로텍트 프로그램을 설치했으나 키보드, 터치(화상)키보드 모두 먹통이 됐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온라인 카드결제를 시도하며 프로텍트 프로그램을 설치했으나 키보드, 터치(화상)키보드 모두 먹통이 됐다고 전했다. 심지어 결제를 미루고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하려 했으나 역시 강제종료가 불가했다. 결국 윈도를 재부팅했으나 로그인 화면서 키보드 인식이 되지 않아 로그인할 수가 없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다른 누리꾼들의 “무통장입금 합시다”, “폰결제가 더 편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보안 프로그램이 아닌 발암(發癌)프로그램이라 비꼬기도 했다.
 
다른 커뮤니티의 트리스** 누리꾼은 온라인 쇼핑결제를 위해 exe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시도했다. 지속적인 오류발생으로 1시간을 낭비했다고 분노했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트리스**은 “저도 개발자라 어느정도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며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하소연을 하고 싶어도 소통창구가 없고 이메일 문의도 답장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가 사용하는 운영체제는 윈도7이었다. 한 누리꾼은 윈도8에서 exe보안프로그램을 설치 시 컴퓨터가 멈춘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리꾼들은 인터넷으로 뭘 사기가 두렵다며 액티브X나 exe보안프로그램의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소비자 불편함 개선을 위해 액티브X가 폐지 됐으나 exe보안프로그램의 등장으로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꼴이 됐다.
▲ 다른 커뮤니티의 트리스** 누리꾼은 온라인 쇼핑결제를 위해 exe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시도했으나 지속적인 오류발생으로 1시간을 낭비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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