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충성고객? 보조금 오를때까지 기다리겠다”

삼성전자 ‘갤럭시S6' 구매를 두고 이통사와 소비자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이동통신3사가 갤럭시S6 보조금(지원금)을 출시 일주일만에 10여만원 넘게 올리면서 단말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통사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지원금을 올렸지만,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지원금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예약 구매자들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갤럭시S6를 구매했기 때문에 먼저 살수록 손해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휴대폰 매장

■ 예약 구매자 “앞에선 충성고객 뒤에선 봉”

소비자들이 갤럭시S6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예약 가입자들의 불만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6 예약가입자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단말 출시일에 맞춰 예약 구매를 신청했지만 당시 지원금은 현재보다 10여만원 낮은 수준이었다.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예약 가입자에게 경품을 증정하긴 했지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원금 상승액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이통3사는 공통으로 갤럭시S6 예약 가입자에게 5만원 상당의 무선충전패드를 증정했는데, 지원금 인상분은 최고가 요금제 기준(월정액 10만원) 10만원이 넘는다.

보조금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단말 반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단말을 반품하려는 예약 가입자와 이를 막으려는 매장 직원 사이의 실갱이도 벌어지고 있다. 강남의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예약판매로 갤럭시S6를 개통한 손님이 보조금이 갑자기 올라간 이유를 묻고 따졌다”며 “단말을 반품하겠다고 요청해 난감했다”고 밝혔다.

이미 포장이 뜯긴 단말을 반품 처리하게 되면 판매수수료(리베이트) 차감은 물론, 재고를 매장이 처리해야 하므로 오히려 손해라는 설명이다. 이통사의 예약가입 시작과 동시에 갤럭시S6 엣지를 구매한 30대 소비자는 “현재 갤럭시S6 보조금 액수가 예약가입때보다 50% 이상 올랐다”며 “충성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먼저 샀는데, 결국 봉이었다. 분통터져 죽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저가 요금제는 아직도 비싸...

갤럭시S6의 중저가 요금제 지원금이 10만원 미만인것도 단말 구매를 미루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10만원 이상 최고가 요금제 기준에서는 상한선 33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지원금 액수가 많지만, 정작 대다수 가입자들이 분포해 있는 5~6만원 요금제에서는 8~10만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방문한 테크노마트 B매장 관계자는 “신형 갤럭시S6의 지원금 32만원은 월 9만9000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이나 받는 액수”라며 “34요금제 같은 저가 요금제는 8만원 밖에 안나온다. 단골 고객들을 설득하기도 민망하다”고 토로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낮은 요금제에 아예 지원금이 붙지 않은 것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으나 일반 소비자는 잘 모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학습효과로 시간이 지나면 갤럭시S6 보조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삼성 신제품이 나왔지만 출시 전이나 후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는 24일 요금할인율이 12%에서 20%까지 상향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소비자는 단말기유통법에 따라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해 단말을 개통할 수 있다. 갤럭시S6의 경우 변경된 20%요율을 적용하면, 지원금보다 요금할인을 선택해 구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갤럭시S6 구매를 앞둔 한 소비자는 “지금 가지고 있는 갤럭시S4 단말 약정기간이 끝나서 갤럭시S6로 갈아타려고 한다”면서도 “보조금이 더 올라갈 것 같아서 언제 구매해야 할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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