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글로벌 소프트웨어(SW) 벤더들이 국내 대학을 비롯한 교육 시장을 잡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시장 공략보다는 잠재적 수요를 위한 투자 형태다. 현업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SW의 경우 대학 시절부터 익숙하게 만들어야 해당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테어, 다쏘시스템, 오토데스크 등 글로벌 SW 벤더들은 국내 대학교에 자사의 SW 제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거나 제휴를 통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라이선스 형태를 벗어나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제공하거나 100%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등 제공 방식도 바뀌고 있다.

3D 엔지니어링 SW기업 다쏘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전국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3D CAD(컴퓨터지원설계) 디자인 대회'를 개최하면서 학생들이 쉽게 시스템 엔지니어링 SW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올해부터는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면서 교육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 3D 엔지니어링 SW를 확산시키기 위해 가장 밑의 레벨인 교육 분야에서부터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자사 솔루션을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향후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대학 등 교육기관 투자를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도 선문대, 영남대 등 학교측과 직접적인 협력을 통해 인재양성과 기술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영빈 다쏘시스템 대표도 "초중고생들이 3D 관련 SW로 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함"이라며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의도를 분명히 했다.

 

오토캐드로 잘 알려진 오토데스크도 국내 약 24만여명 학생들에게 자사의 SW를 무료로 풀었다. 오토데스크는 이미 지난 2009년 중국에서 무료로 SW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전세계 188개국에서 SW 무료화를 선언했다. 오토데스크는 내년 2월부터 자사의 모든 SW를 서브스크립션(구독)판매로 전환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매년 우수학교와 교육자를 선정해 자사의 SW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119개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세중시 미르초등학교, 대구 중앙중학교가 지원을 받게 되면서 국내도 포함되게 됐다.

국내 대학에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3D CAE(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 SW로 잘 알려진 알테어다. 알테어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SW 제품군 하이퍼웍스를 서울대학교에 클라우드 형태로 구축했다. 패키지 형태가 아닌 클라우드 방식으로 SW를 지원 구축한 사례는 당시 알테어가 처음이었다.

알테어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무상으로 자사의 SW를 제공중이다. 이는 문성수 알테어코리아 대표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한국에서도 스마트제조,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관심이 고조되면서 CAE 수요도 향후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대학 시절부터 CAE SW를 접하면서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문성수 알테어코리아 대표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은 시뮬레이션 능력에서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학생들의 기초 실력을 키워야 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대학교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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