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이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안 메신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구원파 일부가 보안성이 극도로 강화된 '바이버'를 사용한다는 보도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텔레그램 외에 슈어스팟, 스냅챗 등의 외산 메신저들도 테러 모의 접촉과 성인물 전송 등에 악용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카카오톡과 돈톡 등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한 메신저들이 있다.

성완종 전 회장의 측근인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취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은 성 회장의 정치권 로비의혹을 밝히기 위해 관계자들의 휴대폰을 분석을 시도했지만 텔레그램 이용으로 난항을 겪게 됐다.

텔레그램은 독일에 서버를 둔 모바일 메신저 앱이다. 한국정부가 검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작년 카카오톡 이슈와 맞물려 반짝 인기를 끌기도 했다. 무엇보다 비밀대화와 자동 삭제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의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 요인이었다.

▲ 지난 16일 성완종 회장의 측근인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취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텔레그래의 비밀대화는 단대단 암호화를 사용하고 서버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작년 3월 텔레그램은 자사 암호화 시스템을 해킹할 경우 20만달러(한화 약 2억원)의 상금을 주기로 했지만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채팅방 안에 자동 삭제 타이머를 설정해두면 정해놓은 시간 후에 메시지가 바로 삭제된다.

■ 보안 메신저, 테러 단체 접촉·음란물거래에 쓰여

지난 1월에는 슈어스팟 메신저가 방송을 타기도 했다. 슈어스팟은 이슬람국가(IS)라는 테러 단체에 접촉할 때 김모군이 사용해 유명해졌다.

슈어스팟은 텔레그램의 단대단 보안을 적용한 비밀 대화방, 자동 대화 삭제 등 비슷한 기능들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슈어스팟은 모바일 메신저로써 휴대폰 전화번호를 등록해야하는 텔레그램과 달리 전화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단순히 아이디만 등록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메일 계정이나 그 외의 자기 인증수단도 필요치 않다.

▲ 지난 1월에는 이슬람국가(IS)라는 테러 단체에 접촉할 때 김모군이 슈어스팟 메신저를 사용해 유명해졌다.

대화방에서는 친구에게 보냈던 대화를 삭제할 수 있다. 발신자가 메시지를 삭제하면 수신자의 대화방에서도 메시지가 동일하게 사라진다. 둘 중 한명이라도 대화방 메뉴 중 '모든 메시지 삭제'를 누르면 대화방의 모든 메시지가 사라진다. 대화방의 내용을 스마트폰 스크린샷 캡처 등의 기능으로 저장하는 것도 불가하다.

미국 10대의 인기 메신저 스냅챗도 음란물 유통창구로 떠올랐다. 스냅챗은 사진이나 동영상, 텍스트를 보낼 때 10초 이내로 수신자가 볼 수 있는 시간을 정할 수 있다. 즉 송신자가 설정해둔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를 다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수신자의 단말기, 스냅챗 서버에서도 영구 삭제된다.

이런 스냅챗을 이용해 음란물을 유통하는 사례도 있다. 자신의 알몸 사진이나 영상을 스냅챗으로 전송하면서 돈을 받는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미성년자들이 스냅챗으로 주고받은 자신이나 애인의 노출 사진 20만 장 이상이 유출되기도 했다.

■ 국내도 보안 메신저... 악용 대책은?

국내 메신저 중에서도 보안 측면을 고려한 서비스가 적지 않다. 브라이니클의 '돈톡'의 경우 메시지 회수 기능과 펑메시지가 특징이다. 메시지 회수 기능은 한 번 발송한 메시지를 수신자가 아직 읽지 않은 경우 발송을 취소할 수 있게 해준다. 발송이 취소되면 서버에 저장된 메시지도 함께 지워진다. 돈톡의 펑메시지는 스냅챗과 유사하게 설정해둔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지워지는 기능이다.

브라이니클 측은 "돈톡의 펑메시지로 오가는 내용에 대해 브라이니클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단 펑메시지를 읽는 사람들도 저장이나 캡쳐가 불가하기 때문에 만일 음란물이 전송되더라도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카카오도 검열논란 이후 카카오톡에 비밀채팅 기능을 도입했다. 비밀 채팅 모드는 암호를 풀 수 있는 키를 스마트폰 등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하는 단대단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암호화된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핸드폰에만 저장된다.

▲ 다음카카오도 검열논란 이후 카카오톡에 비밀채팅 기능을 도입했다

채팅방의 대화 내용은 ‘대화 내용 모두’ 삭제 기능을 통해 지울 수 있다. 대화 내용 모두 삭제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 내의 대화 데이터도 모두 지워진다. 다음카카오 측에 따르면 복구는 불가능하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비밀채팅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우선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검열을 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라며 “신고가 들어온다면 이를 관리할 수 는 있겠지만 그 외에는 이용자의 자율에 맡겨두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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