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없어지면서 온라인 가입 비중은 많이 줄었다. 온라인에서의 가입 비중이 가장 많았을 때가 15%로 추산되는데 현재는 5% 미만으로 추정된다. 원래 온라인은 상품의 가격과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검색, 결제 및 배송의 편리함이 그 주된 속성이다.

단통법 이전 휴대폰 유통 시장에서는 오직 가격만이 온라인에서의 가입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온오프라인 간에 가격 변별력이 사라지면서 온라인으로 가입해야 하는 이유가 많이 사라졌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는 단말기 개통, 요금제 가입, 본인확인 절차 등의 요소들이 어우러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역설적으로 ‘귀찮아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 편석준 착한텔레콤 이사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온라인 가입 채널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장기적으로 가격의 평준화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간에 서비스의 균질화가 이루어지면, 반대로 소비자들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채널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유통 운영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통신사의 직영매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온오프라인 간에 서비스의 균질화는 실제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의 홈페이지를 통한 가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최신 모델인 경우는 통신사 별로 큰 가격 차이가 없고 결합상품 및 멤버십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기기변경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가입을 늘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끊임없이 개선하며, 전에 없던 서비스들과 콘텐츠들을 온라인에 녹이고 있다.

SKT 홈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T world 다이렉트만의 찾아가는 개통 서비스’이다. 홈페이지에 신청을 하면, 휴대폰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찾아가 개통까지 해주고, 사용방법 안내 및 유용한 앱 추전, 그리고 주소록이나 사진의 백업까지 해준다. 원래 이런 영업방식은 방문판매로 분류되는 것이었다. 사전에 전화를 해 일정을 조율한 다음, 영업사원이 직접 찾아가 상담 후 개통까지 하는 것이다. 방문판매를 온라인화한 것이다.

휴대폰 가격이 평준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도 온라인 가입과 방문판매가 활성화돼 있다. 현재 SKT는 찾아가는 개통 서비스를 서울 지역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이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전국의 직영매장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보는 것도 답일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객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이제 영업적 해답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실시간 채팅상담’을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통신사이다 보니 실시간 채팅 상담 전에 기입해야 할 정보가 많아 번거롭기는 하다. 음성이 아닌 문자로 즉각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바일 메신저 시대에, 게시판에 질문을 남기면 나중에 답변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SKT 일반 게시판의 장점 중 하나는 질문과 답변 사이에 ‘해당상품 바로가기’ 버튼을 넣어, 이용자의 검색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었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유익한 UX라고 할 수 있다.

또 SKT는 홈페이지에서 단말기 할부이자 계산기와 중고기기 및 외산단말 개통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이용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들인 것은 틀림 없으나, 다만 통신 문외한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표현돼있는 점이 조금 아쉽다.

SKT의 특징 중 하나는 결합상품과 같은 프로그램적인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T 클래스’는 월정액 9,500원인 ‘스마트세이프’를 가입해야 온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마트세이프’는 단말보험 상품의 하나로 최대 80만 원까지 보상을 제공한다. 재미있는 점은 ‘무사고 만기 후 재가입’하면 25만원 상당의 OK캐쉬백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매월 9,500원을 2년 동안 사용하면 총액은 22만8,000원이다. 즉, SKT를 2년 사용하고 다시 2년 사용하겠다고 약정하면 ‘스마트세이프’를 공짜로 쓸 수 있다. 그리고 매월 제공 받는 요금할인의 120% 수준의 포인트도 적립해주는데 적립 포인트로 요금도 납부할 수 있다. 또한 멤버십도 업그레이드 해준다.

시장점유율이 약 50%인 SKT가 가입자 유지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적인 상품이 많은 반면에, LG U+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 U+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면, ‘모바일 Direct 할인’이란 이름으로 추가 요금할인을 제공한다. 6만2,000원 미만 요금제에서는 매월 4%, 8만원 미만에서는 7%, 8만원 이상에서는 10%의 추가 요금할인을 제공한다. 또, 온라인 결제 단계에서는 제휴카드 할인을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직접적인 ‘가격 할인’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KT는 홈페이지에서 휴대폰 구매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방문자를 늘릴 수 있는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웹진 The Paper’ 이름으로 KT의 모바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지니’를 활용해 음원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영화나 연극의 티켓 제공 이벤트도 벌인다. 또, 정말 잡지처럼 다양한 소재거리를 재미있게 취급하는데 4월에는 ‘컬러푸드’란 제목으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기도 했고,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원작인 웹툰도 제공하고 있다.

또 단통법 이후 중고폰 B2C 및 C2C 거래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데 KT는 홈페이지에서 이 기능을 구현했다. 가령 KT 홈페이지 회원이 “아이폰5 블랙 16G 팝니다. 거의 새 것입니다.”라고 소개하고 판매가와 판매지역, 그리고 중고폰 사진과 판매자의 연락처를 적어놓으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직접 중고폰 등록자에게 연락을 취한다. 네이버의 유명 카페인 ‘중고나라’를 연상케 한다.

통신사들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기 다른 관점과 콘텐츠로 홈페이지 방문객수를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통신사 간의 비교는 되지 않는다’란 한계가 존재한다. 단통법 이후 많은 온라인 대리점들과 오프라인 판매점들이 고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상담과 버금가는 상담의 질을 서비스로 구현한 일부 온라인 사업자들과 통신3사의 물건을 동시에 취급하며 비교상담을 제공하는 우수한 오프라인 판매점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어쩌면 통신사들의 미래 경쟁도 온라인화와 판매점화에 누가 먼저 선착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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